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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는 기본 만족은 덤 벤틀리

벤틀리 콘티넨탈 GT는 사진 상으론 작아보일지 몰라도 실제로는 상당히 큰 쿠페다

2018.03.01

1 주유구 뚜껑의 위치를 보자. 굴곡이 심한 표면에 위치해 있다. 엄청난 자신감을 바탕으로 아주 정확하고 정밀하게 다듬었다. 멋지다.
2 도어 손잡이가 너무 낮은 것처럼 보이지만 인체공학적으로는 맞는 위치다. 
펜더 바깥쪽 앞 표면에 멋지게 위치한 작은 램프는 이제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곳에서부터 시작하는 차체 옆선은 1951년부터 나온 R타입 콘티넨탈의 시제차인 ‘올가(Olga)’의 형태를 완벽하게 재현한다.
복잡한 안쪽 램프가 만들어내는 안쪽 돌출부는 금세 은은하게 사라진다. 이 역시 오랜 세월 변해온 벤틀리 디자인을 경의를 담아 세심하게 표현한 것이다.
보닛 중심선의 가장 높은 부분은 미학적으로 매력 있게 느껴지기보다는 약간 두드러져 보인다. 좀 더 낮았으면 나았을 것이다.
전통, 현대적 감각과 1920년대 벤틀리 경주차를 떠오르게 하는 그릴은 중심선 역할을 하는 기둥과 더불어 21세기 벤틀리에 당연히 있어야 할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앞부분에서 조금 의아한 것을 꼽자면, 이렇게 각지게 뻗어 나온 부분이다. 역사적 배경에서 영향을 받은 디자인보다는 이탈리아 슈퍼카 디자인에 더 잘 어울릴 듯하다.
모서리에 있는 커다란 공기흡입구는 잘못된 배치라고 볼 수 없다. 다만 어마어마한 크기가 놀라울 뿐이다.
사이드 실 최끝단이 뒷바퀴 바로 아래까지 내려와 있다. 이런 터치로 바로 위 크롬라인이 위로 올라가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차가 서 있어도 긴 휠베이스와 짧은 차체 앞부분이 자아내는 역동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벤틀리 웹사이트의 보도자료에 쓰여 있는 문구다. 여러분이 그 이야기를 믿는다면, 아마도 보통 이상으로 훨씬 더 귀가 여린 사람임이 틀림없다. 긴 보닛과 비좁은 실내를 갖춘 스타일을 엔진이 차체 앞에 있는 고성능 차의 가장 매력적인 모습으로 여기던 시대는 아주 오래전에 끝났다. 1939년에 나온 마지막 패커드 V12 로드스터를 보면, 차체 옆면에 보닛 아래에 담긴 엔진 기통수를 알 수 있는 천박한 크롬 장식이 없어도 강력하고 빠른 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카피라이터가 만들어낸 설득력 없는 과장과는 별개로, 갓 태어난 이 쿠페는 대단히 매력적이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독일 회사로 넘어간 뒤 만들어진 벤틀리 콘티넨탈은 어느 것도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 큰 차들이었고, 심지어 폭스바겐 그룹 인수 이후 만들어진 것 중 가장 힘이 약한 모델조차 놀랄 만큼 빠르고 네 사람을 태우고 편안하면서 세련되게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새 콘티넨탈은 뭉툭한 앞부분과 거대한 22인치 휠 덕분에 작은 쿠페의 느낌을 준다. 패커드보다는 포르쉐에 가까운 느낌 말이다. 곰곰 생각해보면, 그런 느낌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포르쉐와 패커드 모두 흉내를 낼 만한 가치가 있는 차이고, 차체 비례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에 부합하는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벤틀리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디자인은 역사적으로 정당성을 갖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나는 차체 옆에 조금 넓어 보이는 크롬 띠가 수평에서 벗어나 비틀어진 형태로 부적절하고 잘못 표현된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절제된 품질이라는 벤틀리의 전통에 유일하게 모순되는 스타일 요소다. 1920년대 벤틀리 본사가 영국 크리클우드(Cricklewood)에 있던 시절의 반덴 플라스(Vanden Plas) 차체부터 롤스로이스 산하로 편입된 후 처음으로 코치빌더가 만든 차체에 이르기까지, 월터 오언 벤틀리의 이름이 담긴 차들의 형태와 세부 처리에는 언제나 신중함이 깃들어 있었다. 내가 특히 만족한 것은 각각의 중요한 스타일링 라인 아래를 미묘하게 깎아낸 것이었다. 그런 부분은 모두 제 역할을 충실히 했고, 특히 뒤 펜더를 두드러지게 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오늘날 벤틀리 디자인의 탁월한 부분을 꼽자면 당연히 실내를 들 수 있다. 현재 모델은 작은 부분 하나에 이르기까지 모든 목재, 가죽, 금속, 플라스틱 소재의 표현에 흠잡을 곳이 없다. 지금 벤틀리의 생산량은 경제적 부흥을 맞았던 대영제국 시대에 그들이 기록했던 것보다 몇 배는 더 많다. 그렇다 보니 영국 본토가 아닌 곳의 소비자가 자신의 벤테이가와 플라잉 스퍼를 밝은 오렌지색으로 칠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 않다. 소비자의 정확한 요구사항에 맞춰 모든 모델을 각각 맞춤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벤틀리 잠재 구매자가 놀라운 성능과 의심할 바 없는 품위는 물론 개인적 만족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는 ‘서 있어도 빠르다’고 느낄 만한 모습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글_Robert Cumberford

 

 

옆모습
1 콘티넨탈 차체 표면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특징적인 선마다 아래를 오목하게 파놓은 것이다. 특히 뒤 펜더 윤곽선이 가장 두드러진다.
2 사이드미러가 워낙 크다 보니 전체 디자인과 어우러져 차체를 작고 날렵한 쿠페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덩치 큰 차임이 틀림없다. 
3 비교적 짧아 보이는 보닛 역시 사진으로만 그렇다. 실제로는 길다. 이보다 두 배는 더 길어 보이는 요즘 메르세데스 마이바흐의 보닛과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4 휠 디자인은 밝은색 림이 이어져 있지 않고, 다섯 개 부분이 림과 연결되지 않은 채로 뭉툭하게 시작하는 것이 흥미롭다.
5 밝은색 선은 중심을 향해 뻗어 나갔다가 돌아오면서 날카롭게 점점 더 좁아져, 다음 부분이 시작되기 직전의 이 점에서 림의 일부가 된다.
6 차체 양쪽 휠 디자인은 서로 대칭을 이루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차체 오른쪽 휠에서는 스포크마다 있는 가장 좁은 곡선 부분이 뒤쪽이 아니라 앞쪽을 향해야 한다. 이 차에서는 운전석 쪽이 기준이다.
7 이 22인치 휠은 뚫린 부분이 커서 거대한 브레이크 디스크가 잘 드러난다.
8 허세 부리듯 실린더 개수를 써놓은 이 하키 스틱 모양 크롬 장식은 독일 혈통인 소유주가 전통적인 영국식 절제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9 단면이 V자형인 크롬 띠 뒤쪽은 휠하우스 주변의 평평한 테두리를 지나면서 주름이 평평해진다.
10 배기구 바깥쪽 끝에서 시작해 이어지는 이 선은 산뜻하고 신선하다. 
11 다른 특징과 동떨어지게 띠 모양의 크롬 장식 위로 평행하게 그려진 이 간결한 선은 도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실내
1 카메라 렌즈 때문에 왜곡된 것이라 믿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큰 사이드미러다. 안전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적당한 크기는 아니다.
2 이 작은 쪽창이 있어서 도어 유리가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오래전 R 타입에도 똑같은 제약이 있었다.
3 벤틀리는 사진에 나온 것 같은 롤스로이스 스타일 에어컨 송풍구를 합법적으로 쓸 수 있다. 목재 장식 아래의 크롬 장식이 송풍구 테두리에 가지런히 배치된 것이 눈길을 끈다. 굉장히 우아한 터치다. 
4 스티어링휠은 요즘 기준으로는 신기하게 보일 정도로 튀어나온 곳도, 움푹 팬 곳도 없고 표면 소재가 달라지는 부분도 없다. 단순하게 동그랗기만 하다. 반면, 허브는 스티어링휠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보기 좋을 뿐 아니라 감각적으로도 좋을 듯하다.
5 목재 사용은 사려 깊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주 보기 좋다.
6 커다란 테슬라식 태블릿 스크린이 흔한 시대인 만큼 내비게이션 스크린은 스마트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7 오르간식 에어컨 송풍 조절장치도 롤스로이스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8 A필러는 정말 지나칠 정도로 시야를 많이 가린다. 벤틀리는 기술적으로 튼튼하면서 넓지 않은 A필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9 센터콘솔은 조금은 전통적 방식에 치우친 느낌이어서 어수선하고 혼란스럽다.
10 ‘마오쩌둥 주석’ 다이아몬드 퀼팅은 불편하고 값싸 보인다. 다만 시트 표면과 도어 패널을 만들 때 꽤 숙련된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11 이 원형 스피커 커버는 눈에 덜 띄게 만들 수 있었겠지만, 아마도 금속으로 처리하는 것이 더 고급스러워 보인다고 여겼을 것이다.
12 이 작은 스위치 배치는 실수로 보인다. 매끄럽게 처리된 운전석 반대편이 우아해 보이는 것과 달리, 내장재 조각 자투리 아래에 매달려 있다.

 

 

1 이 각도에서 보면 이례적으로 아래를 파낸 펜더 옆선이 훨씬 더 두드러진다.
2 홍보용 사진에는 항상 휠 허브에 있는 B자가 마치 롤스로이스의 것처럼 똑바로 서 있다.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둬도 큰 상관이 없을 텐데.
3 뒷유리 면적이 비교적 넓지만, 검게 칠한 부분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어색하기는 해도 요즘엔 종종 볼 수 있는 방식이다.
4 이 스포일러 가장자리와 비스듬한 지붕 사이의 높이 차이가 크다. 이 차에서 흔히 볼 수 있듯이 표면을 파낸 요소 중 하나다.
5 트렁크리드는 아주 작아서 짐을 싣기 불편하겠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실제로는 골프가방도 충분히 들어갈 것이다. 전반적으로 사진과 실제 크기가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리어램프를 감싸고 있는 무척 가는 크롬 장식은 비례가 훌륭하다.
7 번호판 부착을 위해 파낸 부분의 조금 더 굵은 크롬도 마찬가지로 멋지다.
8 가로로 넓은 배기구는 대칭이어서 훨씬 더 멋져 보인다.
9 위쪽 선과 비교하면 램프 외곽선이 처지듯 부풀어 오른 것이 눈길을 끈다. 자연스러운 것이기는 하지만….
10 띠 모양의 크롬 장식에서 평평하게 만든 두 부분은 정말 빼버려야 한다. 단면이 V자 형태인 부분이 뻗어나가는 것은 휠하우스를 파고들지 않은 채로 내버려뒀어야 했다.

 

 

GM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할리 얼의 눈에 띄어 GM 디자인실에 입사했다. 하지만 1세대 콜벳 스타일링 등에 관여했던 그는 이내 GM을 떠났고 1960년대부터는 프리랜서 디자인 컨설턴트로 활약했다. 그의 디자인 영역은 레이싱카와 투어링카, 다수의 소형 항공기, 보트, 심지어  생태건축까지 아울렀다.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한 그의 강직하고 수준 높은 비평은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985년 <모터 트렌드> 자매지인 <오토모빌>의 자동차 디자인 담당 편집자로 초빙됐고 지금까지도 매달 <오토모빌> 지면을 통해 날카로운 카 디자인 비평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는 벤틀리 디자인 책임자인 슈테판 질라프(Stefan Sielaff)가 영국 런던을 떠나 크루에 있는 벤틀리 본사로 향하는 길에 동행했다. 그가 열차를 타고 있는 동안 편히 쉴 수 있었기에 이야기 나누기 좋은 기회였고, 그와 그의 팀원들이 신형 콘티넨탈 GT를 만들면서 했던 일들로 주제를 넓힐 수 있었다.


먼저 우리는 사진으로 보았을 때 짐작했던 것과 실제 차의 크기가 다른 점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차가 실제보다 작아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의 말이다. “실물을 보면 사진에서 느꼈던 것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죠.” 그러나 그는 작아 보이는 것과 실제로 작은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벤틀리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것이 존재감 있는 차라고 믿고, 디자이너들이 이 쿠페에 그와 같은 존재감을 부여했다고 믿는다.
질라프는 내가 감탄했던, 선 아래를 파낸 표면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디자인 팀에서는 그것을 ‘파워 라인’이라 하고, 벤틀리의 정체성에 중요하다고 여기는 뒤 펜더 윗부분은 ‘둔부(haunch)’라는 표현을 쓴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체 전체를 알루미늄으로 만든 콘티넨탈에 쓰인 기술과 금속성형 기법이 대량생산 관점에서는 완전히 비현실적이지만 벤틀리의 예상 생산량 수준에는 딱 알맞다고 말했다.


새 콘티넨탈과 관련한 작업 중 상당 부분은 실내에 집중됐다. 지면에 실린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목재 사용을 억제한 점이 무척 반가웠다고 이야기하자, 질라프는 무한대에 가까운 선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우리는 저희 소비자들이 그들의 차를 가능한 한 개성 있게 만들고 싶어 한다고 믿습니다.” 그가 이야기했다. “그래서 색깔은 물론 소재에서도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목재, 피아노 블랙, 금속 재질은 물론이고 보시다시피 석재도 있죠.” 나는 금속 바탕에 화강암 질감을 입혀 급격하게 굽힌 부분에 놀랐던 일이 떠올랐다. 인테리어를 다루는 벤틀리의 장인정신은 세상 어느 회사와도 비교할 수 없다고 해도 지나친 과장이 아닐 것이다.


요즘 벤틀리는 강렬하지만 보수적인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지만, 질라프는 새로운 소비자들이 한때 벤틀리의 핵심 소비자였던 진짜 보수적인 영국인들과는 무척 다르다고 강조한다. 지금의 소비자들이 변화를 무척 좋아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앞서 지적했듯, 벤틀리는 크고 강력하며 빠르다. 그것이 벤틀리가 탄생했을 때부터 이어져온 성공의 공식이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벤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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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벤틀리,콘티넨탈 GT,슈테판 질라프,Robert Cumberfo

CREDIT Editor 이진우 Photo <Motortrend>Photo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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