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TIME TO REALIZE

올해 CES에서도 자동차 회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달랐다. 먼 미래의 기술보단 당장 실현 가능한 기술들이 주를 이뤘다

2018.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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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EDES-BENZ MBUX
엠벅스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구성만 봐서는 기존 시스템 커맨드와의 차이를 찾기 어렵다. 조작부 디자인이 조금 바뀌고 디스플레이가 터치를 지원한다는 것 정도가 눈에 띄는 전부다. 하지만 인터페이스는 완전히 달라졌다. 엠벅스는 ‘딥러닝’ 개념이 녹아든 최초의 양산 시스템이다. 딥러닝의 가장 큰 특징은 예측 기능이다. 엠벅스는 운전자의 성향을 학습해 운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서 제공한다. 가령 차의 경로를 파악해 과거 찾았던 같은 방향의 목적지를 내비게이션에 띄우기도 하며, 특정 요일에 자주 거는 전화번호나 특정 시간에 즐겨 듣는 라디오 채널이 있으면 그때에 맞춰 이를 추천하기도 한다. 
음성인식 기능에는 딥러닝을 넘어 인공지능·빅데이터 개념까지 녹아들었다. 아직 통신 환경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필요한 정보만을 온라인 서버에서 가져오는 인텔리전트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사용한다. 근방의 맛집이나 날씨를 물으면 온라인 서버에서 정보를 가져오지만 차체 기능 구현과 관련된 명령은 내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행한다. 표현 인지 능력의 개선도 인상적이다. “내일 부산에 해가 뜰까?” 대신 “내일 부산에서 선글라스를 써야 할까?”라고 물어도 날씨와 관련된 정보를 안내하고 “실내 온도 높여줘” 대신 “나 지금 추워”라고 해도 온도를 조절한다. 
엠벅스는 이번 베이징 모터쇼(오토차이나)에서 데뷔할 차세대 A 클래스에 가장 먼저 도입된다. 전통적으로 벤츠는 대부분의 신기술을 S 클래스를 통해 선보여왔다. 앞으로 공개할 윗급 모델에는 더 획기적인 기술을 사용하겠지만 새 기술을 A 클래스에 먼저 썼다는 건 벤츠가 콤팩트카 시장을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TOYOTA e-PALETTE
도시형 다목적 자율주행 전기 콘셉트카다. 이 중 핵심 키워드는 도시형이나 자율주행이 아닌 다목적이다. 개방형 인테리어로 개인용, 카셰어링용, 물류용 등 주문자가 원하는 용도대로 차를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고도의 맞춤화에 자신이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 자율주행 시스템도 조립식 컴퓨터처럼 주문자가 원하는 협력사의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토요타의 시스템(가디언)은 적절한 관리·감독 기능만 수행할 뿐이다. 맞춤 생산이라는 발랄한 콘셉트가 인상적이지만 우리가 e-파레트를 주목해야 하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토요타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에서 ‘이동성’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이다. 토요타는 이를 위해 전략적 제휴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미 아마존, 디디(DiDi, 중국 라이드 셰어링 업체), 우버, 마쓰다 등이 여기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HYUNDAI NEXO
투싼 FCEV의 뒤를 잇는 모델로 2세대 FCEV 시스템을 특징으로 삼는다. FCEV 양산 체제를 아직 제대로 확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2세대 시스템이라니. 조금 성급한 감이 없지 않지만(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시장에서 후발 주자였던 까닭에 FCEV 시장 선점에 대한 욕구가 크다) 새 시스템은 2세대라는 표현을 써도 좋을 만큼 성능이 입체적으로 개선됐다. 넥쏘는 배터리를 트렁크 바닥에 두는 FCEV 전용 플랫폼을 사용해 차체가 더 가볍고 공간 활용성도 더 뛰어나다. 가속 역시 이전보다 빠르며(‘제로백’ 12.5초→9.5초) 주행가능거리도 169킬로미터나 늘어난 596킬로미터다. 혹한·혹서 성능도 한층 강화했다. 영하 29°에서도 시동에 문제가 없으며 그 상태에서 30초 이내로 움직일 수 있고 영상 49°에서도 가파른 언덕을 올라갈 정도로 냉각 성능이 뛰어나다. 물론 광각 카메라를 이용한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새 차선유지 시스템, 리모컨 주차가 가능한 리모트 스마트 파킹 시스템 등 각종 첨단 전자장비도 도입했다. 그런데 곧 양산을 앞둔 수소연료전지차를 굳이 CES에서 공개했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넥쏘는 2018년 초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RINSPEED SNAP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종종 제시하는 린스피드가 이번에도 기발한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스냅은 전기 구동계와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구동 플랫폼’과 승객실을 간단하게 분리할 수 있는 도심형 이동수단이다. 린스피드는 구동 플랫폼을 스케이트보드, 승객실을 팟(Pod)이라고 부른다. 기술 고도화로 인해 전기 자율주행차의 수명이 IT 제품처럼 짧아질 것으로 보고 소유자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렇게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스케이트보드는 업데이트가 필요하거나 노후가 빠른 부품들로 이뤄져 있으므로 수명이 다할 때쯤 분리해 재활용을 한다. 성능 저하 때문에 차를 바꿀 필요가 없으므로 경제적이고, 부품이 망가지기 전에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으니 친환경적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자율주행 시스템과 인포테인먼트 인터페이스는 하만이 제작했으며 5G와 V2X부터 블루투스까지 모든 통신을 관장하는 스마트 안테나는 하만과 NXP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인테리어는 주문 제작 방식이다. 목적에 따라 화물 운송용이나 사무실로 꾸밀 수 있다. 승객실은 구동 플랫폼 없이 단독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고른 땅에 내려두면 업무 공간이나 창고가 된다. 승용 인테리어를 고르면 시트와 각종 마감재에 코오롱이 제작한 대한민국 전통의 상감 무늬가 들어간다.

 

 

KIA NIRO EV
기아차는 ‘모든 이를 위한 무한한 가능성(Boundless for all)’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ACE’라는 전략을 발표했다. A(Autonomous)는 자율주행으로 2021년부터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의미이며 C(Connected)는 2030년까지 라인업 전체를 커넥티드 카로 대체하겠다는 내용이다. E(Eco·Electric)는 친환경차를 뜻한다. 2020년에 선보일 새 수소연료전지차를 포함해 2025년까지 16개의 친환경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니로 EV 콘셉트카는 이 전략의 일환이다. 형태는 지금의 니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스타일링은 철저히 공기역학에 초점을 맞췄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새 액티브 보행자 경고 시스템과 연동하는 디스플레이 패널로 대체된다. 보행자나 자전거가 지나가면 운전자에게 시청각으로 경고하는 동시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외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기모터의 출력은 150kW이며 배터리는 64kWh 용량의 리튬 폴리머다.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383킬로미터다. 

 

 

 

BYTON CONCEPT
바이톤은 중국 IT 기업 텐센트와 폭스콘이 투자하고 테슬라, BMW, 닛산 출신 임원들이 이끄는 중국 자동차 스타트업 퓨처모빌리티의 프리미엄 브랜드다. 이번에 그들이 공개한 콘셉트카는 프리미엄 스마트 SUV로 테슬라 모델 X와 경쟁한다. 길이 1.25미터의 대형 디스플레이, 태블릿 스크린을 심은 스티어링휠, 12도 회전하는 앞 시트, 페이스 id와 아마존 알렉사 기반의 음성인식을 지원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화려한 실내도 인상적이지만 더 놀라운 건 2019년 출시를 목표로 하면서도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다는 것이다. 바이톤이 밝힌 양산 모델의 주행가능거리는 보급형 350킬로미터, 고급형 500킬로미터이며 시작 가격은 4만5000달러다. 콘셉트카의 완성도는 꽤 높지만 믿기지 않는 기능과 가격을 보고 있으면 제2의 패러데이 퓨처가 되진 않을까라는 걱정도 든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CES

 

 

CREDIT

EDITOR : 류민PHOTO : 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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