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SEINE

파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센 강. 프랑스 북서부를 흐르는 센 강은 특히 수도 파리의 미관과 번영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경제적, 문화적 풍요를 누리던 1920년대는 파리가 가장 영화롭던 시절. 재즈와 춤, 살롱 문화와 파티 등 지성과 낭만, 쾌락이 어우러진 이 황금시대의 중심에 어니스트 헤밍웨이, 스콧 피츠제럴드, 장 콕토 그리고 살바도르 달리와 파블로 피카소가 있었다. 2012년 개봉한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는 그런 과거에의 선망과 현실 사이의 갈등을 그린 영화다.

스트랩 샌들은 Prada, 로제 샴페인은 Moët & Chandon, 샴페인 잔은 Schott Zwiesel, ‘디올스킨 누드 에어 파우더’는 Dior, ‘볼랑 드 라 레인’ 시계는 Breguet, 초콜릿과 마카롱은 La Maison du Chocolat 제품

SHANGHAI, HUANGPU

황푸 강이 흐르는 중국 최대의 항구도시 상하이. 그중 와이탄은 강을 따라 늘어선 유럽풍 건물들이 자아내는 이국적인 풍광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하지만 이 도시의 속내는 겉모습만큼 낭만적이지 않다.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후 영국·프랑스·미국·일본에 항구를 개방, 주권을 빼앗긴 중국인들의 회한이 배어 있는 것. 2007년 개봉한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는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와이탄을 배경으로, 역사가 빚어낸 비극을 강렬한 로맨스로 담아냈다.

‘일리싯 플라워’ 향수는 Jimmy Choo, ‘포제션’ 시계는 Piaget, ‘놋’ 클러치는 Bottega Veneta, 플랫폼 샌들은 Dolce & Gabbana, ‘비잔틴’과 ‘루미노’ 링은 Tasaki, ‘자비에’ 립스틱은 Tom Ford 제품

UDAIPUR, GANGES

히말라야 산맥에서 시작해 동쪽 뱅갈 만으로 흐르는 갠지스 강은 인도인에게 신성함과 경외의 대상이다. 물에 들어가 몸을 씻고, 시체를 화장해 뿌리는 그들에게 강은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 곳이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2007년 작 <다즐링 주식회사>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인도로 떠난 삼형제 이야기다. 여행 내내 다투기만 하던 이들이 비로소 서로를 감싸 안게 되는 건, 강에 빠진 아이의 죽음 앞에서다.

‘티안’ 스카프와 여행용 트렁크, 링은 모두 Gucci, 팔찌는 Tod’s, ‘슈발 도리엉’ 찻잔과 받침은 Hermès, ‘로얄 다즐링 FTGFOP1’ 티백은 TWG, ‘리베르떼’ 볼펜은 S.T. Dupont, 코스터는 Jonathan Adler by My Boon, 선글라스는 Tom Ford by Sewon I.T.C. 제품

LONDON, THAMES

오염과 쓰레기 매립 같은 불명예스러운 과거에도 불구하고, 템스 강이 영국의 수도 런던이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007’ 시리즈 탄생 50주년에 맞춰 개봉한 2012년 작 <007 스카이폴>은 그런 런던과 템스 강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감독 샘 멘데스와 함께 고향 런던으로 돌아간 제임스 본드는 다양한 영화적 장치를 통해 시리즈의 근원으로 회귀했고, 그 덕에 ‘007’ 시리즈 중 최고의 작품성을 지녔다는 평을 얻었다.

‘토바코 우드’와 ‘토바코 바니유’ 향수는 Tom Ford, 보드카는 Grey Goose, 마티니 잔은 Baccarat for Grey Goose, ‘씨마스터 플래닛 오션’ 시계는 Omega, 보타이는 Brioni, 선글라스는 Tom Ford by Sewon I.T.C., 편지지는 Smythson, ‘데퓌’ 볼펜은 S.T. Dupont 제품

WIEN, DONAU

과거 동방 무역로였던 도나우 강을 품은 도시 빈. ‘클래식 음악의 고향’이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는 고풍스러움이 곳곳에 깃들어 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1995년 작 <비포 선라이즈>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우연한 만남을 그린 영화다. 지적이고 유머러스한 대사, 호기심에서 호감, 설렘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변화를 실시간처럼 배열한 연출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까지. 청춘 특유의 청량함을 가득 담은 이 영화 한 편으로 빈은 낭만적인 우연을 기다리는 배낭여행객의 천국이 되었다.

백팩은 Eastpak, 운동화는 Vans, 데님 셔츠는 Ralph Lauren by Denim & Supply, ‘클럽마스터’ 선글라스는 Rayban 제품

SEOUL, HAN

‘큰 물줄기’를 의미하는 우리말 ‘한가람’에서 비롯한 한강. <악어>, <김씨표류기>, <어벤져스 2>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한강을 배경으로 탄생했지만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만큼 집요하게 한강을 들여다본 작품도 없다. 2000년에 일어난 주한 미군 독극물 한강 무단 방류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이 영화는 단순한 괴수 영화의 공식에서 벗어나 기득권의 무력함, 소통 부재 등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모순을 꼬집었다.

‘파슬리 씨드 페이셜’ 클렌저는 Aesop, 로고 슬리퍼는 MSGM, 맥주는 Hite, 마스크는 Wavekay, ‘실란트로 & 오렌지 익스트렉트 폴루턴트 디펜딩 마스크’는 Kiehl’s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