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첫 바다를 보기 위해 강릉으로 향했다. 빠르게 강릉까지 갈 수 있다던 서울양양고속도로는 차들로 가득했다. 우회로 선택한 영동고속도로는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가끔 정체되긴 했지만 이내 쭉쭉 달려나갈 수 있었다. CT6 터보를 구매하고 장거리를 달려본 건 지난 춘천 여행이 전부였다. 이번 강릉 여행에서는 좀 더 제대로 된 고속주행을 느껴보고 싶었다.

2.0리터 터보 엔진은 3.6리터 자연흡기 엔진보다 출력은 낮지만 토크가 높은 덕분에 고속도로 주행에서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보닛 아래 숨죽이고 있던 2.0리터 터보 엔진은 오르막길을 만나자 41.0kg·m를 발휘하며 거침없이 앞으로 치고 나갔다. 자연흡기 엔진이 가지지 못한 터보차저의 초반 가속 능력은 시내 주행에서도 매력적이지만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상당히 괜찮았다. 신이 나 가속페달을 더 깊게 밟았다.

봉평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일기예보에서는 분명 강원도에 눈 소식이 없다고 했는데 눈을 보니 무척 당혹스러웠다. 기상청 소풍날에는 비가 온다는 이야기가 거짓말 같지 않다. CT6 터보는 뒷바퀴굴림 모델이기 때문에 눈이나 노면이 차가운 도로를 달릴 때 취약하다. 그래서 앞바퀴굴림 차보다 더 조심해야 한다. 속도를 줄이고 드라이브 모드를 눈길 모드로 변경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투어 모드와 비교해 눈길 모드는 내리막길에서 엔진브레이크가 더 강하게 작동했다.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이 아니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주행할 수 있었다. 

긴장한 채로 운전을 해서인지 허리에 통증이 밀려왔다. 강릉휴게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내비게이션 안내를 듣고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2시간 이상 달려오면서 연비 확인을 하지 못했다. 확인할 겸 계기반 트립을 바꿔보다 깜짝 놀랐다. 트립에 표시된 최근 주행거리 80킬로미터 연비가 리터당 21.6킬로미터였기 때문이다. 이렇게까지 잘 나올 줄은 몰랐다. 시내를 주행하면서 리터당 21.6킬로미터의 연비는 점점 떨어졌다. 하지만 CT6 터보가 고속도로에서 저렇게 높은 연비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게 신기했다. 연료를 가득 채우면 주행 가능한 총 거리는 850킬로미터, 운전자가 연비에 신경 써서 주행을 한다면 1000킬로미터 이상도 달릴 수 있지 않을까? 조만간 한번 주유로 1000킬로미터 달리기에 도전해보리라. 김정솔(자영업)

CADILLAC CT6 2.0 TURBO  

가격 6980만원 레이아웃 앞엔진, RWD, 5인승, 4도어 세단 엔진 직렬 4기통 2.0ℓ DOHC, 269마력, 41.0kg·m 변속기 8단 자동 무게 1735kg 휠베이스 3109mm 길이×너비×높이 5185×1880×1485mm 연비(복합) 10.2km/ℓ CO₂ 배출량 171g/km

구입 시기 2017년 10월 총 주행거리 4200km 평균 연비 10.1km/ℓ 월 주행거리 2050km 문제 발생 없음 점검 항목 없음 한 달 유지비 25만원(유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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