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몸으로 쓴 詩

올가을 무대는 ‘시ʼ로 물든다. 무대 위에 펼쳐진 가장 낭만적인 시, 11월 개막을 앞둔 무용 4편이 뜨겁게 마음을 지핀다.

201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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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 하리>

 

출판계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만든 슬로건이라는 설도 있지만, 어쨌거나 가을은 독서의 계절. 그중에서도 시집 읽기 딱 좋은 계절 아닐까. 문학과 공연을 장르별로 선긋기한다면, 시는 아마도, 어쩌면 분명히 무용과 연결될 것이다. 11월 무대 위에 시집으로 묶어도 좋을 만큼 많은 무용 작품이 줄줄이 오른다. 그 시집의 첫 장은 강수진 예술감독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의 <마타 하리>에 할애해야 할 듯싶다. 올해 국립발레단이 가장 공들여 선보이는 신작이다. 마타 하리는 뇌쇄적 눈빛과 이국적 미모, 육감적 몸매, 무엇보다도 관능적인 춤으로 20세기 초 유럽 권력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무희.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그녀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졌고, 이중간첩 혐의로 체포되어 총살로 삶을 마감했다. 드라마틱한 생애를 산 이 매력적인 인물을 무대에 처음 소환한 이는 안무가 레나토 자넬라였다. 발레 <마타 하리>는 1993년 12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서 초연됐는데, 프리마 발레리나가 바로 강수진 예술감독이었다. 마타 하리 사망 100주기를 맞은 지난해 <마타 하리>의 안무를 제안받은 그는 그해 겨울 한국을 찾아 단원들의 기량을 확인하고, 재안무를 결정했다. 그렇게 근 1년 동안 공들인 신작 <마타 하리>는 10월 31일부터 11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다. 

 

 

<더 룸>

 

다음 장은 한국 무용의 새로운 상을 구축해가고 있는 국립무용단이 주인공이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와 활발한 협업을 펼치며 전통을 깨고, 그 위에 또 다른 전통을 쌓는 국립무용단에서 이번에 선택한 춤꾼은 김설진이다. 2014년 M.net 예능 프로그램 <댄싱9 시즌 2>에서 MVP를 수상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바로 그다. 김설진은 사실 스트리트 댄서로 시작해 현대 무용의 메카인 벨기에 피피톰 무용단에 입단한, 무용계에서는 전설적인 인물. 그가 이번에 국립무용단과 손잡고 준비 중인 작품은 <더 룸>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방’을 배경으로 방으로 드나드는 사람들의 기억을 담을 예정이라고. 전통과 현대의 컬래버레이션 <더 룸>은 11월 8일부터 사흘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쓰리스트라빈스키>

 

다음으로 소개할 시는 <쓰리 스트라빈스키>다. 11월 30일에 시작되는 공연이라 마지막에 소개함이 자연스럽지만 미리 당겨 소개한다. <쓰리 스트라빈스키>는 지난해 안무가 세 명을 초청, 라벨의 <볼레로>에 대한 세 개의 해석을 선보여 화제를 일으킨 국립현대무용단이 그 연장선에서 준비한 공연. 스트라빈스키는 발레 음악으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불새’, ‘페트루슈카’, ‘봄의 제전’은 그의 3대 발레음악이라 불린다. 국립현대무용단 안성수 예술감독은 이 중 ‘봄의 제전’을 선택해 자신만의 해석으로 무대에 올린다. 또 모던테이블 댄스컴퍼니의 안무가 김재덕은 스트라빈스키의 또 다른 발레 음악 ‘아곤’에, 두댄스씨어터의 안무가 정영두는 교향곡 ‘심포니 인 C’에 자신만의 색을 입혀 보여줄 예정이다. 세 안무가의 작품을 한날한시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공연의 음악은 지휘자 정치용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았다.

 

 

 

<돈키호테>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과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 <돈키호테>다. 235년 전통의 마린스키 발레단은 러시아 문화 예술의 중심지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거점을 두고 전 세계를 활동 영역으로 하는 단체. 마리우스 프티파, 유리 그리가로비치, 그리고 지금의 예술감독인 발레리 게르기예프까지, 그동안 이곳을 스쳐 간 이들의 면면만으로도 그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그들이 마린스키 오케스트라와 함께 세르반테스의 소설이 원작인 <돈키호테>를 가지고 왔다. 제목은 ‘돈키호테’이나, 사실 이 공연의 주인공은 선술집 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이다. 돈키호테는 두 사람의 사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마린스키발레단 최초의 동양인 무용수이자 마린스키발레단의 최고 간판스타 김기민이 바질로 출연하고 고국의 팬들 앞에 선다. 희극 발레의 대명사 <돈키호테>는 11월 15일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 이 글을 쓴 김일송은 공연 칼럼니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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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일송PHOTO :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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