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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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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플래그십

링컨의 웅장한 SUV가 거대한 발자국을 내딛다

2018.03.06

 

지난 몇 세기 동안 ‘럭셔리 플래그십 모델’이란 각 브랜드가 짜낼 수 있는 최고의 디자인과 기술, 성능을 융합한 차였다. 그래서 플래그십 모델은 업계에서 그 브랜드의 현재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됐다. 지금까지는 대개 쿠페와 세단이 플래그십의 위치를 차지했다. 하지만 요즘은 SUV가 그 자리를 대체하는 것 같다. 링컨 내비게이터처럼 말이다.

과거엔 아무도 내비게이터를 메르세데스 벤츠 S 클래스와 비슷한 차로 여기지 않았지만 이 모델은 몇 년 동안 링컨의 실질적인 플래그십 모델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신형 내비게이터는 이런 상황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럭셔리’란 단어는 종종 ‘전혀 불편하지도, 시끄럽거나 불쾌하지도 않다’는 식으로 정의되기도 하는데 내비게이터 역시 전혀 불편하지도, 시끄럽거나 불쾌하지도 않다. 새로운 인테리어는 뻔뻔할 정도로 미국적이다. 링컨 컨티넨탈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의 세단이나 팬암(Pan Am)의 쾌속선 내부에 현대식 기능이 갖춰져 있는 듯한 느낌이다. 색채의 조합에서부터 대시보드 코너에 박아 넣은 브랜드 로고까지 20세기 중반의 모던함을 되살린 링컨의 시도는 성공한 듯 보인다.

하지만 아쉽게도 겉모습은 현대와 복고 사이에서 길을 잃은 분위기다. 앞모습과 뒷모습의 디자인 언어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직선을 많이 사용해 강경한 뒷모습이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는 느낌이지만 앞모습은 너무 둥글고 부드럽다. 특히 헤드램프 디자인은 몹시 구식이다. 검은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프로젝터 주변의 빈 공간이 너무 넓다. 지금의 유행을 따라오지 못하는 링컨에게 충고를 하자면, 자동차업계는 일련의 번쩍이는 LED 헤드램프 유행을 지나 이음새가 거의 없이 가느다란 형태로 가고 있다.

 

고전 vs. 모던 튀어나온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의 유행에  대해 논란이 많다. 어떤 이들은 이 디자인이 아이패드를 대시보드에 붙여놓은 꼴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렇게 디자인한 덕에 대시보드 라인이 곧게 뻗으면서 앞좌석의 여유 공간을 100퍼센트 활용할 수 있다.
 

꼭꼭 숨어라 광활한 트렁크 공간을 위해 2018년형 링컨 내비게이터의 2열과 3열 시트는 완전히 접혀 바닥에 밀착된다.

 

 

실내로 다시 돌아가보면,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을 대시보드에서 분리한 덕에 우드 트림으로 감싼 대시보드가 더욱 널찍해 보인다. 우드 장식과 가죽이 이음새 없이 대시보드 끝까지 뻗어 있기 때문이다. 스크린은 보기에 따라 아래의 송풍구와 연결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센터스택에 연결돼 있다. 더욱 중요한 건 스크린을 대시보드에 완전히 붙이지 않고 튀어나오게 달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링컨의 그래픽 담당자들은 포드의 구식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채용한 듯하다. 카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내장된 시스템을 사용하기보다 휴대전화에 들어 있는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는 30방향 파워 시트는 20세기 중반의 향취를 가득 담고 있는데 놀라울 정도로 푹신하다. 시트 위치는 물론 사이드미러와 페달, 스티어링휠의 위치를 세팅하고 오디오나 실내 온도를 저장하는 것까지 온갖 종류의 세팅을 개별 프로필로 저장해놓을 수 있는 것도 편하다. 이 프로필은 전자 키(또는 휴대전화의 키 애플리케이션)와 연동할 수도 있다.

2열 시트 역시 무척 푸근하다. 시트 사이에 있는 센터콘솔에 온도 조절장치가 따로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모델에 따라 1열 시트 등받이 뒤쪽에 2열 승객을 위한 스크린이 달린다. 하지만 센터콘솔 아래에 있는 컵홀더는 싸구려 느낌이 강하다. 고급스러운 느낌 없이 툭 하고 튀어나온다. 옵션으로 고를 수 있는 2열 벤치 시트는 어른 셋이 앉아도 될 만큼 튼튼하다. 차체 바닥에 튀어나온 부분이 없어 가운데 앉은 승객도 목적지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단, 가운데 자리는 창가 쪽 자리에 비해 조금 좁은 느낌이 든다. 블랙라벨 트림의 2열에만 있는 센터콘솔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달린 센터콘솔만큼이나 클래식한 멋을 자랑한다. 쉽게 차 안 온도와 오디오 세팅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최고급 블랙라벨 트림이라면 더 사치스러워도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내비게이터의 강점은 맨 뒤 3열에서 발휘된다. 타고 내리기 쉬운 3열은 시트가 매우 편하다. 어른 셋이 편히 앉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롱휠베이스 모델이 아닌 기본 모델의 3열도 충분히 널찍하다. 바닥도 편평하다. 가죽과 우드 장식이 아닌 플라스틱 패널로 싸여 있긴 하지만 USB 포트도 있다.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오자. 신형 내비게이터는 스티어링 감각이 매우 가볍고 느긋하다. 럭셔리 요트를 조종하는 기분이 들 정도다. 그에 비해 회전반경이 놀라우리만큼 짧은데 네바퀴굴림 모델도 마찬가지다. 내비게이터는 링컨 스스로도 편안함과 럭셔리를 앞세우며 스포티함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모델이다. 그런데도 코끼리처럼 거대한 몸집은 예상했던 것보다 보디 롤이 훨씬 적다. 점심 약속을 위해 내리막길을 내달려야 할 일이 생기더라도 이 차와 함께라면 결코 약속 시간에 늦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주행품질에선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이전 모델에서 지적됐던 문제가 크게 나아지긴 했지만(이제는 동급 최고라고 말해도 손색없을 수준이다) 여전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거대한 휠베이스와 얇은 타이어의 조합은 각 바퀴의 무게가 450킬로그램 이상 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노면 충격이 매번 고스란히 실내에 전달될 뿐 아니라 푹 꺼진 도랑을 지날 땐 세게 곤두박질치는 느낌을 준다. CCD(가변 댐핑 제어) 시스템이 충격을 완화시키긴 하지만 상태가 좋지 못한 노면에선 차체가 줄곧 흔들린다. 가장 간단한 해결 방법은 적당한 크기의 타이어를 신는, 기본 휠베이스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모델이 승차감과 주행감각 모두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인다. 얇은 타이어를 신은 롱휠베이스 모델에 비해 훨씬 덜 근사해 보이긴 하지만.

거대한 차체를 움직이는 동력원은 3.5리터 V6 트윈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450마력, 최대토크 70.5kg·m를 뽑아낸다. 이 엔진은 272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내비게이터에 충분한 힘을 전달하는데, 놀랄 만큼 부드럽고 매끈하게 힘을 뽑아낸다. 어떤 주행 상황에서도 넉넉한 여분의 힘을 지니고 있으며, 터보 지체 현상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새로운 10단 자동변속기는 매번 신속하고 부드럽게 기어를 바꾸지만 테스트 도중 두 차례 정도 2단에서 1단으로 다운시프트가 매끄럽지 못했다. 피아노 건반처럼 누르는 기어 버튼은 익숙해지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지만 GMC나 혼다가 사용하는 버튼에 비하면 훨씬 다루기 편하다. 무거운 몸집에도 브레이크는 차를 신속하게 멈춘다. 브레이크 페달의 감촉도 뛰어나다. 추가 옵션인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너무 호들갑스럽지 않으면서도 거대한 짐승을 안정적으로 차선 사이에 유지시킨다. 

시동을 켜면 나타나는 가상 계기반과 커다란 헤드업 디스플레이 모두 개성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가 테스트한 두 대의 모델 모두 화면이 약간 흐릿하고 초점이 맞지 않는 느낌이었는데 아쉽게도 화면 설정 기능이 없었다. 가상 계기반은 매우 심플하다. 필요한 숫자에만 하이라이트 표시를 해주는 게 무척 마음에 들었다. 단, 다른 링컨 모델에 달린 계기반에 비해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적었으며 컨서브(Conserve), 익사이트(Excite), 슬로 클라임(Slow Climb) 등 드라이빙 모드의 새 이름을 이해하는 데 약간의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름과 함께 계기반에 나타나는 애니메이션은 정말 근사하다. 

2018년형 링컨 내비게이터는 더 이상 낙오자가 아니다. 신형은 전작에 비해 몇 광년이나 발전했으며 동급 클래스의 리더로 자리매김하기에 손색없는 모습이다. 한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라면 응당 이래야 한다. 글_Scott Evans

 

링컨이 호기롭게 사치를 부리다
링컨이 촌스럽게 꾸민 포드에 불과하다는 중상모략은 잊어도 좋다. 인정하건대 이전 내비게이터의 인테리어는 포드 몇몇 모델의 인테리어를 뒤섞어 대시보드에 붙여놓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젠 작은 부품 하나도 포드와 공유하지 않는다. 트레일러 후진 지원 시스템을 조작하는 다이얼이나 헤드램프 정도가 포드와 같은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고급스러운 크롬으로 휘감고 있다. 

새로운 내비게이터는 인테리어에 사용한 재료와 마감 모두 흠잡을 데 없으며 이론의 여지 없이 포드에 비해 고급스럽다. 손이 닿는 모든 표면(손이 닿지 않는 부분마도)이 값비싼 가죽과 목재, 스웨이드 재질로 돼 있다. 도어 안쪽에 달린 시트 조절 버튼은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일이다. 과제를 베낄 친구를 잘 고른 셈이다. 센터콘솔에 달린 다이얼 역시 하이엔드 스테레오나 렉서스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으로 돼 있는데 손맛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매끄럽게 돌아간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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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링컨,suv,플래그십

CREDIT Editor 서인수 Photo <Motortrend>Photo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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