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관현악단 <양방언과 국립국악관현악단-Into The Light>, 국립극장 제공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Show must go on).’ 극장가 사람들에게 종종 듣는 말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 공연장이 개점 휴업에 들어간 요즘, 온라인에 또 다른 극장이 문을 열었다. 바야흐로 ‘Show must go online’ 시대가 도래한 것.

코로나19가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극장가도 피해 가지 못했다. 전 세계 극장이 문을 닫고 있다. 뮤지컬의 산실인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이 3월 12일 500석 이상 공연장에 한해 폐쇄를 결정한 데 이어, 17일에는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장 폐쇄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공공 극장을 중심으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그동안 공연한 작품을 모아 온라인으로 선보이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영국 국립극장과 글로브극장이 가장 선제적으로 온라인 상영을 시작했다. 이미 NT LIVE를 통해 다수의 영상 저작물을 소유한 국립극장에서는 그동안 공연한 작품을 온라인으로 내보내고 있다. 미국의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도 과거 공연을 온라인으로 재상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립창극단 <패왕별희>, 국립창극단 <심청가>,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은 그간 상영했던 NT LIVE와 우수 레퍼토리 공연을 모아 자체 유튜브 채널과 네이버TV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3월 25일 국립창극단 <패왕별희>를 시작으로, 국립무용단 <묵향>, 국립창극단 <심청가>, 국립관현악단 <격格, 한국의 멋>, 국립무용단 <향연> 등을 공개한 국립극장에서는 5월 국립관현악단 <양방언과 국립국악관현악단-Into The Light>를 온라인 상영할 계획이다.

유니버설발레단 <지젤>, 예술의전당 제공 

예술의전당 또한 콘텐츠 영상화 사업 ‘Sac On Screen’을 확대해, 지난 3, 4월 뮤지컬 <웃는 남자>의 60분 하이라이트, 유니버설발레단 <지젤>·<심청> 등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세종문화회관도 4월 내내 기존 작품의 전 막 상영을 비롯해 토크콘서트 등을 기획해 선보였다. 남산예술센터는 4월 한 달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파란 나라> 등 대표작을 모아 온라인 상영했으며, 경기아트센터는 올해 새로 시작한 레퍼토리 시즌 작품인 연극 <돌아온 엄 사장>, 콘서트 <앤솔로지 시리즈 Ⅲ> 등을 온라인으로 무관중 생중계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는 ‘공연예술 창작산실’ 작품 중 일부를 온라인 중계한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CGV 영화관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장기화의 타개책으로 등장한 것처럼 보이나, 사실 영상화 사업은 몇 해 전부터 시행되어왔다. 예술의전당 Sac On Screen은 2013년에 시작되었으며, 국립극장 NT LIVE는 2014년부터 운영되었다. 네이버 라이브 생중계는 2015년 처음 서비스되었다. 다만 2차 저작물 관련해 초상권 등의 지식재산권 계약이 더디게 진행되어, 자주 만날 수 없었을 뿐이다.

이번을 계기로 극장가에서는 온라인 상영에 대한 갑론을박이 제기되고 있다. 전 막 상영이 극장을 찾는 관객층을 확대하는 데 득이 될지, 반대로 독이 될지 손익계산은 기본이다. 그러나 2차 저작물의 재산권과 관련해 계약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동안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부족해 공연장을 찾지 못했던 관객에게 행복한 일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 이 글을 쓴 김일송은 공연 칼럼니스트이다.

Cooperation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
2011년 제 14회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준우승,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연주상, 콩쿠르 위촉 작품 최고연주상까지 휩쓸며 입지를 다진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솔로 리사이틀. 평소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중 한 명으로 꼽은 슈만의 작품만으로 구성한 공연이다.
일시 5월 13일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1577-5266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영국 극작가 티모시 납맨과 ‘투모로우 모닝’, ‘쓰루더도어’ 등의 작곡가 로렌스 마크 위스가 만들어낸 뮤지컬. 독재 치하를 견뎌내는 부부가 12월 31일 자정 직전 노크 소리와 함께 나타난 미스터리한 인물을 맞이하며 벌이는 심리극이다. 인간 내면의 나약함과 악의 근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시 6월 28일까지
장소 예스24스테이지 3관
문의 1666-8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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