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에디터 T! 저는 서른두 살 직장인이에요. 마지막 연애를 끝낸 지 벌써 3년 가까이 되어가네요. 남들은 빨리 정신차리고 좋은 남자 잡아서 결혼해야 한다고 하지만 전 아직도 첫눈에 제 마음을 사로잡을 백마 탄 왕자님이 있을 거라고 믿으며 살고 있어요. 근데 저는 다른 여자들과는 남자 보는 눈이 조금 달라요. 직업이나 외모도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엉덩이’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조건입니다. 아무리 학벌 좋고 똑똑한 남자라도 엉덩이에 볼륨감이 없고 펑퍼짐하면 그 남자의 매력 지수는 ‘제로’ 가까이 떨어지더군요. 저는 20대 초반부터 그랬어요. 소개팅으로 만났던 ‘썸남’이 있었는데 그 썸남이 미리 예매해둔 영화 예매권을 발권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납작한 엉덩이를 보니 갑자기 정나미가 떨어져서 그 자리에서 핸드폰을 끄고 도망쳤던 적도 있습니다. 친구들이 그러더군요. 그럼 차라리 소개팅을 하기 전부터 엉덩이가 예쁜 남자를 찾는다고 말하고 소개를 받으라고요. 근데 말이 쉽지 상대방이 느끼기에 ‘엉덩이에 집착하는 여자’라면 얼마나 이상하게 느껴지겠어요. 그리고 저는 엉덩이가 예쁘지 않으면 남자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거지 다른 조건은 모두 무시하고 엉덩이만 보는 것도 아니거든요. 기왕이면 얼굴도 잘생기고 직업도 좋은 남자였으면 좋겠어요. 저 여전히 꿈 속에 살고 있는 걸까요? 결혼한 친구들 말이 결혼 생활에 있어서 엉덩이는 전혀 중요한 게 아니래요. 주위 사람들 모두 빨리 정신 차리라고 하는데 엉덩이는 포기해야 맞는 걸까요? 지혜로운 답변을 주세요, 에디터 T! (Y씨, 서울시 강남구, 32세, 직장인)

A. 남자의 엉덩이가 중요하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저 역시도 미혼이던 시절 남자의 엉덩이 모양을 보고 그 사람의 매력 수치가 달라지는 것을 많이 느껴보았으니까요. 그리고 엉덩이의 생김새는 단순히 엉덩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무슨 얘기냐고요? 현대인들은 좌식 생활을 하고 운동량이 줄어들면서부터 엉덩이의 근육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엉덩이의 근육이 줄어들다 보니 엉덩이가 해야 할 일을 허리나 관절이 하게 되며 관절염 등의 문제가 나타나게 되는 거죠. 따라서 근육으로 차오른 탱탱한 엉덩이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성실한 남자라는 것을 반증하기도 하며 관절염 등이 생길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엉덩이가 예쁜 남자의 매력이 더해지며 스스로를 합리화시킬 수 있는 멘트 아닌가요?

아무튼 남자의 엉덩이는 선천적으로 타고난다기보다는 후천적으로 모양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더 많지요. 이를 위해 많은 남자들이 엉덩이를 위한 운동을 하고 있고요. 또 슈트를 입을 때는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청바지나 평상복을 입을 때는 엉덩이의 모양에 따라 뒤태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탱탱하고 섹시한 엉덩이는 여러 모로 쓸모 있는 존재지요.

이렇게 쓸모 있는 엉덩이라고 해도 엉덩이를 결혼을 위한 배우자의 조건으로 넣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는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엉덩이가 섹시한 와중에 얼굴도 잘생기고 직업도 좋기란 ‘하늘의 별 따기’니깐요. 얼굴도 잘생기고 직업도 좋고 성격도 좋고 뒤태도 섹시한 남자라면 이미 어리고 예쁜 여자들이 채갔을 확률이 높습니다. 거의 100%라고 볼 수 있죠. 물론 엉덩이가 섹시하지만 외모가 별로이거나 직업이 변변찮은 남자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연애 상대가 아닌 결혼 상대라면 엉덩이의 생김새가 더 중요할까요 아니면 직업이나 성격이 더 중요할까요? 답은 본인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에 좌지우지되지 말고 본인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세요. 아무리 멋진 남자라도 엉덩이가 못생겨서 오만 정이 다 떨어진다면 결혼 생활을 해나가기 힘들 테니까요.

그런데 이런 건 어떨까요? 결혼하기에 꽤 괜찮은 남자를 찾았는데 엉덩이가 별로라면 엉덩이 운동을 시키는 거죠. 매력적이고 탄탄한 엉덩이로 점점 변해가며 당신의 마음까지 확고해질 테니까요.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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