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K-뷰티 제2막

세계 국토 면적 107위, 러시아를 170군데로 쪼개놓은 작은 크기. 이토록 작은 나라에서 전 세계적인 뷰티 신드롬을 일으켰다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그것이 바로 한국, K-뷰티다.

2021.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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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민족

지난 1월, 디올에서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 단독 선출시하는 제품의 소개 자료를 받았다. 해당 제품은 쿠션 파운데이션이었는데, 아시아 여성, 그중에서도 한국 여성의 피부에 최적화되어 화사한 피부 톤을 연출해준다는 설명이 덧붙여 있었다. 그전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였다. 한국 여성의 노란 피부 톤에 맞춰 블루 피그먼트를 더해 상앗빛 피부를 연출한다는 파운데이션이었다. 이들처럼 한국을 선출시 국가로 선정하거나 제품을 처음부터 한국인에 맞춰 제작하는 글로벌 브랜드의 행보는 몇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이들은 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제작하고, 우리들의 반응을 먼저 살펴보고 싶어 하는지 궁금했다. 한 뷰티 브랜드 담당자로부터 들은 답변에 깊이 공감했다. “한국인은 예민해요. 그리고 섬세하죠. 전 세계 뷰티 시장에 선보이기 전에 한국을 테스트 마켓으로 선정하는 브랜드는 계속해서 늘어날 거예요. 물론 저희도 그렇고요. 한국인이 보여주는 반응은 굉장히 신선하고 예리해서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거든요.” 


한국인의 이러한 예민함은 유행을 선도하는 민첩한 행동력으로 이어지며 K-뷰티 신드롬을 견인하는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국내의 뷰티 브랜드들은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신경을 곤두세우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흐름을 바로 캐치하고, 이를 새로운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쿠션 파운데이션이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아이오페에서 처음 선보인 스탬프 형태의 파운데이션은 곧이어 같은 기업의 브랜드, 헤라의 미스트 쿠션으로 재탄생하여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성공을 기록하는 동시에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이제는 한국을 벗어나 해외에서도 파우치에 쿠션 파운데이션이 없는 여성을 찾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필수 메이크업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 외에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환경 문제에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던 브랜드가 빛을 보는 사례도 있다. 시작부터 비건을 외친 브랜드, 어뮤즈의 제품은 필환경 시대에 딱 들어맞을 뿐만 아니라 세련된 컬러와 디자인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고객들까지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1월 신제품이었던 듀틴트 누듀 컬렉션은 3월 초에만 일본에서 컬러당 3000여 개씩 판매되는 높은 인기를 끌며 품절 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개인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해 개인별 피부 측정 시스템이나 그에 맞는 맞춤형 스킨케어 서비스를 출시한 아이오페나 블렌드온 등의 행보도 이미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1 AMUSE 35%의 수분을 함유해 맑은 물빛의 찰랑이는 느낌을 담아낸 립 틴트. 듀 틴트 누듀 컬렉션 #09 서울 소울 4g 2만원.

2 HERA 얇고 촉촉하면서 보송한 마무리감으로 입술에 고급스러운 컬러를 입히는 립 틴트. 센슈얼 프레쉬 누드 틴트 7ml 3만7000원.

3 HERA 피부에 빈틈 없이 밀착되어 자연스러우면서도 오래 지속되는 베이스 메이크업을 구현해낸 쿠션 파운데이션. 블랙 쿠션 SPF34/PA++ 15g×2ea 6만원대.

 

 

 

 

K-드라마, K-팝, K-푸드가 다 같이 큰 파도를 만들고 있어요. K-뷰티 신드롬은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형석(미미박스 대표)

 

 

스마트 뷰티

똑똑한 매력, 그것이 K-뷰티의 또 다른 장점이다. 단순히 발색이 좋은 것, 혹은 효과가 좋은 제품을 내놓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품 하나를 선보이더라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점도 K-뷰티의 특징이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미미박스다. 최근에야 이슈가 되고 있는 화장품 구독 서비스를 이미 2012년에 시작한 브랜드다. 뷰티를 발견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자 시작했던 구독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불과 4년 만인 2015년, 해당 서비스를 과감히 정리하고 나아갈 방향을 다시 설정했다. 지금은 미국의 MZ 세대 사이에서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색조 브랜드 카자(Kaja), 그리고 친환경 스킨케어 브랜드 지(Otzi)를 전개하고 있는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세포라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선보인 브랜드 카자는 현재 미국 내 세포라 18~24세 고객 사이에서 1등 브랜드로 등극했어요. 카자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K-뷰티 브랜드가 잘하는 것을 글로벌화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문화를 재해석하고 새롭게 디자인하여 글로벌 고객 모두가 K-뷰티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미미박스의 하형석 대표는 K-뷰티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말한다. 드라마, 음악, 음식까지 세계적으로 K-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지금이 큰 파도가 밀려오는 시기라고 말이다. 미미박스가 선보인 가장 최근 브랜드인 지 역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등장과 함께 가능성 높은 브랜드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바깥 박스 패키징은 아예 없애고 화장품을 담는 용기를 모두 재활용 가능한 성분으로 구성했으며,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비건 브랜드로서 세포라가 선정한 착하고 클린한 브랜드라는 기준에 부합하는 세포라 클린 브랜드, 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미미박스는 최근 국내에서 화장품 큐레이팅 구독박스 서비스를 재개했다.


이와 달리 보다 한국적인 것과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한 똑똑한 기술력을 겸비한 제품으로 글로벌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 선보이는 브랜드들이다. 특히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 3위에 진입한 더 히스토리 오브 후는 한국의 전통적인 문양과 디자인을 접목한 패키지 디자인, 그리고 그 안에 궁중 처방에서 영감을 받은 진귀한 원료와 기술력을 담아낸 스킨케어 아이템으로 LG생활건강의 든든한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다. 설화수는 2018년 첫 출시 이후 3년간 누적 판매량 70만 병을 기록한 자음생에센스를 필두로 국내뿐 아니라 중국,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높은 호응을 얻으며 글로벌한 명성을 쌓아가는 중이다. 특히 자음생에센스의 정수, 진세노믹스™를 개발한 설화수 한방과학연구센터는 진세노믹스™ 글로벌 심포지엄을 개최해 가장 최신의 진일보한 인삼 연구 성과를 성공적으로 알리며 전문가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의 전초 라인도 해외 판매 비중이 무척 높아졌다. 특히 이전과 같은 방식의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진 일상, 비대면 방식의 서비스로 생활의 많은 것을 해결하는 요즘 세대에게 이미 온라인 유통망을 탄탄히 다져놓은 것은 물론이고, 고객의 생각을 예민하게 잡아내 그에 맞는 제품을 재빠르게 선보이는 K-뷰티 브랜드가 어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 K-뷰티의 미래가 밝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1 YUNJAC 발아, 생장, 개화의 응축된 에너지를 모두 집약해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을 담아낸 홀 플랜트 스킨케어 아이템. 전초 컨센트레이트 75ml 11만5000원. 

2 SULWHASOO 한방 과학 연구센터를 통해 개발해낸 독자적인 성분을 담아 피부 장벽을 다각도로 케어해주는 탄력 에센스. 윤조에센스 120ml 16만원대. 

3 SU:M37° 한국적인 콘셉트인 발효 기술을 가지고 섬세한 스킨케어 효과를 담아낸 럭셔리 아이 크림. 센테니카 아이크림 25ml 48만원.

 

 

 

1 KAJA by MBX 도시락 콘셉트로 다채로운 톤의 아이섀도를 한데 담아 휴대성과 간편함을 높인 아이섀도 트리오. 뷰티 벤토 바운시 쉬머 아이섀도우 트리오 #포피 샴페인 0.9gx3ea 21달러(국내 출시 미정).

2 THE HISTORY OF WHOO 곱고 미세한 파우더 입자가 피부에 섬세한 윤기를 더해주는 마무리 파우더 팩트. 공진향:미 벨벳 파우더 팩트 12g 6만5000원.

3 OTZI by MBX 쌀 반죽에서 영감을 받아 피부 장벽을 강화하고 높은 보습력을 전해주는 라이스 세라마이드 성분을 담은 워시오프 마스크. 도우 테라피 포어 트리트먼트 마스크 100ml 30달러(국내 출시 미정)

4 LG PRA.L 간편한 사용감, 뛰어난 탄력 개선 효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마스크 형태의 뷰티 디바이스. 더마 LED 마스크 79만9000원.

 

Model 한유주 Makeup 서아름 Hair 최은영 Assistant 표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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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김주혜PHOTO : 이담비(인물), 김도윤(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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