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심연의 어둠과 마주하는 여정, 망상지구

망상의 영토로 걸어 들어가 끝내 다다른 내면 속의 망상.

201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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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망상지구>의 하이라이트인 제3존. 거대한 비둘기 조형물에 다채로운 조명과 영상을 갈아입히며 비현실적인 압도감을 연출한다.

2 전시가 시작되는 제1존. 불투명한 미로 속에서 예기치 않게 맞닥뜨리는 영상과 신호음, 빛의 변화는 비현실적인 여정과 같다.

3 길게 늘어뜨린 필름이 그로테스크한 제2존

4 전시의 끝이자 새로운 시작인 제4존

 

 

“이 전시는 결국 본인의 심연 속 망상을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결국 심연 속에 잠재된 어둠을 직면하는 것이죠. 그런 심연의 어둠을 직면한다는 건 치유나 극복과 거리가 있지만 어둠으로서의 자신과 솔직하게 대면함으로써 오히려 보다 단단한 자아로 거듭날 수 있는 여정과도 같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학예연구사 김형미의 설명이다.

 

<망상지구>란 결국 그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자신의 심연을 대면하게 되는 여정인 셈이다. 그 여정은 총 네 구획으로 나뉘어 있다. 반투명한 벽으로 구성된 미로인 제1존과 길게 늘어뜨린 필름이 숲처럼 우거진 제2존, 그리고 서서히 제자리를 도는 거대한 비둘기 형상 위로 다양한 빛과 영상이 투과되는 제3존,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형태가 변하는 백색 연기의 영상이 공간을 가득 채운 몽환적인 사운드와 함께 어우러진 제4존까지. 하지만 그 모든 여정은 제4존에 다다라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나온 길을 되감기하듯 돌아가며 다시 시작된다. 제1존에서 제4존까지의 여정이 자신의 심연으로 깊이 침전하는 과정이었다면, 제4존에서 제1존까지의 여정은 그럼으로써 단단해진 자아를 세상으로 재부상시키는 여정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망상지구>는 네 구획이 아니라 여덟 구획으로 이뤄졌다고 말할 때 완벽해진다.

 

무엇보다도 <망상지구>는 프로젝트 디렉터 이형주를 비롯한 아티스트 9명의 협업으로 이뤄졌는데, 그들의 개별적인 작업을 모은 결과물이 아니라 하나의 목적지를 공유하되 독립적인 작업을 통해 조립된 총체 예술의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새롭다. 사운드 작업과 미디어 아트, 사진 영상, 디제잉 및 사운드 아트, 조명 디자인, 음향 디렉팅 그리고 퍼포먼스 등 각자의 분야에서 확고한 영역을 구축한 예술가들이 저마다 개성을 고집하면서도 하나의 방향성을 만들어냈다는 건 보기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볼 때마다 새롭다는 기분을 느낀다면 그건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그러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망상이 언제나 같을 리 없을 테니. 7월 17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과천관, 덕수궁관을 잇는 현대미술의 장이다. 건축, 디자인 등 다채로운 현대미술을 체감할 수 있다. 

O 화~금·일요일 10:00~18:00, 수·토요일 10:00~21:00 

A 30, Samcheong-ro, Jongno-gu, Seoul 

T 02-3701-9500

W www.mmca.go.kr

 

CREDIT

EDITOR : 민용준PHOTO : 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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