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본격 멍청이 분석기

신경학자, 과학자, 철학자, 경제학자 등 전문가 29명이 말하는 ‘멍청이’들에 대하여. 물론 당신도 포함이다.

2020.04.06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멍청함은 자연재해와 같다. 아무도 의도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피해를 본다. 악의가 없으니 화내면 안 될 것 같지만, 더 화가 날 때가 많다. 이 책의 필자 중 한 명인 피에르 르마르키는 이렇게 말한다. ‘강도는 도둑질만 할 뿐 멍청한 인간보다는 위험하지 않을 수 있다. 멍청한 인간은 모두를 위험한 악순환의 구렁텅이로 끌고 간다.’ 강도보다 더 나쁘다니. 그뿐이랴. 이 책을 기획하고 원고를 모은 심리학자이자 과학 저널리스트인 장 프랑수아 마르미옹은 서론을 겸한 ‘경고의 글’에서 목청을 높인다. ‘멍청한 인간들은 우기는 데 선수이며 당신의 의견, 감정, 자존감을 단번에 없애려 한다. 멍청한 인간들은 당신의 사기를 꺾을 뿐 아니라, 이 혼탁한 세상에 과연 정의란 존재하는지 의심하게 만든다. (…) 멍청한 인간은 지성과 신뢰의 약속을 깬다. 멍청한 인간은 인간의 따뜻한 마음을 배신한다. 멍청한 인간은 길들지 않은 야수와 같다.’ 원한이 느껴질 정도다.  


누구나 다 멍청이에 대해 할 말이 있다. 멍청이 때문에 헛발질했던 일에 대해, 멍청이 때문에 복장 터졌던 일에 대해, 멍청이 때문에 망연해졌던 일에 대해서 말이다. 그들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 것을 넘어 좀 더 명확한 분석을 할 수 있을까? 이 쉽지 않은 주제를 위해 노벨상을 수상한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을 비롯해 신경학자, 과학자, 철학자, 경제학자 등 전문가 29명이 나섰다. 자신의 전문 지식을 마음껏 활용하여 멍청한 인간들을 분석한다. 그러나 이 책의 필자들이 멍청이에 대해서 가장 잘 해석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겠다. 그들은 주변인의 멍청함을 가장 견디지 못할 만한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멍청함에 대해 가혹할 정도로 가차 없는 태도를 취한다. 


그렇지만 멍청이라고 좋은 점이 없을 리는 없다. 이브 알렉상드르 탈만은 말한다. ‘멍청함과 창의성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할 수 있다. 멍청함과 창의성은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고 기존의 기준과 대립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까닭에 멍청한 행동이 원인이 되어 참신한 발명과 발견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리라.


그렇다면 멍청이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과연 어떤 사람이 멍청이일까. 왜 똑똑한 사람들이 이상한 것을 믿을까. 왜 우리는 멍청이처럼 소비하는가. 우리는 인터넷 때문에 멍청해질까. 집단의 멍청함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멍청한 놈들과 맞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목차를 보면 우리가 멍청함에 대해서 이렇게나 많은 것을 알아야 하나 싶어진다. ‘멍청이’라는 주제를 들은 우리는 이 책이 다루는 대상을 금방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필자들이 생각하는 멍청함은 폭넓은 스펙트럼을 이룬다. 그 범위는 상당히 넓어서, 웬만한 이들은 그 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바보, 얼간이, 미련퉁이, 맹추, 좀생이, 등신, 고지식한 인간, 짜증나는 인간’이라며 멍청이를 겨냥하던 저자 또한 ‘이 책은 당신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당신이 아직 눈치를 못 챘을 뿐이다’라며 자신의 글을 마무리한다. ‘당신의 충직한 멍청이’라고 스스로를 부르며. 

※ 이 글을 쓴 박사는 북 칼럼니스트이다.  

 

 

 

무궁화의 여왕
국내 최초로 선덕여왕을 집필, 제작, 연출해온 작가 김지영이 선보이는 희곡이다. 미실에 의해 타클라마칸 사막으로 쫓겨난 신라 공주가 오랜 고난을 겪은 뒤 로마와 서역의 지혜를 신라 문화와 통합해 하늘의 뜻으로 미실을 내몰고 빛의 문화 제국을 세우는 대서사를 담았다. 
저자 김지영
펴낸 곳 그레잇웍스

 

 

살갗 아래
영국 BBC 라디오 3에서 방송된 ‘몸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15명의 작가가 심장, 폐  등 우리 몸을 이루는 기관을 하나씩 맡아 한 편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각 이야기는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되, 사회·문화·역사·의학적 지식을 더했다.
저자 토머스 린치 외
펴낸 곳 아날로그(글담) 

 

 

 

 

 

더네이버, 북, 내 주위에는 왜 멍청이가 많을까

CREDIT

EDITOR : 양혜연PHOTO : 김도윤

아이매거진코리아닷컴, 더네이버, 동방유행 ©imagazinekorea.com, ©theneighbor.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