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그 송승원 공동 대표(왼쪽), 조윤경 공동 대표. 

 

 

인테그 | 조윤경, 송승원

뉴욕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건축을 공부한 부부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조윤경, 송승원 공동 대표. 두 사람의 공동 작업은 설립 초기, 건축가의 시각으로 공간을 해석한 라이즈 호텔의 인테리어 디자인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 은행의 핵심에 집중하면서 동양적 미학까지 끌어낸 라운지로 화제를 모은 하나은행 프라이빗 뱅킹 여의도점, 인테리어 디자인뿐 아니라 전체 비주얼 디렉션을 책임진 고급 주거 공간 브라이튼 한남 등으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럭셔리한 것과 거친 느낌, 차가운 재질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하는 등 대조를 조화롭게 연출하는 데에 탁월한 감각을 자랑한다.

 

 

고전적이고 동양적인 요소를 현대화한 하나은행 여의도 골드클럽의 플로팅 미팅 룸. 

 

 

두 사람이 건축에서 흥미를 가지는 부분은 무엇인가? (송승원) 건물 모양보다 그 안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관심이 크다. 지금도 사람들의 움직임이나 생활을 통해 공간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보는 것을 좋아한다. (조윤경) 189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모던 아키텍처 시대의 건축을 좋아한다. 카를로 스카르파, 아돌프 로스 등 건축가가 외관뿐 아니라 가구, 조명, 손잡이, 숟가락 하나까지 모두 관여하던 시기다. 한 명의 건축가가 어떤 생각과 콘셉트로 공간을 풀어냈는지를 보면서 영감을 얻는다. 

두 사람이 일하는 방식은 어떠한가? (조윤경) 평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이 많다. 클라이언트가 원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대로 해주는 것이 아니라 지리적 위치,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을 분석하고, 클라이언트의 잠재력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진짜 멋있는 공간이 될 수 있고, 어떤 사업이 적합한지 제안할 수 있다. 단순히 예쁜 디자인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다. 

라이즈 호텔은 두 사람의 커리어 외에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조윤경) 원래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었고, 라이즈 호텔 프로젝트를 같이하면서 두 사람 공동의 회사를 차렸다. 그리고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다음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전 2, 3년 동안 같이 일하면서 평생 싸울 건 다 싸운 것 같다(웃음). 

하루 24시간을 같이 보낸다. 좋은 점과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 (송승원) 많은 분들이 물어본다. 24시간 붙어 있다 보니 보는 것, 생각하는 것이 같아 대화와 이해가 잘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감정까지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각자의 취향은 다를 수 있지만 서로의 장점을 알고 같이 고민하면서 디자인이 더욱 풍성해진다고 느낀다. 오히려 하루 종일 떨어져 있다가 아침저녁 잠깐 얼굴을 맞대고, 다시 장시간 떨어져 있는 부부는 서로의 희로애락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인테그 조윤경, 송승원 공동 대표가 함께 작업한 브라이튼 한남 갤러리. 톤다운된 화이트 컬러, 우물천장 없는 조명, 라운딩된 벽 등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공간의 온도에 집중했다. 유닛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 포인트다. 

 

 

‘인테그’라는 회사명은 통합을 의미하는 ‘integration’에서 따왔다. (조윤경) 직업이 세분화되다 보니 프로젝트가 커질수록 건축가의 역할은 외관을 만들고 인허가상의 문제가 없도록 하는 일에 한정된다. 우리는 도시 안에서 하나의 통합을 만들어내는 건축 회사가 되고자 이 이름을 선택하게 되었다. (송승원)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은 좋은 디자이너들이 모여 있는 시스템의 집합체다. 단순한 회사가 아니라 같이 모여서 시너지를 내는 조직을 꿈꾼다. 

공간 디자인뿐 아니라 그에 어울리는 어메니티도 주요한 작업이 되었다. (조윤경) 요즘 고급 주거 공간에는 웬만한 서비스가 다 도입되어 있다. 브라이튼 한남에서는 보여주기 위해 가짓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방식에서 차이를 두자고 의견을 모았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치고 싶지 않은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살롱형 어메니티를 제안했다. 사전 예약을 통해 나와 지인들만 사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시네마, 루프톱 등이다. (송승원) 하나은행 역시 어떤 프로그램과 연결할지 다각도로 고민했다. 요즘 은행은 카페, 라이브러리 등 많은 역할을 하고자 하는데, 은행의 질을 높여야지 다른 프로그램을 섞어서 본질이 희석되면 안 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조윤경) 한 분야의 데이터가 축적되었지만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데 비해 유연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클라이언트가 많다. 그 산업을 전혀 모르는 우리가 새로운 시각으로 공간부터 경험까지 풀어내주길 원하는 듯하다. 미래의 은행, 지금의 주거와는 다른 타입의 주거 공간 등 클라이언트가 가지고 있는 100개의 팩트를 하나의 콘셉트로 정의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재동에 들어설 두 사람의 집도 궁금하다. (송승원) 지금 집은 사무실이나 마찬가지다. 외관은 현대 건축이지만 내부는 원래 그곳에 있던 한옥의 요소를 넣어 여유가 있는 집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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