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패스트백이 돌아왔다

헤드램프에는 레이저 기술, 엔진엔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고 아우디 A7이 돌아왔다. 그래도 사람들의 시선이 멈추는 곳은 역시 숨 막히는 뒤태다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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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어진 뒷모습 2세대 A7 옆모습은 여전히 부드러운 곡선으로 돼 있지만 벨트라인은 더 뚜렷해졌다. 뒷좌석을 타고 내릴 때 머리 위 공간은 예상외로 넉넉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외곽의 좁고 험한 길을 따라 달려 내려가고 있을 때, 우리는 길가의 마른 풀밭 옆으로 걸어가고 있는 아이들 무리와 가까워졌다. 속도를 줄였다. 열 살이나 열한 살쯤 돼 보이는 아이들은 노란 셔츠와 빨간색이나 파란색처럼 원색으로 된 바지를 입고 있었다. 이제 막 수업을 마치고 나온 것 같았다. 뒤돌아보니 아이들은 검은색 그릴과 레이저 헤드램프에 금속 느낌이 강렬한 2019년형 아우디 A7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고는 우리가 지나온 길로 뛰쳐나와 내키는 대로 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A7으로 몰려든 아이들은 펜더를 가볍게 두드리며 웃고 있었다. 웃는 얼굴이 옆 유리창을 가득 채웠다. “마치 아우디 광고 같다”며 옆에 앉은 <오토모빌>의 로리 저너카에게 농담을 건넸다. 우리 둘은 밖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들뜬 마음은 전염성이 있다. 나는 폴 사이먼의 ‘Graceland’ 앨범을 틀었다. 아직 이 나라 사람들 중 절반은 여전히 그의 음악에 마음이 흔들리는 듯했다. 내 고향 캘리포니아에서 이만큼 관심을 끌려면 A7 밖으로 공짜 아이폰 X를 뿌려야 한다. 


A7 고객 분포를 보면 그 중심에는 현금 7만2000달러를 가지고 있는 55세 아저씨들이 있다. 햇빛 드리운 말리부와 몬토크 사이에 있는 스타벅스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이 차가 지나가면 손에 든 <월 스트리트 저널> 신문을 내리고 쳐다볼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다. 


2012년을 돌이켜보면 A7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긴 곡선을 그리는 5도어 패스트백 차체의 윤곽선이었다. 이제 와서는 식상한 부분이다. 6년이 지난 지금, 이 5도어 패스트백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차체에 면도날처럼 생긴 매혹적인 주름들이다.


주름들이라고 해서 놀랄 테지만 A7은 마치 세탁소에 보내 잔뜩 풀을 먹이고 다린 옷처럼 보인다. 거의 모든 각도에서 보기에 햇빛이 선을 그린 듯하고, 자세히 보고 차체 표면을 손가락으로 문질러봐야 교묘하게 이루어진 처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하지 않은 모서리도 많다. 강판이 구부러진 부분은 옆 패널로 이어지기 전에 더 많이 꺾여 있다. 차를 찬찬히 둘러보면 햇빛은 그저 잠깐 반짝이는 데 그치지 않고 움직이는 대로 따라온다. 그 아이들도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다. 


2019년형 A7을 앞에서 보면 뚱뚱하고 누그러지면서도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달리 표현하면 단단히 화가 난 얼굴이다. 달걀판 모양의 그릴 양쪽에 있는 작고 검은 플라스틱 부분에는 레이더와 라이다(주차할 때 사용)가 들어간다. 헤드램프는 기본형 LED, 매트릭스 LED, 사진에 나와 있는 레이저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A7은 달리는 동안 그 자신의 모습을 빠르고 짧은 이야기로 전달한다. 먼저 무시무시한 얼굴이 보이고, 그다음에는 부드럽게 가늘어지는 깃발처럼 흐르는 듯한 옆모습이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얇고 간결한 리어램프가 조용히 작별 인사를 건넨다. 긴장감이 생겼다 금세 풀어진다. 도어 잠김을 풀면 앞뒤 램프가 작은 쇼를 짤막하게 펼친다. 방향지시등이 들어오고 빨간빛을 내는 띠가 뒤쪽 베젤을 수평으로 가로질러 움직인다. 다만 이 멋진 기능은 미국에서 아직 합법화되지 못했다.


보닛은 연필로 선을 그은 듯 좁은 패널 간격으로 경계를 표시한다. 소재가 알루미늄이고 유압 스트럿이 지지하고 있어 가볍게 들어올릴 수 있다. 주목할 것은 V자형 실린더 블록 사이에 트윈스크롤 터보가 놓이는 3.0리터 6기통 엔진이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345마력, 최대토크 51.0kg·m를 발휘한다. 신형 A8 기본모델에도 쓰이는 이 엔진은 2019년형 A7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하지만 A7의 엔진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 오른쪽 실린더 뱅크 아래에 벨트 구동 전기모터가 달려 있는데 이것을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달리는 데 힘을 보태지 않지만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이 무척 빠르고, 제동 에너지를 회수해 다른 차라면 낭비될 에너지를 모은다. 트렁크 바닥 아래 있는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와 연결돼 있다. 파워트레인은 조용하고 매끄럽다. 변속 패들로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조작하는 것은 마치 버터 바른 팝콘을 먹은 뒤 기름기가 묻은 손가락으로 잡아채는 듯 부드럽고 명료하다. 아우디에 따르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 가속 시간이 5.3초라고 한다. 실제로 측정해보지 않았지만 그만큼 빠르다. 

 

 

이제 겸손한 마음으로 제품 기획자들에게 한 가지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려고 한다. 앞 차축선 앞쪽에 있는 것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아우디 드라이브 트레인은 기본적으로 화살에서 아주 무거운 화살촉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일까? 한계 상황에서 방향 전환이 더디다. 이런 차로 8자 코스에서 주행을 할 경우 의도적으로 직선 구간에서 제동을 해야 한다. 앞 서스펜션을 완전히 압축해 차체 앞쪽 끝이 아스팔트 가까이 내리꽂힌 다음 브레이크 페달에서 단번에 발을 떼 코딱지만큼 남아 있는 앞바퀴 접지력을 최대한 살린 채로 코너에 들어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언더스티어행이다.


하지만 A7에는 그 해법이 들어 있다. 시승을 위해 케이프타운에 준비된 모든 차에는 전기모터로 뒤 서스펜션 토 링크를 조절하는 액티브 리어 스티어 장치가 달려 있었다. 어리둥절한 일이지만 아우디는 미국형 A7에 그 장치를 넣을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아우디 제품 기획자들에게 부탁하건대 모든 차에 그 장치를 넣어주기 바란다. 차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기 때문이다. 


저속에서는 앞뒤 바퀴 각도가 반대 방향으로 조절돼 차의 회전반경이 뚜렷하게 줄어든다. 반면 고속에선 같은 각도로 움직여 안정성을 끌어올린다. 차의 움직임이 흐트러질 때도 영리하게 개입한다.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도 있어 굽은 구간을 들어설 때 파고드는 느낌이 더 강해졌다. 한층 속도를 높였을 때는 에어 스프링과 어댑티브 댐퍼가 바쁘게 움직이며 거친 노면 진동을 아주 잘 감췄다. 


신형 A8과 달리 해치백인 A7의 뒤 서스펜션 스프링과 댐퍼는 트렁크 바닥을 넓히기 위해 분리됐다(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트렁크 바닥과 평면을 이룬다). 키가 큰 승객에게 기분 좋은 소식도 있다. 키가 1.8미터인 내가 뒷좌석에 타고 내리면서 C필러 부분에 머리가 닿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실내를 보면 뒷좌석 무릎 공간은 앞좌석 등받이에 분노의 발차기를 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넓다. 머리 공간도 앞뒤 좌석 모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A7 앞좌석에 앉았을 때 가장 돋보이는 것은 2단으로 배열된 MMI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다.  


독일 세단을 운전할 때에는 항상 오른손을 아래로 뻗어 커다란 회전 노브를 돌린 기억이 있다. A7은 A8과 마찬가지로 아우디 버추얼 콕핏이 두 개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와 짝을 이룬다. 위쪽 디스플레이는 인포테인먼트와 내비게이션 등이 표시되고 아래는 공기조절장치와 다른 잡다한 기능들을 모아놨다. 두 화면 모두 음성인식 기능이 더해진 햅틱 방식(감도 조절 기능이 있다)이다. 특히 아래 디스플레이는 기어레버가 손목받침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조작하기가 쉽다.


여기에 구현된 기술에 관해서는 아우디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 아래 디스플레이에 있는 필기체 인식 검색 기능은 매우 훌륭하다. 음성인식 기능은 차내 컴퓨터는 물론 클라우드 기반 컴퓨터에서도 지원된다.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를 지정하는 것은 물론 아이콘을 누른 상태로 위치를 옮기는 맞춤 설정도 쉽다. 이는 우리가 이미 스마트폰에서 익숙해진 방식이다. 


케이프타운에서 보낸 첫날, 로리와 나는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순환도로에 들어섰다가 강풍 때문에 도로가 폐쇄돼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한참 동안 터치스크린을 두드리고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고 음성인식 기능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어떻게 목적지를 입력하지는 알 수가 없었다. 정신이 없어진 나는 애꿎은 애플 카플레이를 설정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아우디 스태프가 도우러 와 시스템을 조작해 호텔로 돌아가는 길을 입력해줬다. 결국 우리가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었다.


지리에 익숙하지 않고 네트워크 연결이 까다로운 상황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괜찮은 걸까? 아이콘이 어둡고 단조로우며 어떤 것들은 알아보기 어려울 만큼 디자인이 지나친 이유는 무엇일까? 쉽게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라기보다 최신 유행하는 기준을 맞춰야 한다는 강박처럼 보였다. 


아우디가 케이프타운에서 우리의 숙소로 정해준 곳은 래디슨 레드 호텔이었다. 호화로운 요트 정박지 가까이 있고 요즘 인기 있는 분위기에 실내가 멋진 곳이었다. A7과 잘 어울리도록 세심하게 고른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떠나는 날 조식을 먹으러 갔을 때 웨이터는 미소를 지으며 “간밤에 잠은 편히 주무셨나요? 푹 쉬셨어요? 아침은 어떤 걸로 드시겠어요?”라고 물었다. 그의 친절함에 조금 놀랐지만 곧이어 미소를 건넸다. 디자인과 미소 짓게 하는 소통은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다. 아우디의 인터페이스 엔지니어들이 세련되면서도 친절한 케이프타운 호텔에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그럼 그들도 뭔가 배우게 될 것이다. 
글_Kim Reynolds

 

 

사라진 회전식 노브 멀티터치와 햅틱 기능이 있는 아래 디스플레이는 변속레버 위에 손목을 올려놓을 수 있어 조작이 쉽다. A8에서 선보인 아우디의 신형 3.0리터 V6 엔진은 A7에 쓰이면서 스톱 앤 스타트 기능과 제동 에너지를 회수하는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추가했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아우디

CREDIT

EDITOR : 김선관PHOTO : <MotorTrend>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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