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1 브릿 어워즈’. 영국 내 음악 분야 최고의 시상식이라 불리는 이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된 국내 아티스트가 있다.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다. 오프닝 무대의 주인공은 영국의 대표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로, 앰비규어스는 콜드플레이의 새 싱글 ‘하이어 파워(Higher Power)’의 무대에 올라 그 특유의 날것 그대로의 몸짓을 선보였다. 홀로그램을 통한 영상 출연이었지만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그에 앞서 공개된 ‘하이어 파워’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했는데, 이번 영상을 시작으로 콜드플레이와 지속적으로 협업 관계를 맺을 예정이라고 워너 뮤직 측은 밝힌 바 있다.

사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가 국제적 관심을 받은 건, 1년 전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와 함께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유튜브로 공개된 이 영상은 조회수 3억 뷰를 넘기며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았고, 이날치와 함께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렸다.

현상만 두고 보면, 운이 좋아 하루아침에 뜬 벼락 스타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들의 면면이나 이력을 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리더 김보람의 이력도 화려하다. 김보람은 엄정화, 이정현, 코요태 등의 백업 댄서 출신으로, 뒤늦게 현대무용에 뛰어든 무용계 이단아다. 그 이전의 스트리트 댄스부터 시작해 방송 댄스, 현대무용까지 섭렵한 그는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공감하기 쉬운 안무를 선보였고,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명실공히 대중성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무용단으로 성정했다.

이날치 밴드 역시 화려하다. 리더 장영규는 1990년대 전위 중의 전위 음악으로 주목받은 어어부프로젝트 출신 베이시스트로, 대중에게는 영화음악 감독으로도 알려졌다. 드러머 이철희 또한 어어부프로젝트부터 씽씽까지 장영규와 함께하며 다수의 영화, 뮤지컬의 음악 작업에 참여했다. 사족으로 이날치 밴드엔 참여하지 않았지만, 어어부프로젝트를 함께한 화가이자 가수인 백현진은 최근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극사실적인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그 외에도 이날치 밴드에는 장기하와얼굴들의 베이시스트 정중엽 등이 참여하고 있다. 각자의 분야에서 천재적 작업을 펼쳐온 두 팀이 다시 한번 뭉쳤다. 6월 11일, 12일 양일간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이날치×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수궁가’>에서다. 

<수궁가>는 지금의 이날치 밴드를 존재하게 한 작품이다. 장영규가 2018년 ‘수궁가’를 모티프로 한 음악극 <드라곤 킹>의 음악을 제안받고 꾸린 팀이 지금 이날치의 모태가 되었다. 일회성으로 끝날 뻔했던 프로젝트 후, 지금의 이날치 멤버들이 구성되었고,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의 협업도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이들은 정규 1집 <수궁가>로 2021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상을 수상했다. 이 앨범의 타이틀곡이 그 유명한 ‘범 내려온다’로, 이 노래는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노래상을 받았다. 

이번 <이날치×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수궁가’>에서 이날치는 1집 <수궁가>에 실린 전곡과 올해 발매한 싱글 ‘여보나리’를 라이브로 들려줄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2020년에 이어 1년 만에 두 팀이 완전체로 처음 서는 무대다. 1년 사이에 우주 대스타가 되어 앞으로 두 팀의 협업 무대를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 장안의 내로라하는 풍류객이라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 이 글을 쓴 김일송은 공연 칼럼니스트이다.

Cooperation 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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