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역사적인 리메이크

서부 영화의 고전 <황야의 7인>을 기억하는가. 안톤 후쿠아 감독, 그는 왜 굳이 21세기에 이 고전을 리메이크했을까. 일단 캐스팅부터 놀랍다.

20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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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니피센트 7>. 이 제목이 낯설다면, ‘황야의 7인’은 어떤가. 맞다. <매그니피센트 7>은 서부 영화의 고전인 <황야의 7인>(1960)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그리고 <황야의 7인>은 1954년 일본에서 만든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 수많은 할리우드 감독들에게 영향을 끼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명작을 미국 서부로 옮겨온 <황야의 7인>은 원작의 묘를 해치지 않으면서 가장 성공한 리메이크의 사례로 남았다. 그렇다면 <매그니피센트 7>은 어떨까. 40여 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다시 찾아온 이 고전은 한 번 더 ‘명불허전’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을까.

 

 

 

이 역사적인 리메이크는 안톤 후쿠아 감독에게 맡겨졌다. 덴젤 워싱턴과 에단 호크가 소위 ‘인생 연기’를 보여준 <트레이닝 데이>(2001)의 감독이다. 이 영화가 오래전으로 느껴진다면 역시 덴젤 워싱턴이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액션 스타로서 건재함을 보여준 <더 이퀄라이저>(2014)를 떠올려보자. 안톤 후쿠아는 <매그니피센트 7>에서도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는 덴젤 워싱턴에게 현상금 사냥꾼 샘 치좀 역할을 맡겼다. 거기에 명사수 굿나잇  로비샤우 역할로 에단 호크까지 돌아왔다. 이어지는 이름은 크리스 프랫, 맷 보머, 빈센트 도노프리오, 피터 사스가드다. 그리고 이병헌. 안톤 후쿠아는 굳이 21세기에 고전을 리메이크하는 이유를 캐스팅에서부터 공표한다. 백인 7명이 나란히 서 있던 유명한 포스터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니, 보라 새 시대가 도래하였도다. 그건 바로 다양성의 시대다. 안톤 후쿠아는 말과 총, 카우보이로 대변되는 옛 서부의 정서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현대적인 재해석을 겁내지 않았다. 그렇게 흑인이 리더를 맡고 동양인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며, 총이 전부가 아닌 특별한 서부극이 완성됐다.


이야기는 심플하다. 끊임없는 약탈을 당하는 한 마을의 여인이 샘 치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 눈물과 간절함에 마음이 흔들린 샘은 이름난 무법자들을 모아 마을을 구하러 간다. 가는 길에 모인 멤버는 총 7명. 그들이 말 위에 올라타 나란히 마을을 바라보는 장면이 이 영화의 시그너처 컷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정의의 편에 서기로 결심한 이들의 영웅담이 아니다. 문제의 7인은 영웅보다는 악당에 가깝지만, 그들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다운 인간의 편에 서기로 결심한다. 안톤 후쿠아 감독은 인물들의 캐릭터를 극대화하면서도 본질적인 이야기를 놓치지 않는다. 또 하나, 이 영화의 중요한 특징은 유머다. 크리스 프랫이 맡은 갬블러 조쉬 패러데이가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유머야말로, 이 악당도 아니고 영웅도 아닌 7인의 핵심 정서다. 비장하고 무거운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않는 건, 어쩌면 인간만이 보여줄 수 있는 태도이니 말이다.


<매그니피센트 7>은 이병헌의 여섯 번째 할리우드 작품으로 그가 맡은 역할의 이름은 빌리 록이다. 칼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주무기로 삼는 어쌔신(암살자) 역할로, 7인 중 가장 날카롭고 말이 없다. “그래서 당신들은 총 몇 명이냐?”는 물음에 멤버의 수를 세는 형식의 예고편에서 마지막 일곱 번째로 등장해 말 그대로 단칼에 상대를 처단하는 이병헌의 모습은 강렬하다. <매그니피센트 7>이야말로 할리우드가 이병헌의 이름을 확실하게 기억하게 될 작품이 되지 않을까. <매그니피센트 7>을 보는 일은 고전이 왜 고전인지를 확인하고, 또 새로운 시대에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과 같다. 그리고 또 묻게 될 것이다. 인간이, 어떻게 인간성을 간직한 인간으로 살 수 있는지에 대해서.

 

CREDIT

EDITOR : 윤이나PHOTO : UPI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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