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쿠엔틴 타란티노의 오마주

자유와 광기가 서려 있는 1969년 할리우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는 그 시대 할리우드에 대한 쿠엔틴 타란티노의 애정이 담겨 있다.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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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적 특징을 단 한마디로 요약할 것을 요구한다면, 난 서슴지 않고 ‘고백’이라 말할 것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펄프 픽션>, <킬 빌> 시리즈, 그리고 <장고>에 이르기까지 그의 영화는 늘 자신이 사랑하는 영화들에 대한 애정의 고백이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제목에서부터 우리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것은 할리우드 장르 영화를 회고하면서도 그 역사에 자신만의 주석을 달려 했던 세르조 레오네를 향한 헌사다. 타란티노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웨스턴>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통해 서부 영화와 갱스터 영화의 역사를 다시 썼던 세르조 레오네의 영화 제목을 경유하여 1969년 무렵 할리우드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려 한다.

 


1969년의 할리우드는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교체기였다. 1960년대에 들어서며 침체의 늪에 빠졌던 할리우드는 1969년 <이지 라이더>의 성공과 함께 젊은 감독을 그 시스템 속으로 끌어들인다. <대부>의 프랜시스 코폴라, <죠스>의 스티븐 스필버그,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그리고 조지 로이 힐, 브리이언 드 팔마와 로버트 앨트먼 등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는 기회에 굶주려 있던 영화 악동들을 과감히 기용하며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시대를 연다. 변화는 영화계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미국 팝 음악 역사상 최고의 해프닝이라 할 수 있는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인간이 처음 달나라에 발을 디딘 해 역시 1969년이었다. 기성세대에 반기를 든 히피들의 시대가 개화한 것 역시 바로 이 무렵이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1969년의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흡수한 작품이다. 영화는 폴란드에서 망명해 할리우드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던 로만 폴란스키의 부인이자 배우였던 샤론 테이트(마고 로비)를 찰스 맨슨 일당이 처참히 살해한 1969년의 사건을 한 축에 놓는다. 그리고 히피 문화에 흠뻑 빠져 있는 한물간 TV 스타 닉 날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그의 친구이자 대역 배우인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의 이야기를 또 다른 한 축에 놓는다. 영화는 이웃으로 살게 된 두 축의 인물이 생활하는 모습을 교차해 보여주며 당시 할리우드 분위기를 생기 있게 그려낸다. 찰스 맨스로 대표되는 광기와 히피의 자유, 그러니까 쿠엔틴 타란티노의 카메라가 향하는 것은 당시 할리우드를 떠돌던 ‘광기 속의 자유’, 또는 ‘자유 속의 광기’인 것이다. 타란티노는 1969년의 할리우드를 사실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당시에 실제로 존재했던 극장과 상점을 재현하는 것은 물론 할리우드의 실제 거리 다섯 블록을 그 시절처럼 재단장했다. 할리우드를 짙게 물들이던 히피 문화의 정서를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면에서 히피 문화에 깊게 빠진 닉 날튼 역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캐스팅한 것은 참으로 절묘한 선택이다. 디카프리오의 부모는 영화 속에 재현된 그 거리를 활보한 실제 히피였고, 지금 역시 히피 복장을 하고 그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히피 문화를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며 성장한 디카프리오만큼 그 시절의 히피를 재현하기에 적합한 배우는 없다. 타란티노에게 1969년의 할리우드는 혼란과 격변의 시대였다. 하지만 할리우드는 그 어떤 혼란 속에서도 좀처럼 자신의 생명력을 잃지 않는다. 그렇게 할리우드는 ‘시네마 그 자체’가 되었다. 디카프리오는 한 인터뷰에서 당신에게 할리우드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그것은 내 존재 전체다”라고 답한다. 할리우드를 자신의 존재 전체로 삼는 것이 어찌 디카프리오뿐이겠는가. 영화 역사에 할리우드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도 답은 동일할 것이다. 할리우드는, 영화의 존재 전체다. 타란티노는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아는 감독이다. 

※ 이 글을 쓴 안시환은 영화비평가이다.
Cooperate 소니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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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 안시환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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