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전성기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의 올드 프렌즈

K-팝 아이돌도, 신예 배우나 할리우드 스타의 2세도 아니다. 전성기 때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브랜드의 새로운 얼굴로 나선 올드 프렌즈.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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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샤넬’, 인간 ‘디올’이라는 수식어를 내세우며 유명 4인조 걸 그룹의 멤버 모두 각자 세계적인 패션 하우스들의 앰배서더 자리를 꿰차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소위 ‘비주얼 담당’으로 불리는 멤버는 패션, 주얼리, 뷰티를 오가며 3~4개 브랜드의 얼굴로 활동할 정도로 최근 패션 브랜드들은 K-팝 스타 모시기에 혈안이 돼 있다. 스크린에 새로운 루키가 등장이라도 하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발 빠르게 섭외 경쟁이 펼쳐지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이 들고 쓰고 입은 아이템이 SNS에 업로드되는 순간 랜선을 통해 그야말로 ‘월드 와이드’하게 퍼지며 순식간에 ‘완판’되는 즉각적인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젊은 모델이나 스타들을 브랜드의 ‘간판’으로 내세우는 것이 최신 경향만은 아니다. 과거 디자이너 진이 붐을 일으킨 시절, 캘빈 클라인에는 브룩 실즈가 있었고, 코카콜라의 청량함을 온몸으로 설파했던 신디 크로퍼드가 있었듯 ‘청춘 스타’들은 늘 존재했다. 오히려 새롭고 신선한 얼굴을 좇는 일은 패션 브랜드의 오랜 과업이라 할 정도.

 

 


하지만 모든 시류가 그러하듯 이런 유행에도 한계점은 드러나기 마련. 특정인에게 쏠리는 이미지 소비가 과도하면 애초 의도와는 달리 신선함이 시들해지고, 인기 순에 따른 무분별한 모델 선정은 브랜드의 개성을 흐려지게 한다. 그 때문일까? 비쩍 마른 모델과 아이돌, 젊은 뮤지션들의 이미지가 더 이상 흥미를 끌지 못할 때, 생로랑 캠페인 속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는 얼굴 하나를 마주한 순간 형용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2021 S/S 시즌 생로랑 특유의 흑백 캠페인 속 여유롭게 미소를 짓고 있던 여인은 바로 생전 이브 생 로랑의 뮤즈이자 전설적인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였다. 블랙 페이턴트 트렌치코트를 여미고 담배를 든 그녀의 모습은 여전히 관능적이고 아름다웠다. 50여 년 전 영화 <쉘부르의 우산>에서 청년 이브 생 로랑이 디자인한 아름다운 A라인 코트와 미니 드레스를 입고 첫사랑에 흔들리던 ‘쥬느비에브’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관록미랄까. 더 나아가 생로랑의 현 수장 안토니 바카렐로는 컬트 무비의 대가 짐 자무시 감독과 함께 ‘프렌치 워터’라는 타이틀의 패션 필름을 선보였고, 크레디트에는 생로랑의 오랜 친구 샤를로트 갱스부르를 비롯해 줄리앤 무어, 클로에 세비니 등 반가운 얼굴들이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과거 은막의 여인들의 활약은 F/W 시즌까지 이어졌다. 1970년대 도회적인 히피 스타일로 유명했던 다이앤 키튼은 우디 앨런의 대표작 <맨하탄> 속 ‘매리 윌키’의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슈트 룩으로 토크쇼 콘셉트의 구찌 캠페인에 출연했고, 프랑스의 국보급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는 발렌시아가 캠페인에 저스틴 비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1990년대 할리우드를 제패한 ‘프리티 우먼’ 줄리아 로버츠는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환한 미소로 자비에 돌란 감독이 연출한 쇼파드의 ‘해피 다이아몬드’ 컬렉션 메인 모델 자리를 꿰찼다.

 

 


한편 티파니와 젠틀몬스터 두 브랜드는 ‘다양성’의 가치를 표현하기 위해 아주 특별한 모델을 내세우기도 했다. 티파니는 브랜드의 대표적인 슬로건 ‘위대한 러브 스토리’를 상징하는 새로운 커플을 물색했고, ‘어바웃 러브(About Love)’라는 타이틀의 2021 캠페인 주인공으로 할리우드의 대표 커플 제이지와 비욘세를 낙점했다. 비욘세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공개되는 128.54캐럿의 티파니 다이아몬드 네크리스를, 제이지는 전설적인 디자이너 장 슐럼버제의 ‘바위 위에 앉은 새’ 브로치를 재해석한 커프 링크스를 착용하고 등장해 티파니의 역사와 새로운 비전을 대변했다. 젠틀몬스터는 ‘GENTLE’이라는 제목으로 인종, 국가, 성별을 막론한 동시대 인물 12명과 함께 ‘정체성’과 ‘다양성’에 대한 스토리를 담아낸 캠페인을 공개했는데 메인 모델로 한국의 대표 감독 박찬욱을 내세웠다. 젠틀몬스터의 아이웨어를 착용하고 등장한 박찬욱 감독은 전문 모델과는 또 다른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2000년대를 장악했던 전설적인 슈퍼모델들은 현역 시절 못지않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은 듯하다. 케이트 모스는 생로랑 액세서리 캠페인의 모델과 2021 F/W 코치의 얼굴로 등장했고, 나오미 캠벨은 보테가 베네타의 디지털 저널인 ‘이슈 02’를 통해 초현실주의 작가 데이비드 라샤펠과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였다. 

 

 

 

이처럼 이름조차 외우기 힘든 아이돌, 그리고 젊은 모델과 배우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했다 사라지는 요즘. 유수의 브랜드 메인 모델 자리를 장악한 이들의 존재감은 과거 전성기 시절을 함께해온 세대의 추억을 자극하기도, 젊은 고객층에게는 새로운 이미지와 비전을 제시하는 브랜드의 색다른 시도로 와닿기도 한다. 비록 청춘의 생동감은 아득해졌지만 오히려 오크통 안에서 잘 숙성된 와인처럼 자신의 ‘빈티지’와 명성에 걸맞은 타임리스 스타일과 애티튜드를 전파하며 또다시 대중의 ‘롤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레전드들. 앞으로 또 어떤 전설적인 만남이 우리를 전율케 할지 기대된다.    

 

 

 

 

 

 

 

 

 

더네이버, 패션, 브랜드 새 모델

CREDIT

EDITOR : 김재경PHOTO :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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