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여행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해줄 영화

1960년대 미국 남부 로드 트립부터 티베트 카일라스산으로 향하는 장장 2만 km의 순례길까지. 여행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해줄 영화를 준비했다.

2021.10.18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나무 창틀 너머로 프랑스 칸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앤(다이안 레인)의 뒷모습으로 시작하는 영화 <파리로 가는 길>. 이는 앞으로 펼쳐질 아름다운 프랑스 로드 트립을 예고한다. 성공한 영화 제작자인 남편 마이클(알렉 볼드윈)의 출장길에 동행해 칸을 방문한 앤은 남편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파리로 향해야 한다. 그러나 귀에 통증을 느낀 앤은 비행기에 탑승할 수 없게 되고, 마이클의 사업 파트너 자크(아르노 비야르)가 앤을 파리까지 데려다주기로 하며 둘의 여행이 시작된다. 출발지 칸에서 파리로 향하는 길에 생빅투아르산, 엑상프로방스의 라벤더밭, 론 강변 등 아름다운 자연부터 리옹의 오벨리스크와 로마 시대 수도교인 가르교, 부르고뉴 베즐레의 생마리-마들렌 대성당 등 다양한 유적지, 그리고 리옹의 뤼미에르 박물관, 폴 보퀴즈 시장, 패브릭 박물관까지 프랑스 곳곳을 92분의 러닝타임 동안 쉴 새 없이 비춘다. 게다가 프랑스인 자크는 한 장소에 들를 때마다 미국에서 온 앤에게 장소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마치 현지 친구와 함께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저마다 매력을 지닌 수많은 여행지가 펼쳐지기에 베스트 신을 꼽기 무척 어렵지만 단 하나만 선정하라면 역시 론 강둑에서의 피크닉 장면이다. 강변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싶은 자크와 달리 빨리 파리로 향하고 싶은 앤. 자동차가 고장 나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돗자리를 펼치지만 아름다운 풍경, 맛있는 음식과 와인에 마음이 누그러진다. 낭만적인 프랑스 로드 트립의 정석과도 같은 장면이다. 더불어 중간중간 보여주는 미식가 자크가 안내하는 다양한 프랑스 요리와 자신만의 시선으로 여행지를 카메라에 담은 앤의 사진은 소소한 볼거리를 더한다. 

사진 제공 티캐스트

 

 

 

Movie Info

개봉 2017년 8월 3일
감독 엘레노어 코폴라
배우 다이안 레인, 알렉 볼드윈, 아르노 비야르
러닝 타임 92분
OTT 서비스 WATCHA, WAVVE, TVING, N시리즈온

 

 

 

 

봉고차에 올라 너른 평야를 가로지른다. 낙타를 타고, 때론 두 다리로 걸어 사막을 건넌다. 가파른 빙판 고개는 물론 해발 고도 4000~5000m에 달하는 산맥도 몇 개씩 넘는다. 고비사막에서 남편의 기일을 보내고, 파미르고원에서 여든네 살 생일을 보낸 이춘숙 할머니의 이야기다. 다큐멘터리를 찍는 아들 정형민 감독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아시아에서 가장 신령한 산이라 일컬어지는 카일라스산으로 향한, 장장 2만 km의 여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경북 봉하군에 사는 독실한 불교도인 노모는 그동안 아들이 권한 모든 여행을 마다했지만 부처님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 솔깃했다. 영화는 티베트 카일라스산으로 향하는 2017년 9월부터 11월까지의 시간을 주로 비추지만 그들의 순례 여행이 시작된 것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히말라야부터 2015년 무스탕, 2016년 미얀마를 이미 다녀왔다. 하지만 이렇게 긴 여행은 처음이었다. 몽골 대초원, 고비사막, 알타이산맥, 타클라마칸 사막, 파미르고원 등을 거치며 모자는 같은 길을 지나는 여행자, 잠시 들른 작은 마을의 주민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그때마다 노모는 한국말을 알려주고 먹을 것을 나눠주며 그들의 건강을 염려한다. 때때로 흙바닥에 주저 없이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 모든 이의 안녕을 기원하기도 한다. 영화의 끝자락, 카일라스산을 오르며 “부처님! 제가 여기서 낙오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울부짖는 노모를 비추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다. 영화 잡지 <무비스트>에 실린 정형민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나중에 부처님 앞에 가면, 이 세상에서 아무런 한 일이 없어 부끄러워 어떡하냐’는 말을 평소 자주 했다고. 카일라스산으로 향하는 길은 표면적으로는 부처님을 따르는 여로였다. 그러나 이 길은 서른둘에 생후 7개월의 아들을 여의고 서른일곱에 남편을 떠나보낸 후 남은 두 자식이 장성하기까지, 당신이 살아온 질곡의 세월을 되짚는 객로이기도 했다. 

사진 제공 ㈜영화사 진진

 

 

 

Movie Info

개봉 2020년 9월 3일
감독 정형민
배우 이춘숙, 정형민
러닝타임 89분
OTT 서비스 TVING, WAVVE, N시리즈온

 

 

 

 

이탈리아의 소도시 아체렌차에서 태어나 미국에 이민 온 후 캐나다인 아내를 만나 토론토에 정착한 자동차 회사 CEO 마크(조 판톨리아노).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던 그는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 와중 문득 생각난 할아버지가 남긴 포도밭. 마크는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회사를 그만두고 할아버지의 유산인 빈야드를 되살리기 위해 아체렌차로 향한다. 이름조차 생소한 영화의 배경지 아체렌차는 이탈리아 남부 바실리카타 지역의 소도시로, <포브스>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알려지지 않은 10곳’ 중 하나로 선정한 마을이다. 아체렌차는 해발 800m가 넘는 봉긋한 언덕 위에 위치한 중세 도시인데, 로마네스크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성당부터 마을의 건물과 골목 어귀마다 유구한 역사의 흔적이 묻어난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와인 패밀리> 촬영이 아체렌차의 역사상 첫 영화 촬영이었다고. 현지 캐스팅된 지역 식당 주인이 출연하거나 대주교가 유서 깊은 대성당 촬영을 적극적으로 허가해주는 등 마을 구성원들과 긴밀하게 교류하며 도시의 모습을 보다 생생하게 담았다.   

사진제공 해피송 

 

 

 

Movie Info

개봉 2021년 7월 15일
감독 숀 시스터나
배우 조 판톨리아노, 웬디 크로슨, 폴라 브랜카티
러닝타임 94분
OTT 서비스 TVING, WAVVE, N시리즈온

 


 

 

<그린북>은 흑인 피아니스트 셜리(마허셜라 알리)와 이탈리아 이민자인 그의 운전기사 토니(비고 모테슨)가 떠난 남부 투어 공연의 여정을 담은 영화다. 미국 남부라니, 식상한 로드 트립이겠거니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팽배한 1960년대라는 설정은 그들의 여행길에 사건 사고를 불러일으킨다. 시대 배경은 스토리의 큰 골자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볼거리 또한 한층 더 풍부하게 만든다. 영화의 흐름은 그들이 행선지로 향하는 도로 위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도착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번갈아 보여주는데, 토니와 셜리가 들르는 호텔, 바, 레스토랑 등은 건물 외관부터 간판, 벽지, 가구, 심지어 종이컵조차 레트로한 감성이 물씬 풍긴다. 물론 그들의 발이 되어주는 캐딜락 세단 ‘드빌’의 클래식한 매력도 빼놓으면 서운하다. 그리고 영화 말미 허름한 바에서 펼쳐지는 셜리의 즉흥 연주는 재즈의 태동기였던 당대의 문화적 표정까지 전한다.

사진 제공 cgv 아트하우스 

 

 

 

Movie Info

개봉 2019년 1월 9일
감독 피터 패럴리
배우 비고 모테슨, 마허셜라 알리
러닝타임 130분
OTT 서비스 WATCHA, TVING, WAVVE, N시리즈온

 

 

 

때론 여행지에서의 기억보다, 여정에서 마음에 스민 풍경이 더 오래 남는다. 두 청춘이 캠핑카를 타고 유럽을 횡단하는 <에브리타임 룩 앳 유>는 지난날 차창 밖으로 바라본 수많은 풍광을 상기시킨다. 타지에서 유학 중인 남자친구에게 할 말을 전하기 위해 캠핑카를 타고 포르투갈로 떠나는 여자 율(말라 엠드). 같은 날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스페인으로 떠나는 얀(안톤 스파이커)은 카풀 예약을 바람맞고 우연히 만난 율에게 동행을 제안한다. 처음 그들이 약속한 동행지는 베를린부터 쾰른까지였지만 계획을 바꿔 얀의 목적지 산세바스티안을 거쳐 율의 목적지 포르투까지 함께하게 된다. 영화는 특정 도시나 장소를 심도 있게 조망하지 않는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성당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기 봐 쾰른 대성당이야’라고 말하거나 도로 표지판을 바라보며 ‘안녕 벨기에’라 외치는 대사를 바탕으로 지금 어디쯤 지나는지를 짐작할 뿐이다. 다만 캠핑카를 세우고 쉬어 갈 때 들판과 산, 바다, 소도시의 풍경을 배경으로 슬쩍 비추는데, 지엽적인 정보를 최소화한 이 화면들은 그들이 머무는 곳의 분위기 자체를 흡수하게끔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억해야 할 사실은 영화의 원제목이 ‘303’이라는 점. 메르세데스-벤츠 ‘O 303’의 모델명에서 따온 제목으로 영화의 주무대인 율의 캠핑카를 상징한다(아쉽게도 실제 촬영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 ‘하이머 T1 브레머 650’이다). 캠핑카 침대에 앉아 책을 읽거나 테이블을 사이로 마주 보고 요리하고, 때론 공터에 세운 차 앞에 의자를 펼치고 앉아 여유를 즐기는 모습은 대형 캠핑카 로드 트립에 로망이 있는 이들의 환상을 충족시켜준다. 

사진 제공 박수엔터테인먼트

 

 

 

Movie Info

개봉 2019년 3월 14일
감독 한스 바인가르트너
배우 말라 엠드, 안톤 스파이커
러닝타임 120분
OTT 서비스 TVING, WAVVE, N시리즈온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여행 영화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각 브랜드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