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털투성이 예술을 끌어안다

고양이에 관한 책은 많지만 이토록 흥미로운 저자가 또 있을까. 동물학자이자 생태학자, 초현실주의 화가인 데즈먼드 모리스의 고양이 찬양, <고양이는 예술이다>다.

2018.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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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가장 작은 고양이는 하나의 걸작이다”라고 말했을 때, 데즈먼드 모리스는 “고양이는 예술이다”라고 말한다. 제목 참 절묘하다. 고양이는 예술 작품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벌써 그 자체로 예술임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들뿐이랴. 독자인 우리도 알고 있다. 그런 고양이를 예술 작품에 등장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이 책은 예술 작품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고양이를 찬양한다. 
고양이를 등장시킨 예술 작품을 소개하는 책은 이전에도 있었다. 예술가들의 더없이 친밀한 벗인 고양이는 주인공으로든 배경의 하나로든 이곳저곳에 무수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또 한 권 나온다고 달라질 게 뭐있을까? 이미 소개한 작품을 또 소개하는 것 외에, 이 책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저자의 이름을 본다면 생각이 달라진다. 데즈먼드 모리스는 동물학자이자 생태학자로, <털 없는 원숭이>, <바디 워칭>, <맨 워칭> 등의 책을 펴냈다. 인간과 동물의 행동을 다룬 그의 책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런 그가 고양이에게 특별히 관심을 기울였다는 사실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거대한 고양이들 The Big Cats>, <고양이 워칭 Cat Watching>, <고양이에 대한 열정 A Passion for Cats>, <고양이 세계 Cat World>, <세계의 고양이 품종들 Cat Breeds of the World>, <환상적인 고양이들 Fantastic Cats> 등 고양이에 대한 책을 많이 냈지만, 국내에 소개된 것은 거의 없다. 이 책이 첫 책이다. 
그뿐이랴, 그는 1948년 첫 개인전을 열고 꾸준히 활동해온 초현실주의 화가이기도 하다. 그러니 고양이와 예술을 결합하려는 그의 시도가 얼마나 깊고 넓을지 상상이 간다. 고양이와 인간의 역사를 간명하게 정리하기도 하고, 고양이의 성격을 짚어보기도 하고, 화풍의 변화에 따른 고양이 외양의 변화를 설명하기도 하는 그를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면 마지막 페이지다. 수시로 눈길을 빼앗는 137개 작품은 말할 것도 없고. 
기원전 5000년 리비아의 싸우는 고양이 암각화에서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고양이와 인간의 역사는 붙었다 떨어졌다 사랑했다 증오했다를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탄다. 그 모든 과정은 그림에 나와 있다. 저자는 인간이 설치류를 잡기 위해 일을 시키려고 들인 이 작은 동물을 사랑하다 못해 신적인 존재로까지 끌어올린 과정과, 어떻게 악마화하고 살육하게 되었는지, 그러다 또 어떻게 곁으로 불러들였는지 쉽고 분명하게 설명한다. 
그의 시야는 시간적으로뿐 아니라 공간적으로도 넓다. 남아메리카 부족의 문화, 아시아의 수묵화, 일본의 우키요에까지 망라한다. 눈에 익은 그림도 있고, 새로운 그림도 있다. 앤디 워홀이 그린 고양이 그림은 팬시 상품으로도 나와 널리 알려졌지만, 앤디 워홀이 스물여섯 마리인 자신의 고양이를 그리기 위해 화풍까지 바꿨다는 사실은 그의 설명을 듣고서야 새삼 알게 된 내용이다. 
그림 설명에 슬쩍슬쩍 끼어드는 학자의 지식은 이 책의 재미 중 하나다. ‘변고양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변상벽의 유명한 그림 <묘작도>에서 나무에 매달려 아래를 돌아보는 고양이가 참새들의 ‘집단 공격’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빠진 것이라는 설명은 저자가 동물학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집단 공격(Mobbing)은 낮에 포식자가 유달리 눈에 띌 때 작은 새들이 벌이는 특수한 과시 행동이다. 그들은 포식자 주위에 우르르 몰려들어서 날개를 파닥거리며 가능한 한 크게 소리를 질러댄다…. 화가는 기어오르는 고양이 바로 위에 참새 여섯 마리가 앉아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세 마리는 머리를 치켜들고 날개를 숙였다. 집단 공격하는 새들의 과시 자세다.” 고양이는 이제 어디에나 있다. “내 웹사이트에 사진을 올려서 가자 지구의 참상을 알리고 싶었는데, 인터넷에서 사람들이 새끼 고양이 사진만 보더군요”라며 가자 지구의 무너진 벽에 새끼 고양이를 그린 뱅크시의 작업은 일종의 냉소이지만, 한편으로는 고양이가 세상과 개인을 이어주는 데 얼마나 큰 몫을 하는지를 방증한다. 

 

※ 이 글을 쓴 박사는 북 칼럼니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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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네이버, 컬쳐, 고양이는 예술이다

CREDIT

EDITOR : 설미현PHOTO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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