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r&Tech

  • 기사
  • 이미지

코란도 투리스모의 역할

코란도 투리스모는 이번에도 다인승 SUV에 가까운 성격으로 나름의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2018.03.05

 

지난해 말, 체어맨 W 생산이 끝나면서 쌍용차 라인업은 SUV와 MPV로 정리됐다. 20년간 쌍용의 이미지 리더 역할을 했던 대형 세단의 명맥이 끊어진 것은 아쉽지만 ‘SUV 전문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 것은 잘된 일이다. 쌍용은 기왕 이렇게 됐으니 앞으로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등 세 개 서브 브랜드를 축으로 라인업을 끌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SUV가 대세인 요즘, SUV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된 쌍용이 조금 더 알찬 제품 구성을 바탕으로 발전을 거듭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나의 간절한 기대는 그렇다 치자. 자동차 회사가 잘되려면 차가 잘 팔려야 하고, 차가 잘 팔리려면 소비자가 지갑을 선뜻 열고 싶을 만큼 매력이 있어야 한다. 잘 팔리는 차의 공통점을 보면 종합적인 값 대비 가치 또는 상품성이 뛰어나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살아남는 차들은 있다. 다른 차에는 없는 특징이 설득력을 갖는 차들은 틈새시장을 차지하고 그 입지를 단단하게 다진다. 쌍용 라인업에서는 티볼리가 전자, 렉스턴 스포츠가 후자에 해당된다.
 

그런데 쌍용이 틈새시장을 노리고 만든 또 하나의 모델, 코란도 투리스모는 어떤 생존 비법을 갖고 있는 걸까?
일단 누가 뭐래도 특이한 개념의 차라는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코란도 투리스모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독특한 구성을 갖고 있는 차다. 쌍용차에겐 불편한 이야기겠지만 코란도 투리스모는 2004년 데뷔한 로디우스의 개선형이다. 2013년에 새 이름을 얻고 새 삶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5년. 다시금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끈질기게 쌍용 유일의 MPV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덕분에 뒷바퀴굴림 플랫폼에 네 개의 스윙도어를 갖춘 차체, 9~11인승의 4열 구성이라는 독특한 조합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거기에 11인승 기본 모델만 제외하고 저속 기어가 포함된 파트타임 4륜구동 시스템을 모두 기본으로 갖춘다. 틈새 차종 중에도 굉장히 독보적인 구성이다.

 


 

근본적인 틀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겉모습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적어도 앞모습만큼은 지금껏 선보인 디자인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 좀 더 입체적으로 다듬었다면 새차 느낌이 더 뚜렷했겠지만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정돈한 것만으로도 자연스러워 보이는 효과를 얻었다. 새로 들어간 18인치 휠도 하체가 빈약해 보이는 느낌을 어느 정도 상쇄한다.


상대적으로 실내에선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렵다. 유행이 지난 센터 클러스터 방식 계기판을 비롯해 일관성이 떨어지고 투박해 보이는 장비 배치도 그대로다. 다만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이 추가돼 편의성이 높아진 것을 비롯해 기본적인 편의장비는 잘 갖추고 있다. 실내등도 모두 LED 램프를 써서 분위기가 환하다. 페이스리프트 직전 도입되기 시작한 1~2열 듀얼 플렉스 시트는 앉았을 때 확실히 편안하고 공간도 비교적 여유가 있다. 단, 3~4열 좌석을 쓰지 않을 때의 이야기다. 


9인승인 시승차도 3열과 4열 좌석은 아주 비좁고, 시트의 무게가 상당해서 밀고 당기거나 접기가 부담스럽다. 평평한 실내 바닥은 미니밴의 특징적 요소이지만 높이는 프레임 구조의 SUV에 육박하기 때문에 승하차 편의성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큰 덩치와 무게를 고려하면, 2.2리터 디젤 엔진은 의외로 무난한 성능을 낸다. 비교적 낮은 회전영역에서 고르게 최대토크를 내도록 조율한 덕분이다. 실내에 있는 아홉 개의 좌석을 사람으로 가득 채우지 않는다면 느긋하긴 해도 속이 터질 정도로 답답하지는 않을 것이다. 티볼리를 제외한 쌍용 모든 라인업에 쓰이는 엔진인 만큼 유지관리 부담이 적은 것도 나름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7단 자동변속기의 변속감은 부드러운 편이고, 고속도로에서도 비교적 낮은 회전수가 유지되도록 설정돼 썩 실망스럽지 않은 수준의 연비를 보여준다. 주행감각은 마치 키 크고 무거운 체어맨을 모는 것과 유사하다. 스티어링 반응이 약간 더디기는 해도 회전감각이 고르고, 승차감도 거친 구석 없이 부드러운 가운데 비교적 중심을 잘 잡는 편이다.


시승 당일 갑자기 쏟아진 눈이 아니었다면 코란도 투리스모의 백미라 할 수 있는 4륜구동 시스템의 진가를 잊고 넘어갈 뻔했다. 반쯤 교통이 마비된 서울 시내를 벗어나는 동안은 물론이고 4륜 저속 모드의 도움을 받아 짧게나마 서울 근교의 눈 덮인 비포장 산길도 달릴 수 있었다. 아주 드문 경우겠지만 사람을 9명 이상 태우고 겨울 오프로드를 달릴 일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11명을 태울 수 있는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 4WD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실제 사용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험로 탈출에 도움을 주는 저속 기어는 코란도 투리스모에만 있고 승차감, 안락함, 정숙성 등도 더 뛰어나다. 


이렇게 보면 코란도 투리스모는 미니밴이라기보다는 다인승 SUV에 더 가까운 차다. 로디우스 시절에는 두드러지지 않던 특성이 시간이 흐르고 코란도 투리스모가 되면서 뚜렷해진 셈이다. 판매량이 많지는 않아도 꾸준한 이유는 그런 특성의 차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그런 사람이 소수라는 것이 코란도 투리스모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가져가야 할 숙명이고 한계다. 어쩌면 쌍용차는 그랜드 카니발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더하지 않고 있는 기아차에게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 


코란도는 쌍용의 지금이 있게 만든 간판 브랜드다. 그만큼 의미와 가치가 크고,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가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쌍용에게 ‘지금 코란도 투리스모에게 주어진 역할이 코란도라는 브랜드에 합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그들은 과연 어떤 답변을 할지가 궁금하다.   글_류청희(자동차 평론가) 사진_박남규

 

SSANGYONG
KORANDO TURISMO RX 4WD

기본 가격 3524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4WD, 9인승, 5도어 왜건 엔진 직렬 4기통 2.2ℓ DOHC 터보 디젤, 178마력, 40.8kg·m 변속기 7단 자동 공차중량 2280kg 휠베이스 3000mm 길이×너비×높이 5150×1915×1850mm
복합연비 10.1km/ℓ CO₂ 배출량 194g/km
 

 

 

모터트렌드, 자동차, 쌍용자동차

What do you think?
좋아요

TAGS 코란도,코란도 투리스모,SUV

CREDIT Editor 류청희 Photo 박남규 출처 MOTOR TREND

Film

film 더보기
SUBSCRIBE
  • 메인페이지
  • PlayBoy Korea
  • MOTOR TREND
  • neighbor
  • 東方流行 China

RSS KAYA SCHOOL OF MAGAZINE

Copyright Kayamedia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