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마세라티는 처음부터 끝까지 GT다!

이 세상에 마세라티만큼 GT카 개념이 가장 뚜렷한 브랜드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마세라티 100년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지도 모른다

201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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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 레이서의 GT
서울부터 경상남도 남해까지의 거리는 대략 370킬로미터.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마세라티가 자동차 역사에 첫발을 내디딘 도시 볼로냐까지의 거리와 거의 비슷하다. 콰트로포르테 GTS와 기블리 Q4를 번갈아 몰고 남해를 왕복하며, 마세라티 100년 역사가 두 차에 남긴 유전자와 의미를 끄집어내 보았다.


자동차를 어른들의 장난감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운전은 곧 재미있는 놀이다. 그리고 자동차를 이용한 놀이 가운데 가장 짜릿하고 흥미진진한 형태는 모터스포츠다. 일찌감치 자동차 문화가 싹트기 시작한 유럽에서는 모터스포츠가 부유층의 놀이에서 시작되었다. 자동차는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여러 새로운 기계류와 더불어 부유층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기술적으로 미숙한 상태의 자동차는 아직 신뢰할 수 없었고, 그런 차를 몰고 빠른 속도로 멀리 달리는 것은 일종의 모험과 도전으로 여겨져 부유층에게 유행이 되었다.

로드 레이스(Road race)라는 모터스포츠의 한 분야가 그렇게 시작되었고, 모터스포츠는 자동차 회사가 기술력과 신뢰성을 알리는 장이 됐다. 그리고 귀족과 부유층이 직접 차를 구매해 모터스포츠에 출전하는 문화에서 ‘젠틀맨 레이서’라는 말이 생겨났다.

 


 

젠틀맨 레이서들은 주말에 레이스에 출전할 수 있는 경주차와 평일의 일상을 위한 스포츠카가 필요했다. 그들은 평소에 몰던 스포츠카로 언제든 레이스에 참가할 수 있거나, 적어도 보통 때 모는 차에서도 경주차를 모는 기분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경주차’라는 개념의 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경주차를 만드는 회사들은 젠틀맨 레이서들의 일상에 맞는 고성능 럭셔리 스포츠카를 내놓았다. 젠틀맨 레이서들이 고성능 럭셔리 스포츠카를 몰고 유럽 각지의 레이스를 돌며 경주에 출전하는 모습은 마치 중세 시대 귀족들의 수학여행을 뜻하는 그랜드 투어를 연상케 했다. 그래서 그들이 모는 차들을 가리켜 그랜드 투어링(Grand Touring)카, 즉 GT카라고 부르게 되었다. GT카에는 굳이 부연하지 않아도 ‘럭셔리’ 개념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유독 그런 형태의 차를 가리키는 이탈리아어 표현인 ‘그란 투리스모(Gran Turismo)’가 널리 쓰이게 된 것은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들의 영향이 크다. 유럽 전역에서 펼쳐진 각종 그랑프리 레이스와 로드 레이스에서 이탈리아 회사의 활약이 대단했던 덕분이다. 특히 강력한 성능과 더불어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아름다운 디자인을 지닌 이탈리아 회사 차들은 큰 인기를 끌었다. 그중 두각을 나타낸 브랜드 중 하나가 마세라티였다.

 

 "모터스포츠에서의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마세라티는 항상 ‘젠틀맨 레이서들의 일상을 위한 차’를 목표로 승용차를 만들었다."


알파로메오, 페라리와 같은 회사들이 그랬듯, 마세라티도 모터스포츠에 뿌리를 둔 브랜드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지니고 있었다. 1930년대 후반 대표적 로드 레이스 중 하나인 타르가 플로리오를 석권했고, 1950년대 F1과 세계 스포츠카 선수권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에 올랐다. 모터스포츠에서의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마세라티는 항상 ‘젠틀맨 레이서들의 일상을 위한 차’를 목표로 승용차를 만들었다.

1947년 처음 내놓은 양산 승용차인 A6 1500부터 지금까지 나온 모든 승용차에 GT카의 개념이 담겨 있는 이유다.

 

 

마세라티를 탄다는 것은 매일매일 모터스포츠를 즐긴다는 의미일 것이다. 마세라티는 예전부터 모터스포츠 기술로 로드카를 만들었다. 어떠한 여건에서도 빠르고 정확하게 그러면서 즐거운 차를 만들었다. 그 역사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그동안 마세라티 승용차의 주류를 이루었던 2도어 쿠페뿐 아니라, 4도어 모델인 콰트로포르테도 1963년에 나온 1세대 모델부터 GT카 성격이 뚜렷했다. 4도어 형태의 GT카를 마세라티가 처음 시도한 것은 아니지만, 성공 여부는 제쳐놓더라도 사례 자체가 흔치 않았다.

2000년대 들어서 비슷한 개념의 차들이 ‘4도어 쿠페’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슬그머니 등장해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을 보면, 콰트로포르테의 성격과 의미는 재평가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전까지 2도어 쿠페에 쓰였던 기블리라는 이름이 4도어 모델로 옮겨진 것도 이해할 수 있다. 도어의 수만 늘었을 뿐, 운전자 중심의 GT라는 개념은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기술이 발전하고 차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졌어도, 럭셔리한 꾸밈새와 분위기 속에서 경주차를 모는 기분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차라는 마세라티의 유전자는 변하지 않았다.

글•류청희(자동차 평론가)

 

 


마세라티가 곧 GT다
요즘은 스포츠카가 아니더라도 제법 스포티하고 잘 달리는 차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 대부분은 자신을 스포츠 세단 또는 GT 세단이라고 부른다. 그란 투리스모 또는 그랜드 투어러의 이니셜인 GT. 이렇게 흔하다면 이 ‘그랜드’라는 단어가 남용된 것이 아닐까? 마치 한강의 모든 다리에 ‘~대교’라고 이름을 붙인 것처럼.

장거리를 단숨에 주파하는 GT라면 당연히 고성능이어야 한다. 요즘 자동차의 성능이 좋아진 것이 아마도 ‘자칭 GT’들이 부쩍 늘어나는 이유인 듯싶다. 하지만, 진정한 GT가 되기에는 하나가 부족하다. 그것은 스포츠다. 스포츠는 빠른 것이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빠르게 달리는 차를 운전하면서도 만일 당신의 가슴이 여전히 차분하거나 그냥 겁이 나는 정도라면 당신의 차는 진정한 GT가 아니다. 시간 죽이는 오락영화를 킬링타임(killing-time)이라 하듯 이런 차는 킬링디스턴스(killing-distance) 자동차라고 부르는 것이 옳으리라. 그 누구도 KTX나 A380 여객기를 스포츠라고 하지는 않지 않는가? 원래 GT의 뿌리는 고성능 2도어 쿠페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지금은 세단을 포함하여 GT의 폭이 넓어졌지만 그 본래의 성격만큼은 그대로다. 강력한 파워와 주행 안정성으로 장거리를 거뜬하게 해치우지만 동시에 아드레날린이 혈관을 흐르는 흥분을 느낄 수 있는 차가 GT이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GTS는 그래서 정통 GT 세단이다. 페라리의 손길이 닿은 530마력의 3.8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은 무엇보다도 힘이 장사다. 하지만 여느 터보 엔진과는 달리 발끝으로 출력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GT답다. 아랫급 모델인 S Q4에는 네바퀴굴림 방식을 적용하면서도 최상위 GTS 모델에는 뒷바퀴굴림을 고집한 것도 GT카의 경험이 풍부한 고객에게 그 맛을 듬뿍 선사하자는 것이다. 5.3미터에 가까운 거대한 차체가 훨씬 작은 콤팩트 스포츠 세단처럼 와인딩을 주파하는 것도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가 진짜 GT 세단이기 때문이다.
 

 

 

 남해의 아름다운 와인딩에서는 거대한 차체의 꼬리가 휙휙 움직여주는 감각을 만끽하며 웅장한 탭댄스 같은 코너링의 리듬에 푹 빠졌다.


남해를 향하는 고속도로에서 면허증을 압수당하기에 충분한 속도로 달리면서 내 가슴은 쫄깃했다. 그것은 경찰이나 과속 카메라가 무서워서이기도 했지만, 콰트로포르테 GTS가 운전자의 정교한 조종 없이는 완성되지 않는 스포츠 드라이빙 머신이었기 때문이다. 남해의 아름다운 와인딩에서는 거대한 차체의 꼬리가 휙휙 움직여주는 감각을 만끽하며 웅장한 탭댄스 같은 코너링 리듬에 푹 빠져 있었다. 이 또한 GT의 덕목이 아닌가.

 



하지만 커다란 차체가 생각보다 민감하게 반응해서 당황스러운 경우도 가끔은 있다. 우리가 이미 그냥 고성능 세단인 자칭 GT들에게 익숙해진 탓이다. 그래서 진짜 GT 세단의 세계에 첫발을 내딛는 이들을 위한 차를 마세라티에서 선보였는데 바로 기블리다. 사람들은 기블리가 단순히 마세라티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내놓은 엔트리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단편적인 이해일 뿐이다. 마세라티는 정통 GT의 맛을 더 많은 고객이 만끽하길 바란다. 그래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마세라티로 처음 오더라도 위화감은 별로 없으면서도 ‘이게 GT구나!’라는 느낌을 알 수 있도록 만든 GT 세단의 입문 교과서 같은 차가 바로 기블리다. 기블리는 남해 와인딩을 마치 이탈리아의 해안선인 듯 내 집처럼 힘차게 달리고, 쾌감을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믿음직한 GT 세단이었다.

정통 GT 쿠페인 그란투리스모, 고순도 대형 GT 세단인 콰트로포르테 그리고 GT 세단의 입문 교과서인 기블리까지. 마세라티는 처음부터 끝까지 GT다. 웰컴 투 GT 월드! 

글•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장소협조 • 남해 힐튼 골프&스파 리조트

 

CREDIT

EDITOR : 이진우PHOTO : 이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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