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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잘팔리는 SUV

레니게이드는 지난해 2000대 넘게 팔리며 국내에 수입되는 소형 SUV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차에 올랐다. 후발주자 코나는 국산 소형 SUV 시장에서 잔뜩 힘을 내고 있다. 콤팩트 SUV의 인기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2018.03.07

 

요즘 SUV가 인기다. 잘 팔린다. 그래서 롤스로이스와 페라리도 SUV를 만들기로 했다. 콤팩트 SUV도 예외는 아니다. 모든 승용차의 오프로드 버전이 인기다. SUV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터프한 이미지를 들 수 있다. SUV에 앉으면 내 마음은 저 푸른 초원을 달려 정글을 지나고 사막에 이른다. 현실은 동네 아스팔트 길이지만 마음은 상상의 나래를 편다. 내 앞에 펼쳐진 도로가 진흙이든 자갈밭이든 상관없다. SUV는 모든 지형을 헤쳐나갈 자신감을 안겨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리지 않는다. 가는 곳은 동네 마트지만 터프한 감각이 중요하다. 가까운 캠핑장에라도 갈 때면 SUV가 아니면 안 될 것 같다. 


SUV는 대체로 운전석이 높아 시야가 좋다. 높이 앉아 내려다보면 모든 것이 하찮아 보인다. 교통체증이 심한 도로에서도 높이 앉아 있으면 지루함이 덜하다. 키가 적당히 큰 SUV는 타고 내리기가 편하다. 키가 훌쩍 큰 SUV는 거주 공간이 여유롭고, 화물 공간이 널찍해 쓸모가 많다. 크고 단단해서 다른 차와 부딪혀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나도, 아내도, 토끼 같은 딸도 SUV를 탄다. SUV를 타면 점잖은 승용차를 타야 한다는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작은 SUV를 타는 건 특별한 취향 때문이지 가난해서가 아니다. 작은 SUV는 커다란 SUV의 모든 장점을 줄여놨을 뿐 터프한 이미지는 그대로 이어진다. 조금만 작게 생각하고, 알뜰하게 다루면 될 일이다. 작아서 좋은 점은 수두룩하다.


소형 SUV의 유행은 유럽 시장이 반응하면서 시작됐다. 미국에선 SUV 유행이 먼저 번졌지만 유럽인들은 대형 SUV를 낭비가 심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나쁜 자동차로 여겼다. 그러다 유럽의 좁은 도로에 맞는 소형 SUV가 나오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현대 싼타페가 미국 시장에 맞는 SUV라면 스포티지는 유럽의 도로 조건에 맞는 SUV다. 여기에 더 작은 B 세그먼트나 A 세그먼트 SUV를 만들지 못할 이유가 없다. 소형 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여러 회사가 새 모델을 앞다퉈 내놨고 시장은 더욱 커졌다.


소형 SUV의 유행은 자동차 회사의 마케팅 전략일 수 있다. 일반 승용차보다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팔리는 기아 모닝 SUV(피칸토 X 라인)는 모닝의 지상고를 1.5센티미터 올리고 스키드패드를 덧댔을 뿐인데 SUV라 주장한다. 피아트 판다 크로스와 오펠 아담 록스, 폭스바겐 크로스 업!, 현대 i20 액티브 등도 같은 룰을 따른다. B 세그먼트 SUV는 요즘 세계적으로 인기가 치솟아 모델이 한층 다양해졌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디자인이 독특한 차도 많다. 고객은 젊은 층만 아니라 중장년층도 많다. 작지만 재미를 더하는 미래의 자동차로 여겨지면서 소형 SUV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HYUNDAI KONA 
외계인과의 조우라고 할까? 위아래로 나뉜 헤드램프가 전위적이다. 코나의 디자인은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내 차로 할 만한가?’ 생각하니 아내의 반대에 먼저 부딪힐 것 같다. 현대 미국 디자인센터 작품인 코나는 시대 흐름을 잘 반영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경쟁 상대인 토요타 C-HR과 신형 닛산 쥬크 등을 생각하면 코나의 디자인에 안심할 수만은 없다. 


떠 있는 효과를 주는 지붕은 보디와 색깔을 달리했다.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을 둘러싼 범퍼 장식은 투톤 효과를 낸다. 주차장 기둥 모서리에 부딪혀도 괜찮을 것 같아 든든하다. 몸집이 작아 주차도 쉬워 보인다. 무엇보다 탄탄해 보이는 몸매가 코나의 매력 포인트다. 운전석은 일반 해치백보다 몇 센티미터 높다. 아무렴, 이 차는 SUV다. 커다란 SUV만큼은 아니더라도 껑충하게 버티고 서 있다. 18인치 휠을 끼운 커다란 타이어는 어떤 길도 헤쳐나갈 거다. SUV 앞길에 거칠 것은 없다.


실내 디자인은 의외로 얌전하다. 겉모습에 맞게 실내도 과감했더라면 좋을 뻔했다. 해치백으로 실용성을 극대화한 실내 공간은 쓸모가 많다. 센터콘솔에 USB 포트와 12볼트 소켓이 두 개나 있어 SUV 기분을 한껏 낸다. 코나는 비교적 늦게 나온 소형 SUV인 만큼 확실하게 동급 최고의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 시승차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부터 4WD 록 버튼, 내리막길 저속 주행장치(HDC), 열선 스티어링휠 등 장비가 호화롭다. 현대 스마트센스 패키지는 후측방 충돌 경고와 전방 충돌방지 보조 시스템, 차선 유지 보조와 운전자 주의 경고 시스템 등으로 화려하다. 차선 이탈 방지 시스템을 켜고 달리다 차선을 벗어나자 차선 안으로 차를 몰아넣는다. 작은 차에 고급 장비가 황송할 따름이다.


소형 SUV에 기대를 안 했던 탓일까? 코나의 주행성능은 감동적이다. SUV가 이렇게 당차게 달릴 줄 몰랐다. 시속 200킬로미터에 금방 이르고, 그 속도에서도 낮은 무게중심 덕에 안정감이 뛰어나다. 스티어링휠 감각은 날카롭고, 갑작스럽게 차체를 움직여도 재빨리 자세를 바로잡는다. 최고출력 177마력은 B 세그먼트에서는 강력한 엔진이다. 네바퀴굴림 차에서 느끼는 약간의 버거움을 충분히 던져버리는 힘이다.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 시간은 8초를 넘지 않는다. 효율이 뛰어난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부드럽기만 하다. 요즘 현대차가 왜 이렇게 잘 달릴까? N 프로젝트 책임자인 비어만 사장의 손길이 모든 차에 닿은 걸까? SUV로만 생각했던 차에서 탄탄한 온로드 주행성능을 맛보다니 감동 그 자체다. 이런 게 운전 재미다.

 

 

 

 

JEEP RENEGADE
코나에서 옮겨 타니 레니게이드가 좀 더 커 보인다. 앞유리가 곧추선 만큼 대시보드가 조금 더 멀어 실내 공간이 여유롭다. 시승차는 노란색이 인상적이다. 깜찍한 소형 SUV는 노란색도 잘 어울린다. 색깔로 놀아볼 일이다. 레니게이드는 일부러 야성을 찾지 않아도 곳곳에서 야성이 묻어난다. 코나에 비하면 이름만으로 야성이 넘친다. ‘지프’라는 이름엔 자유와 모험,  열정이 담겨 있다. 특별히 SUV로 보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 없다. 


동그란 헤드램프와 7개의 수직 그릴은 지프를 표현하는 간단한 방법이다. 진·출입각을 크게 한 범퍼 등 레니게이드에는 오프로더다운 재미가 가득하다. 휠하우스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바퀴 구멍은 터프함 그 자체다. 모서리를 부드럽게 둥글린 차에는 안팎으로 피아트 분위기가 스며들었다. 대시보드 디자인 역시 피아트가 진하게 느껴진다. 지프와 피아트가 함께 만드는 레니게이드는 피아트 500X와 플랫폼을 공유하며 이탈리아 멜피 공장에서 생산된다. 


높이가 적당한 차는 타고 내리기가 편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커다란 A 필러가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두꺼운 A 필러를 본 적 없다. 커다란 선루프는 광활할 지경이다. 작은 차로만 여겼는데 결코 작은 차가 아니다. 시승차는 론지튜드 앞바퀴굴림 모델이다. 트렁크 바닥에 스페어타이어도 없어 도심을 내달리는 SUV 콘셉트에 충실하다. 오프로드를 달리는 기분으로 서울 시내를 마구 휘젓는 거다. 


오프로드 마니아라면 네바퀴굴림 시스템을 챙긴 레니게이드 트레일호크를 고르면 된다. 지형반응 시스템인 셀렉 터레인을 갖췄는데, 20대 1의 크롤 비를 자랑하는 1단 기어가 흥미롭다. 론지튜드는 네바퀴굴림이 아니지만 타이어가 큼직해 웬만한 오프로드는 거뜬히 달릴 것 같다. 자갈길을 거칠게 달리는데 서스펜션이 부드러워 자잘한 진동을 모두 솎아낸다. 유격이 큰 스티어링은 도로의 충격을 덜어준다. 지프라는 이름만으로도 솟구치는 재미가 있다.


2.4리터 멀티에어 엔진은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을 9초대에 끊도록 힘을 낸다. 복합연비는 코나와 비슷한 리터당 11킬로미터 정도다. 온로드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이 한 박자 쉬고 반응한다. 미국적인 주행질감에 여유가 엿보인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코너에서 휘청거림이 적지 않다. SUV는 차의 높이가 조금씩 올라감에 따라 주행 안정성이 떨어진다. 코너에서 뒤뚱이는 정도가 일반 승용차와 다르다. 그런데도 SUV의 인기는 사그라질 줄 모른다. 


레니게이드 론지튜드는 소형 SUV 본래의 모습에 충실하다. 도심을 달리는 터프한 차는 앞바퀴굴림으로 충분하다. 레니게이드는 지난해 2000대 넘게 팔리며 국내의 수입 브랜드 소형 SUV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차에 올랐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매수가 100만대를 넘은 지프의 인기는 요즘 FCA 그룹 전체를 이끄는 중이다. 글_박규철(편집위원)

 

 

 

 

 

 

모터트렌드, 자동차, 지프 레니게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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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현대,코나,지프,레니게이드,SUV

CREDIT Editor 서인수 Photo 박남규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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