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마법이 필요한 순간

“당신이 만약 길을 잃었다면, 기억하라. 그때 마법이 다시 시작된다는 걸.” 세기의 판타지, 54년 만에 다시금 메리 포핀스의 마법이 시작된다. 제목도, <메리 포핀스 리턴즈>.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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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을 튕기면 저절로 방이 정리되고 서랍이 닫히던 메리 포핀스의 마법을 기억하는가? ‘숟가락 한가득 설탕을 삼키면 약이 꿀꺽 넘어간다’는 노래를 부르며 마법으로 아이들에게 방 정리를 가르치는 줄리 앤드루스는 전 세계인에게 메리 포핀스의 모습으로 기억되어 있다. 한 손에는 온갖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소품이 쏟아져 나오는 가방을 들고, 작은 모자를 쓰고 우산을 타고 아이들에게 삶이 고통만은 아님을 알려주기 위해 찾아왔던 유모, 메리 포핀스. 그가 떠난 뒤 영화 속에서는 25년의 시간이 흘렀다. 뚱한 표정의 뱅크스 씨 댁 두 아이, 마이클과 제인은 어른이 되었다. 마이클에게는 세 아이까지 생겼다. 마이클이 어린 시절의 추억 같은 것은 버려야 한다고 결심한 어느 날, 익숙한 우산을 든 한 여인이 바람에 날린 연을 타고 도착한다. 어제 떠난 뒤 오늘 또 온 것처럼, 메리 포핀스가 돌아왔다. 제목도 <메리 포핀스 리턴즈>다. 줄리 앤드루스가 메리 포핀스를 연기한 게 1964년이니,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맞춘 북미 개봉을 기준으로 했을 때 54년 만에 나온 속편이다. 그렇게 <메리 포핀스 리턴즈>는 무려 반세기를 넘어 가장 긴 시간을 두고 나온 속편으로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사랑해온 캐릭터를 이어받아 새롭게 인정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익숙한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가 바뀌면 사람들은 낯선 느낌을 받는다. 전작의 노래를 외울 만큼 팬이었다는 딸들까지도 엄마가 메리 포핀스가 된다는 말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니,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온 에밀리 블런트로서도 메리 포핀스는 쉬운 도전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에밀리 블런트는 우아하고 품격 있는 메리 포핀스의 매력을 변함없이 유지하면서 단호하고 강단 있는 태도로 이제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유모가 에밀리 블런트의 얼굴로 기억될 것임을 세상에 알렸다. 줄리 앤드루스는 특별 출연을 거절하면서 “이 영화는 에밀리 블런트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마치 메리 포핀스가 할 법한 말을 남기며 새로운 얼굴을 최대한 존중해주었다. 그의 말 그대로 영화 속 인물들을 사로잡는 메리 포핀스의 마법 그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은 에밀리 블런트의 연기만으로도 이 시대의 새로운 메리 포핀스를 환영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렇다고 해서 <메리 포핀스 리턴즈>가 과거의 팬을 잊은 것은 아니다. 전작을 기억한다면 몇 배로 행복해질 수 있는 작은 마법이 곳곳에 숨어 있다. 줄리 앤드루스의 메리 포핀스와 함께 춤추고 노래하던 버트를 연기한 딕 반 다이크가 다시 등장한다. 뱅크스가의 아이들은 어른이 되었지만, 이들이 어린 시절 경험한 마법과도 같은 일은 여전히 살아 있다. 거기에 콜린 퍼스, 줄리 월터스, 메릴 스트립까지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이 사랑스럽고 마법 같은 이야기에 매혹되어 기꺼이 출연할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려준다. <시카고>로부터 <숲속으로>까지, 할리우드 영화사에 기록될 뮤지컬 영화를 만들어온 롭 마샬 감독은, 이 훌륭한 배우들을 조합해 독특한 캐릭터와 더 규모를 키운 서사, 21세기의 컴퓨터 그래픽으로 아름다운 상상을 더 생생하게 구현한 동화를 탄생시켰다.


“당신이 만약 길을 잃었다면, 기억하라. 그때 마법이 다시 시작된다는 걸.”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약속대로 돌아온 메리 포핀스의 마법은, 아이들뿐 아니라 성장과 변화를 지켜보는 어른의 마음까지도 위로할 것임을 우리는 안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지만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지, 바로잡을 수 있기는 한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인생의 한 순간, 우리 모두의 삶에 메리 포핀스가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우리는 <메리 포핀스 리턴즈>를 보면서, 한 사람의 인생을 밝혀주는 작은 마법의 힘을 다시 발견할 수 있다. 어쩌면 그게 바로, 언제고 다시 돌려 보고 새롭게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좋은 영화의 힘은 아닐까.

※ 이 글을 쓴 윤이나는 영화 칼럼니스트이다.

Cooperation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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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윤이나PHOTO :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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