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현대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제73회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수상한 뮤지컬 <하데스타운>이 브로드웨이를 떠나 전 세계 최초로 한국 공연을 한다. 오르페우스 신화의 큰 골자를 따르고 있지만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함께 전한다.

2021.08.23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한 청년이 있다. 그는 한 처녀를 보고 반했고, 둘은 곧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 법, 처녀는 죽음을 맞는다. 여인을 지극히 사랑했던 청년은 죽음의 세계에 발을 들인다. 여기까지는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청춘들의 비극적 연애 서사다. 그런데 오르페우스의 신화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지하 세계로 내려간 청년 오르페우스는 사랑하는 여인 에우리디케를 찾아낸다. 그리고 함께 지상으로 나오려 한다. 그러나 지하 세계를 관장하는 신 하데스가 한 가지 조건을 붙인다. 지상으로 나가기 전까지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말 것! 


수많은 예술가가 신화에서 영감을 받곤 하는데, 특히 이 신화는 오페라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최초의 오페라 자리를 두고 경합하는 야코포 페리의 <에우리디케>(1600)와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1607)는 공교롭게도 이 신화를 근간으로 한다. 그외에 글루크의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케>와 오펜바흐의 <지옥의 오르페우스> 등 유명 오페라와 알려지지 않은 오페라가 수 세기 동안 작곡되었다. 영화도 다수다. 장 콕토의 오르페우스 3부작을 비롯해 <흑인 오르페>, <당신은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등이, 그리고 근작으로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 오르페우스 신화를 모티프로 삼았다. 그리고 뮤지컬 <하데스타운> 또한 이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신화를 모티프로 한다.

 

뮤지컬은 이 신화를 가져오되, 낭만적인 연애 서사에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더했다. 뮤지컬에서 오르페우스는 재즈 클럽에서 웨이터로 일하는 가난한 예술가이다. 에우리디케는 그런 오르페우스를 사랑했지만, 결국 생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지하 세계에 발을 내디딘다. 이러한 그의 주체성은 이 뮤지컬이 신화와 가장 차별되는 설정이다.

 

 

지하 세계에는 하데스가 운영하는 광산이 있는데, 이 뮤지컬의 제목인 하데스타운이다. 하데스는 그곳 노동자들에게 추위와 굶주림을 면하게 해주는 대가로 영원히 지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계약을 맺는다. 


신화와 마찬가지로, 오르페우스는 하데스타운으로 내려가 하데스를 만나 에우리디케를 풀어달라고 요청한다. 청을 무시하자니, 노동자들이 에우리디케를 순교자로 떠받들까 봐 두렵고, 청을 들어주자니 노동자들이 계약 해지를 주장할까 봐 두렵다. 그때 운명의 여신이 등장해 ‘뒤돌아보지 말라’는 조건을 걸라고 조언한다. 과연 오르페우스는 뒤돌아보지 않고 지하 세계를 건널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그러나 이 뮤지컬이 신화의 결말을 그대로 답습하는 건 아니다. 그랬다면 이 뮤지컬이 당대 최고 권위의 상을 휩쓸지 못했을 것.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제73회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수상한, 지금 전 세계 뮤지컬계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브로드웨이를 떠나 전 세계 최초로 이뤄지는 공연이다. 작품에 대한 자부심은 배우 캐스팅으로 이어진 듯 보인다. 캐스팅은 허명에 기대지 않고, 뮤지컬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들로 꾸려졌다. 극 중 부부인 하데스와 페르세포네 역으로 실제 부부 사이인 김우형과 김선영이 캐스팅된 건 흥미로운 포인트다. 신화의 재해석을 즐기는 관객에게, 그리고 애절한 러브스토리를 선호하는 관객에게, 그리고 조금 급진적인 사회 비판 작품을 기대하는 관객 모두에게 <하데스타운>은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Cooperation 에스엔코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공연

CREDIT

EDITOR : <더네이버>편집부PHOTO : 에스엔코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