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의 이보크

27세 여자 셋이 차를 두고 이야기한다. 깐깐한 그녀들에게 간택된 차는 랜드로버의 소형 SUV 레인지로버 이보크다

201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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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름: 내가 또 <모터 트렌드> 과월호를 뒤져봤지. 이보크는 디자인만으로 베스트셀러가 됐대. 필요 때문에 사는 차가 아니라 원해서 사는 차라던데?

은영: 패션카가 다 그렇지 뭐.

아름: 그래서 이보크 고객은 처음 랜드로버를 구매하는 여성이 많대.

현경: 여자가 많이 산다고?

은영: 회사 사람들한테 이보크 타러 간다고 하니, 타보고 싶긴 한데 정말 산다고 생각하면 더 큰 랜드로버를 사겠다고 하더라.

아름: 레인지로버나 디스커버리?

은영: 응, 클래식하게 각진 차. 남자들은 그러더라고. 여자들은 잘 모르고.

현경: 근데 이보크가 무슨 뜻이야?

아름: 불러일으키다? 뭐 그런 뜻이라는데 뭘 불러일으킨다는 건지 모르겠네.

현경: ‘출시하자마자 폭풍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다’ 뭐 이런 뜻 아닐까?

 

#2

은영: 되게 쪼그맣다.

아름: 랜드로버에서 제일 작은 차야.

은영: 뒷자리 창문이 작아서 귀여워.

아름: 옆에서 보면 루프가 경사져 있어.

은영: 창틀이 너무 높아.

아름: 보통 창틀에 팔꿈치를 걸치고 바람을 느껴야 제맛인데. 차 옆 라인이 높아서 힘들어. 멋 때문에 이렇게 했대.

현경: 차 크기에 비하면 정말 작네. 그런데 뒷유리는 작아도 너무 작은 거 아냐? 뭐가 보여? 저 앞에 동그란 건 뭐야? 

아름: 기어봉을 대신하는 드라이브 셀렉트라고 하는데 시동 끄면 스르륵 내려가. 봐봐.

은영: 편해?

아름: 응. 생각보다 괜찮아. 턱턱 걸리는 느낌도 없고. 

현경: 게다가 멋지기까지 해. BMW가 휠로 내비게이션 조절하잖아. 되게 멋있어 보이더라고. 

 

#3

현경: 스피커가 진짜 많다.

아름: 메리디안 영국 오디오 브랜드에서 설치했대. 스피커 개수가 11개나 돼.

현경: 우리 회사 대리님이 혼자 사는데 그 조그만 원룸에 오디오는 500만원짜리를 들여놨다는 거야. 이어폰도 50만원이 넘는다며 들어보라고 권했었지. 난 좋은지 모르겠다니까 막귀(?)는 잘 모른다며 혀를 차더라고. 아오.

은영: 야, 도어 트림에 융 달렸어. 웬일이야. 융 달았다고. 세무, 세무.

아름: 먼지가 많이 붙을 텐데. 뜯을 순 없나.

은영: 왠지 수납공간에 화장품 넣었다가 깨지기라도 하면 남자친구에게 엄청 혼날 것 같아. 

현경: 여기다가 화장품을 넣은 네 탓이라면서? 아… 그런데 가죽 냄새 너무 싫어. 

은영: 오래 타면 적응되지 않나?

문 옆의 장식도 가죽이야?

현경: 때 타지 않을까?

아름: 닦으면 되지.

은영: 참 플라스틱처럼 잘 뽑았다.

아름: 크.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은영: 예전에 가죽공예 선생님이 가죽 사러 갈 때 롤 상태로 보여주면 다 펼쳐보라고 그랬어. 상처 입은 소인지 확인하라면서. 이렇게 넓은 면적을 깁지 않고 싸려면 가격이 엄청 올라갈 거야. 고르게 염색하는 것도 어려운 작업이지. 

아름: 버리는 가죽도 많을 거야. 카펫은 양털이네.

은영: 헐. 이 바닥에? 발로 더럽혀

지는 곳인데 너무한 거 아냐? 

현경: 일단 실용보다는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이 우선인가봐. 보송보송하니 발이 편하네. 그런데 현기증 나. 좀 쉬었다 가자. 

 

#4 

은영: 운전하는 느낌은 특별할 게 없어. 부드럽지 도, 묵직하지도 않아. 가속하는 느낌은… 나쁘지 않네. 그런데 그것도 얘만의 느낌은 아니야. 그리 고 현경이가 안전벨트 부드럽다고 했잖아. 안전벨 트를 한 상태에서도 답답하지 않고 편해. 

아름: 맞아. 나는 항상 목 쪽이 불편했는데 이거는 그렇지 않네. 뒷자리는 등받이가 너무 서 있고. 

현경: 두 명 탈 차에 3명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까. 그런데 이 차는 4인승인데 3.8인승 느낌이야. 

은영: 이 차를 사는 사람들에게 뒷자리는 중요하 지 않을 거야. 가족이 타는 차가 아니니까. 

현경: 나 그런데 멀미 날 것 같아. 

 

#5 

현경: 이 자동차 무늬들은 뭐야? 

아름: 터레인 리스폰스라고 해서 눈길이나 산길 에 적합하게 모드를 바꾸는 거야. 

현경: 산에서도 운전할 수 있게 만든 거네? 이거 어느 나라 차랬지? 

아름: 영국찬데, 회사는 인도 회사야. 

현경: 영국이 어쩌다 그렇게 됐대? 

아름: 재정이 안 좋으니까 넘어간 거지 뭐. 

은영: 왜, 볼보도 중국으로 팔리는 판에. 

아름: 그래도 영국차라고 보면 돼. 귀족의 차라고. 

현경: 이건 또 뭔데? 

아름: HDC라고, 경사진 곳에서 브레이크를 안 밟 아도 천천히 내려오는 기능이야. 시연해볼 곳이 없어서 아쉽네. 

 

#6 

아름: 내가 타고 싶었던 랜드로버는 다들 크고 각 진 아이들이었는데, 그걸 보고 얘를 보니까 그냥 얘 타고 싶은데? 생긴 것도 SUV지만 달리고 싶어 서 안달난 애처럼 생겼어. 도약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자세? 점프하려는 것 같은? 

은영: 약간 개구리상인데. 

아름: 연비도 나쁜 편은 아니야. 뒷좌석 괜찮은 데? 발 얹는 데가 살짝 경사져 있어. 되게 편해. 시 트가 딱딱한 게 아쉽지만 이런 데서 배려했나봐. 

은영: 아, 한 발 운전 못하겠어. 

현경: 네가 그 얘기 할 때마다 불안해 죽겠어. 

은영: 근데 생각보다 시트 폭이 좁다. 내가 골반이 조금 작은 편인데, 엉덩이가 딱 맞을 정도니까 좀 뚱뚱한 사람들은 힘들겠는데? 

 

#7 

은영: 요새 내가 수입차를 타보면서 느끼는 건데, 백 여러 개 사는 것보다 차 사는 게 좋은 것 같아. 그러니까 왠지 여자가 가방을 많이 들면 사치스러 워 보이는데 차는 아니잖아? 그냥 좋은 차가 최고 의 액세서리인 것 같아. 좋은 가방 들고 다니는 여 자에게 남자들이 호감을 느끼진 않을 것 같거든? 그런데 좋은 차를 타고 다니는 여자한테는 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것 같아. 

현경: 돈이 많을 것 같은? 큭. 그런 차로 이만한 것 도 없겠다. 나 타기 좋고 남자들도 혹할 만한 차. 

은영: 감각 있어 보이니까. 왠지 흰색 벤츠 C 클래 스 타는 여자보다는 훨씬 더 ‘어, 이 여자 뭐 있다’ 하고 볼 것 같아. 

현경: 그럼 이 차는 남자를 유혹하는 차인 건가. 

은영: 남자를 유혹하는 여자의 차. 

현경: 여하튼 실용적인 이유로 사는 차는 아니네. 

아름: 그런데 나는 지금 끌고 싶진 않고, 30대 후 반에나 타고 싶네. 

 

#8 

은영: 우리 이제 세 대 탔잖아. 세 대 중에 만약 정 말 사게 된다면, 난 이 차를 살 거 같아. 

아름: 비틀은 정말 세컨드 카 개념이고. 

현경: 나는 비틀! 이 정도 값을 내고 굳이 이 차를 탈 건 아니야. 

은영: 뭐랄까. 오래 탈 수 있을 것 같아. 비틀은 금 방 질릴 것 같았거든. 남편이 마음에 안 들어했기 도 했고. ‘굳이 그 돈 주고 그런 걸 타야 하니?’ 이 런 눈빛이었어. 

현경: 나 속이 니글거려. 아빠 차 탄 느낌이야. 

은영: 주행감은 비틀이 훨씬 몸에 착 달라붙는 느 낌이지. 얘는 조금 이질감이 있지만… 멋있어! 

현경: 그런데 이렇게 큰 차 주차하기도 힘들잖아. 데리고 다니기 부담스러워. 존재 자체가. 

은영: 사람이란 적응이 빠른 동물이지. 

현경: 작은 여자가 큰 차에서 나올 때의 멋이 있지. 

은영: 난 쪼만하진 않으니까. 하하. 그래서 이 차가 더 맞을지도 몰라.
 


VERDICT 그녀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아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인테리어를 빼고 갈 수 없겠다. 가죽 덕후(?)인 내게 매끈하고 잘빠진, 심지어 컬러 조합마저 고급스럽고 센스 있는 천연 가죽이라니! 말 다했다. 이것이 진정 프리미엄이구나 싶었다. 

이보크가 남자라면? 겉보기엔 멀쩡한데 입 열면 깨는 남자. 번듯한 외모와 탐나는 집안 배경으로 타인의 시선을 끌지만 대화를 나눠보면 매력도 실속도 없음에 실망하게 되는 남자. 

누가 타면 좋을까? 운전이 거칠고 넉넉한 수납(?)공간이 필요한 고연봉 커리어우먼. 랜드로버를 타는 여성이라니! 상상만 해도 정말 매력적이다. 

남자친구가 타고 온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할 수는 없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저 여자 봉 잡았네’라고 생각하는 건 감안하겠는데, 승차감이 매우 아쉽다. 

사고 싶어? Nope!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만으로 거금을 지불하고 싶진 않다. 스포츠 모드를 켜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운전하는 재미도 평범, 그 자체다. 

별점 ★★★☆☆
 

 은영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양털 깔개? 특히 뒷좌석은 발을 올림과 동시에 기분이 묘해진다. 양털 깔개가 주는 푹신함은 하이힐로 지친 여성 동지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올 것 같다. 

이보크가 남자라면? 데리고 다니며 자랑하고 싶은 남자친구. 유행 아이템을 두르고 다니진 않지만, 패션 감각이 있어 무심한 듯 멋이 나는 남자. 

누가 타면 좋을까? 일찍 스스로 성공을 거머쥔 사람. 같이 일했던 광고대행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여성이었다)가 이 차를 타고 다녔는데 너무 잘 어울렸다. 내 롤모델이다. 

남자친구가 타고 온다면? 싫을 이유가 없다. 비싼 차를 타는 건 가장 손쉬운 돈자랑이다(이미 아줌마이니 ‘김치녀’라는 말은 사양하겠다. 상상인데 뭐 어때?). 

사고 싶어? 네. 사고 싶습니다. 더 비틀 시승 후 남편에게 사자고 했더니 반응이 미적지근했다. 이보크는 더 벌어서 혹은 지금 있는 차 팔고 사자는 이야기도 나올 것 같다. 남편이 마음에 들어야 나도 편하다. 차는 공동 재산이니까. 

별점 ★★★★☆


 현경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 이보크에 올라타는 순간 차에 타는 것이 아니라 고급스러운 글램핑장에 들어서는 것 같다. 

이보크가 남자라면? 덜컹거리는 뒷좌석부터 시승해서인지 멀미 기운이 올라왔다. 뒷자석은 트럭 같았다. 거기에 가죽 냄새에 취해서 두통까지… 내게는 열애설 터진 TV 속 연예인. 

누가 타면 좋을까? 전문직 기혼 여성 혹은 미니멀리즘을 선호하는 미혼 남성. 현실적으로 이보크의 몸값을 생각 안 할 수 없다. 유치원 픽업과 일을 병행하는 기혼 여성. 그리고 혼자 이용하기에는 기존 레인지로버 오리지널의 사이즈가 조금 부담스럽고 작은 크기를 선호하는 미혼 남성 정도. 

남자친구가 타고 온다면? 본인의 능력으로 이보크를 몰 수준이라면 웰컴! 그렇지 않고 부모님 능력 등을 이용해 쇼잉(showing) 도구로 활용하는 남자친구라면 글쎄…? 

사고 싶어? 아니. 어느 날 로또에 당첨된다 해도 이보크는 안 살 거 같다. 나는 여전히 비틀앓이 중! 

별점 ★★☆☆☆

 

 

CREDIT

EDITOR : 윤진훈PHOTO : 최신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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