LIFESTYLE 도시의 오브제가 되는 다리들

공간을 잇는 기능을 넘어 도시의 오브제가 되는 다리들.

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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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항구를 가로지르는 코펜하겐의 세 번째 자전거 보행자 전용 다리 릴레 랑게브로.

 

 릴레 랑게브로의 백미는 부드럽게 굽이치는 날개다. 

 

다리의 날개를 제외한 나머지 구조물은 회색으로 통일해 날개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백조의 우아한 날갯짓
Lille Langebro by WilkinsonEyre

지난 7월, 덴마크 코펜하겐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추가됐다. 작년에 오픈한 복합 공간 블록스(BLOX) 옆에 위치한 코펜하겐 항구를 가로지르는 릴레 랑게브로(Lille Langebro)가 그 주인공. 코펜하겐의 세 번째 자전거 보행자 전용 다리인 릴레 랑게브로는 백조의 날갯짓에서 영감을 받아 건축됐다. 그래서 이 다리의 가장 중요한 디자인적 특징은 길 양옆에 달린 날개다. 새하얀 날개는 부드럽게 각도를 바꿔가며 이어지는데, 이는 빛과 그림자를 정교하게 조절하고 다리를 건너는 이에게 매 순간 새로운 셰이프로 포착된다. 날개 이외의 다리 구조물은 회색으로 통일해 날개에 대한 집중도를 높였다. 다리의 중심부는 5.4m까지 완만한 포물선을 그리며 솟았다가 내려오는데, 이는 내항을 드나드는 배를 위한 것으로 큰 배가 지나갈 경우 통제실의 제어에 따라 다리의 상판 네 개 중 가운데 두 개 상판이 단 2분 만에 직각으로 열린다. 자전거 이용률이 특히 높은 덴마크에서 릴레 랑게브로는 교통 요충지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Add. Christians Brygge 27, 1219 København, Denmark 

 

 

아치형 기둥을 통과하는 58개의 케이블선은 전체적 형태에 포인트를 준다. 

 

중심의 아치는 댈러스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꾸었다. 

 

보이지 않는 다리의 하단부에도 구조적 형태의 건물을 짓는 산티아고 칼라트라바의 특성이 드러난다. 

 

도시의 화려한 스카이라인
Margaret Hunt Hill Bridge by Santiago Calatrava Architects & Engineers

스페인의 네오 퓨처리스트 건축가로 유명한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건설한 마거릿 헌트 힐 다리(Margaret Hunt Hill Bridge). 미국 댈러스시에 위치한 이 다리는 트리니티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워졌다. 트리니티강 프로젝트는 강 주변 홍수 지대에 홍수 관리 시설을 강화하고, 도심 공원, 산책로, 식당, 소매점, 아티스트 및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스폿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트리니티강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 현수교인 마거릿 헌트 힐 다리는 날렵한 커브를 이루며 약 122m로 솟아오른 중심 아치형 기둥이 적용된 디자인으로 건설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완공과 동시에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꾸었다. 이 아치형 기둥 중심에는 58개의 케이블선이 통과하는데, 케이블선끼리 섬세하게 꼬이며 내려와 다리의 중심선을 따라 연결되는 것이 특징. 케이블선이 만들어내는 조형미가 돋보이는 이 다리는 댈러스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내고 있다.
Add. Spur 366 Over the Trinity River, Dallas, TX, USA 

 

 

수면 아래에 숨겨진 다리를 통해 물을 가르며 걸을 수 있는 모세의 다리.

 

다리는 방수 처리된 나무로 지어져 주변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해자를 가로지르는 은밀한 길
Moses Bridge by RO &AD architecten

물살을 가르고 길을 내어 건너는 일, 성경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네덜란드 노르트브라반트주에는 루버르 요새(Fort De Roovere)가 있다. 그리고 외부 세력의 침입을 막아주던 해자(垓字)인 웨스트 브라반트 워터라인(The West Brabant Water Line)이 그 앞에 자리해 있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이 물길에는 비밀이 하나 있다. 바로 수면 아래 다리가 숨겨져 있는 것. 요새는 17세기까지 제 임무를 충실히 해냈지만 역사의 흐름에 따라 더 이상 쓰임이 없어지고, 황폐해졌다.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잊힌 요새의 복원이 개시됐다. 이 오래된 요새가 새로운 관광지로 재단장하며 요새로 향하는 다리도 새롭게 건설됐다. 다리는 장소의 특성을 살려 보이지 않게 지어졌다. 다리는 수심과 같은 높이의 외벽을 세우고 호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놓여 있다. 그래서 이름도 모세의 다리(Moses Bridge)다. 외벽의 높이는 수면과 하늘이 만나는 지점까지이며, 다리까지 향하는 계단의 외벽 역시 지면과 맞닿는 높이로, 멀리서 바라보면 다리의 존재를 알아채기 힘들다. 다리는 EPDM 포일로 방수 코팅이 된 나무로 건설됐으며, 사이클링, 보행자용 다리로 운영된다.
Add. Schansbaan 8, Fort de Roovere, 4661 PN Halsteren, The Netherlands 
 

 

다리가 말리며 수문이 열리는 롤링 브리지. 말려 올라가는 모습은 마치 행위 예술 같은 느낌을 준다.

 

도개교의 새로운 패러다임
Rolling Bridge by  Heatherwick Studio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이 설계한 다리다. 런던 중심부 패딩턴 유역에 설치된 작은 다리로 도시 재개발의 일환으로 건설됐다. 롤링 브리지(Rolling Bridge)는 기존의 도개교들이 수로를 여는 방식과 완전히 차별화된, 동그랗게 말아 올리는 방식을 취한다. 총 16개의 사다리꼴 세그먼트는 한쪽에 8개씩, 대칭을 이루며 다리 양옆에 설치됐다. 각 세그먼트는 핸드레일로 이어져 있는데, 중앙부가 핀으로 연결돼 작동 시 접히며 중앙 지점으로 모인다. 사다리꼴 세그먼트의 옆변은 마주한 다른 사다리꼴 세그먼트의 옆변과 완벽하게 맞물리며 약 3분 만에 다리는 정팔각형으로 말린다. 롤링 브리지는 평소에는 둥글게 말려 있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정오, 토요일 오후 2시에만 잠시 펼쳐지며 수로를 잇는다.
Add. Paddington Basin North Wharf Road, Grand Union Canal, London W2 1LF, England

 

 

보스랜드 숲에 위치한 자전거 보행자용 다리에서는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내내 울창한 나무들을 감상할 수 있다.

 

다리는 숲을 동그랗게 감싸 안 듯 원을 그리며 올라간다.

 

숲을 감싸 안은 다리
Cycling Through The Trees by Burolandschap

벨기에 림부르흐주, 보스랜드 숲(Bosland Forest)에 위치한 자전거 보행자용 다리는 숲을 감싸 안 듯 원을 그리며 솟아오르는 구조로 특별한 라이딩 경험을 선사한다. 침엽수림인 보스랜드 숲은 20세기 초 광산업용 목재를 생산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그러나 광산업의 쇠퇴와 함께 더 이상 잘려 나가는 나무가 없어지고, 수령이 비슷한 나무들이 숲을 빼곡히 채우며 생태계의 원리에 따라 숲의 발전이 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점을 완화하고 주민과 관광객이 자연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자전거 보행자용 다리가 지어졌다. 지름 100m의 원을 그리며 나무들을 감싸 안고 지상 10m 높이까지 올라가는 다리의 총길이는 700m. 꽤 긴 거리의 다리를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면 싱그러운 녹음이 가득한 풍광을 내내 눈에 담으며 숲과 하나 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다리의 위층은 강철 기둥이 지지해주는데 브라운 컬러 기둥은 1m, 2m, 3m 간격으로 다양하게 배치돼 주변의 나무들과 이질감 없이 어우러진다. 다리로 진입하는 입구에는 강철로 만든 사각 프레임에 버려진 통나무를 두르듯이 쌓아 올린 파빌리온이 있어 멋을 더하는 동시에 라이더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Add. Bosland Forest, Kiefhoekstraat 16, 3941 Hechtel-Eksel, Belgium

 

 

다리 외벽에 튀어나온 180개의 나무판자. 안쪽에만 페인팅해 아트월로 조성했다. 

 

아트월의 페인팅은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45도 측면 혹은 자동차를 달리면서 다리를 바라보면 숨어 있던 페인팅을 감상할 수 있다. 

 

풍경과 다리가 만들어내는 예술 작품
VLM Bridge by AND-RÉ

포르투갈 빌라모우라에 보행자용으로 건축된 VLM 다리(VLM Bridge)는 장자의 호접지몽처럼 풍경이 다리고, 다리가 곧 풍경이 된다. 총길이 160m의 이 목교 중심부에는 길이 25m, 높이 2.5m 규모의 아트월이 있다. 아트월에는 주변 풍경과 어우러지는 아티스트 도밍구스 로에이루(Domingos Loureiro)의 풍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고 측면이나 차를 타고 달릴 때만 볼 수 있다. 이 놀라운 그림의 비밀은 아트월 구조에 있다. 180개 나무판자의 옆면이 다리의 외벽 표면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튀어나와 있는 아트월은 튀어나온 판자의 안쪽 면에만 그림이 그려져 있다. 판자의 안쪽 면은 정면에서 볼 땐 사람의 가시각 범위 안에 들어오지 않아 45도, 혹은 자동차를 타고 달릴 때 마치 그림이 영화의 시퀀스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판자의 안쪽 면은 왼쪽 면과 오른쪽 면에 각각 다른 그림을 그려 보는 방향에 따라 두 가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Add. Vilamoura, 8125-507 Quarteira, Portugal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혜성의 움직임에서 착안해 형태를 디자인했다.

 

붙어 있지만 다리의 중간 부분에 미묘한 높낮이 차이를 두어 보행자용 다리와 자전거용 다리를 구분지었다. 

 

항구를 가로지르는 혜성
Yangjing Canal Pedestrian Bridge by Atelier Liu Yuyang Architects

마치 밤하늘을 가르는 혜성 같은 형태의 양징항보행교(, Yangjing Canal Pedestrian Bridge). 중국 상하이 푸동에 위치한 양징항을 가로지르며 민생부두와 양징녹지를 잇는다. 총길이 140m, 중심 지간 55m, 너비 10.75m 규모의 삼각 트러스 구조로 이루어진 양징항보행교의 가장 큰 특징은 높낮이가 다른 두 개의 다리가 모여 하나의 다리를 이룬다는 점이다. 두 다리는 역할에 따라 구분된다. 입구가 나선형으로 휘감아지는 형태의 다리는 조깅, 산책 등 보행자를 위한 다리며, 다른 다리는 자전거 전용 다리다. 보행자용 다리는 너비 약 6.5m로 중심부가 위로 볼록하게 솟아 있고, 자전거 전용 다리는 너비 약 4.5m이며 중심부가 아래로 휘어 마치 활시위처럼 완만한 곡선을 이루며 벌어져 있다. 자전거 도로의 경사는 4도 미만, 보행자 도로는 경사 10도 미만으로 이용에 불편함이 없다. 플루오로카본 코팅된 둥근 스틸 튜브 난관은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로프가 휘감아져 있으며 백금 컬러를 칠한 다리   의 표면은 혜성의 반짝임을 표현했다.  
Add. Yangjing Harbor, Pudong District, Shanghai, China
 

 

 

 

 

더네이버, 건축, 다리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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