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MOTORCYCLE DIARY

느리게만 가던 시간이 오토바위 위에서 최선을 다해 흘러갈 때, 비로소 스쳐 지나간 사소한 풍경과 길에도 그만의 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2018.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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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을 품은 도로, 노르웨이 크리스티안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혹은 위험천만한 도로로 꼽히는 노르웨이 크리스티안순(Kristiansund)의 아틀란틱 도로. 독특한 아치형 디자인의 훌바겐 다리를 품은 이 도로는 8.3km 길이로 노르웨이 서쪽의 섬들 사이를 잇는다. 1970년대에 설립에 들어가 1989년부터 운영되었으니 30년을 바다와 함께 지내온 도로.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관광 루트인 만큼 트레킹을 하러 노르웨이를 누비는 캠핑족은 물론 라이더들에게도 사랑받는 장소다. 이곳에는 훌바겐처럼 독특한 다리가 여럿 있는데 무엇보다 시원한 경치와 경사각이 높은 다리를 오르내리는 재미가 압권이다. 굽이치는 파도의 상부처럼 솟아난 도로의 좌우는 모두 바다. 크리스티안순에서 아틀란틱 도로를 가려면 할사 선착장에서 카네스트라움 선착장을 잇는 페리를 타야 한다. 차나 오토바이를 탄 채 페리로 10분 정도 이동하는 동안에도 탁 트인 피오르를 감상할 수 있다. 아틀란틱 로드가 시작되는 64번 도로를 따라 길을 나서면 대서양 바다 아래로 뚫린 아틀란틱 오션 터널을 지나게 된다. 가슴 뛰는 여정의 장막을 열 듯 지하 세계에서 빠져나오면 아틀란틱 로드가 펼쳐진다. 탁 트인 대서양을 바라보며 파도처럼 넘실대는 도로를 달리는 기분. 관광객을 위해 곳곳에 다리 휴게소와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노르웨이 제3의 도시이자 옛 수도였던 트론헤임을 기점으로 노르웨이 남부는 사실상 노르웨이의 전부라고 해도 좋다. 베네치아처럼 강을 끼고 양옆에 수상 도시가 펼쳐진 트론헤임을 비롯해 송네피오르, 게이랑에르 등 노르웨이의 명소들이 모두 모여 있어 바이크를 타고 투어하기를 추천한다. 독일에서 출발하는 라이더라면 게이랑에르를 통해 들어오고 가는 루트를 이용하면 좋다.

 

 

 

태양의 집으로 향하는 길, 하와이 마우이
미국의 10대 풍경 중 하나로 꼽히는 하와이 마우이섬 남부의 할레아칼라는 태양의 집이란 뜻을 지닌 세계 최대의 휴화산이다. 1750년 대분화를 일으킨 후 휴지기 중인 붉은 산. 높이 3058m의 이 거대한 휴화산은 평소에도 장관이지만 일출과 일몰 시간대에 특히 북적인다. 할레아칼라 국립공원에서 자동차나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타고 대략 해발 2000m까지 오른 후 정상으로 이동하는 코스. 아마 오토바이를 멈춘 그곳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주차장이 아닐까? 일출 시간에 맞추려면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에 출발해야 하기에 초행길 새벽 운전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길고 완만하게 산을 오르는 코스는 자전거 투어를 진행할 정도로 잘 닦여 있고 평탄하다. 더구나 수평선에서 하늘로 솟구치는 해돋이를 보는 경험은 평생의 추억으로 간직할 만하다. 몽롱한 정신을 깨우는 마우이섬의 절경을 감상하며 구름 사이를 가르고 내려올 때면 공중 도시에서 내려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화성 표면처럼 붉은 분화구는 여러 개의 작은 분화구가 모여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별도의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면 분화구 주변 트레일을 직접 걸어볼 수 있으니 참고하자. 

 

 

 

하얀 소금 사막의 꿈, 볼리비아 포토시
볼리비아의 하얀 소금 사막은 오토바이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다. 12~1월까지 우기에는 찰박하게 물이 차올라 하늘을 비추는 거울처럼 신비한 풍경을 보여주고, 건기에는 새하얀 육각형 결정 모양으로 마른 소금 사막을 드러내는 곳. 시간이 멈춘 듯 사막 위에 장벽처럼 서 있는 기차 무덤을 지나 사막의 내부로 좀 더 들어가면 햇빛을 받고 있는 새하얀 소금이 꿈처럼 펼쳐진다. 시내에서 소금 사막을 가는 방법은 가이드 투어를 신청해 지프를 타고 이동하는 것, 혹은 오토바이를 빌려 횡단하는 투어가 있다. 일출, 일몰, 한낮과 밤의 소금 사막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시간대의 투어가 있는데, 그중 환상적인 노을이 하늘과 땅을 물들이는 일몰이 단연 최고의 절경으로 꼽힌다. 볼리비아는 치안이 불안하고 라이딩을 하기에 도로 상황이나 현지에서 의사소통이 험난하지만 모험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무모해져도 좋을 법한 아름다움이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꾸자”라고 했던 체 게바라의 영혼이 잠든 나라니까. 

 

 

 

베스파로 시골 마을 누비기, 이탈리아 투스카니
영화 <트립 투 이탈리아>를 보면 굽이굽이 난 산길을 따라 이동하는 두 남자의 여정이 멋지게 그려진다. 아름다운 지중해를 품은 절벽과 옹기종기 자리한 마을, 고요한 이야기를 품은 골목은 여행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따뜻한 햇살이 평원 가득 펼쳐진 투스카니 언덕을 출발점으로 잡아보자. 늙은 의사가 ‘꿈 같은 약속보다 지금이 좋다네’라며 유유자적하게 오토바이를 타는 영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의 밀밭길이 떠오르는 풍경. 먼지가 풀풀 풍기는 비포장도로를 만나도 아늑한 햇살에 마냥 미소가 지어지는 곳이다. 빼어난 와이너리 농장에서의 숙박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특히 투스카니에서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한 몬테페가테시 마을에서는 유유히 흐르는 리마강을 따라 펼쳐진 포도밭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이 루트는 주로 자동차를 빌려 여행하는 이들이 많은데, 작은 오솔길과 탁 트인 풍경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은 이들은 베스파를 타고 누벼볼 것을 권한다. 베스파의 본고장답게 베스파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여행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하루에 75유로에서 호텔을 포함해 한 주를 이동하는 490유로 여행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이승의 천국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환상적인 여정으로는 산지미냐노, 시에나, 피렌체 등을 거치는 루트를 추천한다.

 

 

 

휴양지에서의 여유, 태국 푸껫
마땅한 대중교통 수단이 없는 휴양지에서 오토바이를 대여해서 다니는 여행은 꽤 신선한 여정이다. 북적이거나 화려한 도시에서의 라이딩과는 결이 다른 지극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관광 도시를 오토바이로 여행할 때는 현지인의 생활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푸껫도 마찬가지. 내리쬐는 태양, 바다, 바람, 야자수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누비면 그들의 삶이 보인다. 무엇보다 푸껫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파통 해변, 파통 지역을 벗어나 10여 분을 달리면 언덕 위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새파란 까론 해변, 나이한 해변 등을 돌며 가장 마음에 드는 해변으로 가기에도 편리하다. 해변가에서 푸껫 시내로 나가는 도로는 중간중간 공사 중인 길이나 급커브 지역이 있으니 속도감을 즐기기보다 안전에 유의할 것. 이곳에선 아열대 지방의 습기에 온전히 젖어드는 사색의 라이딩을 하길 추천한다. 우거진 밀림 사이로 난 길에서는 잠시 헤매도 좋을 테고. 

 

 

 

별이 머물다 간 자리,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남프랑스에도 라이더들이 탐낼 만한 루트가 곳곳에 있다. 세계 최대의 자전거 대회가 열리는 투르 드 프랑스를 비롯해 각종 라이딩 대회가 열리는 만큼 아름다운 풍경 구석구석 도로가 잘 닦여 있다. 아비뇽에서 출발해 알퐁스 도데의 이야기가 머무는 계곡과 로마 유적지가 있는 생 레미 드 프로방스 일대를 둘러보는 것, 바닷바람을 맞으며 보석처럼 빛나는 해변가를 따라 달리는 신비한 마을 생트로페 일주, 지중해와 론강을 따라 플라밍고와 황소 떼 등 다시 볼 수 없는 야생의 풍경을 경험할 수 있는 아를에서부터 생 마리 드 라 메르 코스까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줄 따뜻한 도시들이 빼곡하다. 그중에서도 도심을 중심으로 관광과 드라이빙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마르세유와 부셰 뒤 론 지역을 둘러보는 238km의 드라이빙 코스를 추천한다. 세잔이 사랑한 엑상프로방스의 구석구석과 생 빅투아르산을 비롯해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걸출한 요리를 매일 먹을 수 있다. 북적한 마르세유에서는 미술관, 대관람차, 식당과 요트 투어 등 각종 즐길 거리를 바삐 누리고 엑상프로방스에서 유유자적 여유를 즐겨보자. 곳곳에 숨어 있는 예술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경로를 이동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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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 이다영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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