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그림 한 점, 술 한 잔

날카로운 여름볕도 그림 한 폭, 술 한 잔에 허허 웃어넘기던 선조의 여유와 풍류를 소환했다. 그림 한 점, 술 한 잔에 드리운 2018 여름 풍류.

2018.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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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임옥상

설치든 그림이든 그의 시선은 늘 ‘민중’ 안에 있었다. 광화문 촛불집회를 그린 ‘광장에, 서’만 봐도 그렇다. 임옥상의 1980년대 작 ‘보리밭’ 역시 당시 한국 농촌의 현실을 대변한 것으로,  산업화 과정에서 어려움에 처한 농민의 사회적 위기와 문제를 회화로 풀어낸 작품이다. 보리밭 위로 보이는 검게 그을려 주름 가득한 농부의 강한 얼굴. 한데 그 농부의 얼굴에서 얼핏 작가의 얼굴을 보았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청보리를 바라보는 노인의 그것은 마치 청춘을 돌아보는 자회상 같은 묘한 심상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은 얼마 전 열린 서울옥션 경매에서 1억9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금까지 경매 시장에서 거래된 임옥상 작가의 작품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Oil on Canvas, 94×130cm, 1983. 4

 

 

 

보리와 위스키   

임옥상의 보리밭을 하루 종일 바라봐도 좋겠다. 그 곁에는 그 어떤 술이 아닌 반드시 위스키여야만 한다. 로얄 살루트 ‘다이아몬드 트리뷰트’면 더욱 좋을 테고. 위스키의 가장 중요한 재료이기도 한 보리. 그것은 초록의 청춘을 지나 황금빛으로 물드는 우리 인생과도 닮았다. 원액의 순수함과 정교한 맛. 위스키 한 잔에 맛과 향, 인생이 읽힌다.  

로얄 살루트 by 페르노리카 코리아

 

 

 

The Still Life with Fruit 구자승

한국 극사실주의의 대표 작가 구자승. 그의 그림은 마치 사진과도 같다.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한 내적인 사유. 그것은 마치 동양적인 세계관을 보는 듯하다. 그의 작품에서는 비어 있는 공간이 유독 많이 발견된다. 동양화의 여백의 미, 사유의 공간 개념을 그만의 색깔로 녹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극히 단순하며 간결한 이미지. 아이러니하게도 그 속에는 강한 힘이 느껴진다. 이 작품은 ‘술병이 있는 정물’ 시리즈로, 그는 평생 하찮은 사물과 사람의 기억, 자취를 좇아왔다. 색 바랜 주전자, 술병 등 오랜 세월의 무게를 이겨낸 일상의 소재. 그는 이것들에 다시금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그의 화폭에 물기 가득한 생명력이 흐르는 이유다.

Oil on Canvas, 130×130cm

 

 

 

빈 병과 꽉 찬 와인병 사이    

쓸모를 다한 일상의 소재를 담은 구자승의 정물화 옆으로 많은 이들에게 환희와 기쁨을 선사할 꽉 찬 와인 한 병과 여름볕에 영근 포도송이를 놓았다. 빈 와인병과 꽉 찬 와인병 사이. 누가 그 가치의 경중을 논할 것인가. 정갈한 화폭 너머로 아련한 기억이, 향이 차오른다.  와인의 왕이라 불리는 바롤로 한 잔이 그리워진다. 꽉 찬 복합미와 우아함이 마음을 어루만지니. 

바롤로 체레퀴오 by 금양인터내셔날

 

 

꽃  송수남

꽃이 피고 지듯, 세상살이도 그런 것. 빨강, 노랑, 파랑, 주황 등 그의 꽃 그림은 총천연색과 함께 더없이 화려한 빛을 발한다. 남천 송수남. 한평생 수묵 회화를 그리던 그는 정년퇴임 후 꽃 그림으로 전향했다. 그의 꽃 그림에는 공통적으로 원근감이 없다. 들판에 핀 꽃인지, 상상 속의 꽃인지 종잡을 수 없는, 그저 아름다운 꽃일 뿐이다. 그 때문일까. 흔한 꽃을 담았지만 그의 화폭은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인 양 신비로움이 흐른다. 인생을 행복한 꽃처럼 살고 싶다던 작가의 바람처럼 그의 화폭은 더없이 아름답고 풍요로운 꽃으로 물들었다. 비록 그는 세상에 없지만 그의 꽃 그림은 이 여름, 빛나는 쉼을 잠시 청한다.

Acrylic on Canvas, 162×227.3cm, 2013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꽃과 샴페인, 그 컬러를 마시다    

물감 튜브를 쭉 짜면 주황빛 꽃이 쏟아져 나올 것 같지만 그 안을 채운 것은 샴페인이다. 물감 튜브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뵈브 클리코 컬러라마’ 에디션. 물감 튜브의 정체는 전용 칠러로, 칠링된 샴페인을 넣으면 2시간까지 온도가 유지된다. 옐로, 로제 두 종류로, 꽃이 있는 야외라면 더욱 좋겠다. 

뵈브 클리코 by MH 샴페인즈&와인즈 코리아

 

 

 

춘남극노인 春南極老人 장승업

영화 <취화선>을 통해 잘 알려진 조선의 마지막 화원 장승업. 사실 그는 뛰어난 학식을 갖춘 화공은 아니었다. 천부적인 화재를 타고난 화공에 가까웠다. 조선 말기, 어지러운 이념의 공백기 속에 일자무식 장승업의 창작에 대한 열정,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 술에 취하지 않으면 그림을 그릴 수 없었던 과도한 풍류 등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장승업의 그림이 완성되었다. ‘춘남극노인’은 인간 수명을 관장하는 남극 노인에게 동자가 복숭아를 올리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고종의 장수를 기원하며 진상한 그림이다.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넘치는 풍류가 올여름을 더욱 시원하게 할 터. 11월 30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박물관에서 <장승업 취화선 특별전 - 조선 최후의 거장전>이 열린다. 그의 제자인 소림 조석진과 심전 안중식도 함께다.

64.1×134.7cm, 제작연도 미정,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품

 

 

 

장승업을 위한 한 잔의 술    

술에 취하지 않으면 그림을 그릴 수 없었던 장승업.  그를 위해 600여 년을 이어온 전통 방식의 증류주로 깊은 곡물 향이 살아 있는 프리미엄 쌀 소주 ‘미르’와 500년 전통의 명주 솔송주를 내었으니. 소나무 아래 누워 은은한 솔 향 맡으며 솔송주 한 잔 기울여도 좋겠다.

검정 도트로 포인트를 준 정헌진 작가의 도자기에 담긴 미르 by 술샘, 장수와 생명력을 상징하는 당초 문양을 새긴 청화분청사기에 담긴 솔송주 by 명가원. 심플한 라인이 돋보이는 술병과 잔은 도예가 이민수, 미르 술병 아래 놓인 화이트 팔각합은 김덕호, 주전자는 이인화의 작품이다. LVS 크래프트.

Cooperation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디자인재단, 서울옥션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그림 한 점, 술 한 잔

CREDIT

EDITOR : 설미현PHOTO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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