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비 컬러 스트라이프 원피스는 The Studio K, 잔디를 연상시키는 원형 러그는 debobu.com 제품

오리 작가. 어찌나 오리를 자주 그리는지 이강소 작가에게는 이런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유려하고 힘찬 그의 붓놀림은 일순 관객을 긴장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빠르게 붓질하는 ‘스트로크’의 산물이다.

그려진 공간보다 그려지지 않은 공간이 더 많은 듯한 그의 작품은 충분히 함축적이며 추상적이다. 채우지 않은 틈 사이로 관객이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이때가 바로 관객이 주체가 되는 순간이다. 서예와 문인화가 일상인 환경에서 자란 이강소에게 옛 문인화가들의 삶의 자세가 자연스럽게 스며 있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리면서 동시에 그리지 않고, 그리면서 동시에 지우고자 하는 태도는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의 추상 회화 속 단골 소재인 오리는 ‘자유’의 표상이다. 그러나 이미지가 어떤 구체적인 의미를 지닌다기보다, 미처 나타나지 않은 그림 너머의 실재를 탐구하기 위한 ‘Key’가 된다. 작품 속 오리를 통해 물 위를 둥둥 떠가는 새를 만나고, 강의 잔잔한 물결을 느끼며, 하늘의 바람과 흔들리는 나무의 바스락거림을 상상한다. 이강소의 붓질 너머에는 우주가 있다.

이화익 갤러리는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국내 작가를 중심으로 전시를 기획하고 홍보한다. 이곳에서 이강소의 오리 그림 ‘虛 Emptiness-1006073’을 비롯해 몇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O 월~토 09:30~18:30

A 67, Yulgok-ro 3-gil, Jongno-gu, Seoul

T 02-730-7817~8

W www.leehwaikgalle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