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r&Tech

  • 기사
  • 이미지

생즉필생

이순신 장군은 말했다. “죽고자 하는 자 살 것이고, 살고자 하는 자 죽을 것”이라고. 아니다. 살고자 하는 자가 살 것이다

2017.12.08

CASE 1 내일 수능 보는 딸아이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평소보다 서두른 퇴근길. 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땅이 흔들리며 지진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난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 29분경,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그 지진은 서울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지진이 일어나면 타이어가 터진 상태로 달리는 것처럼 불안정해 제대로 차를 움직일 수 없다. 그럴 땐 운전을 멈춰야 하는데 그 자리에 바로 정차하는 게 아니라 대피하는 사람들이나 소방차, 경찰차 등이 통행할 수 있게 도로 중앙 부분을 비우고 오른쪽에 정차한다. 단 섣불리 차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다. 라디오에서 지진 관련 방송을 들으며 밖의 상황을 인지하고 경찰관이나 소방관 지시에 따른다. 대피할 땐 지진으로 인한 화재로 차 안으로 불이 옮겨 붙지 못하게 창문을 닫고, 차 키는 차에 놓고 주변 건물로 대피한다. 키를 꽂은 채 가는 이유는 구급차나 소방차가 이동할 때 방해가 되면 차를 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CASE 2 지구온난화 때문에 여름이 갈수록 더 뜨겁다. 그런데 뜨겁게 달궈진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타이어가 터졌다.
일단 침착하자. 타이어가 터지고 2차 사고로 이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섣부른 브레이크 조작이다. 타이어가 터진 걸 인지하면 조건반사적으로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싶겠지만 참아야 한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뗀다. 엔진 브레이크로 서서히 속도를 줄여야 한다. 감속하는 도중에 차를 안전한 곳에 정차한다고 스티어링휠을 급하게 꺾지 말자. 이미 타이어가 터져 불안한 차체를 더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속도가 줄었으면 살짝 스티어링휠을 꺾어 갓길로 가 정차하면 된다. 타이어가 터지기 전에 런플랫 타이어를 사용하거나 공기압과 마모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게 최선이다. 예방보다 좋은 대비책은 없다.

 

 

CASE 3 차를 몰고 가는데 뒷자리에 괴한이 숨어 있다 나타났다. 흉기로 위협을 하며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란다. 빨간 신호에 걸렸을 땐 내가 차에서 내릴까 봐 경계한다. 달릴 땐 경계를 조금 푸는 눈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있는 돈 모두 줘버리고 내리게 하거나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다. 모든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면 최후의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는 거다. 괴한의 눈치를 보며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고는 속도가 줄어들 때까지 기다린다. 왼쪽 차선에 차가 오는지도 살펴야 한다. 차가 없다면 문을 끝까지 열고 차가 달리는 방향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최대한 멀리 뛰어내린다. 뛰어내릴 때 머리를 숙이고 두 손과 발을 모아 최대한 웅크린다. 땅에 몸이 닿으면 자동차 주행 방향으로 몸을 빠르게 옆으로 굴린다. 떨어진 바닥이 잔디면 좋겠지만 만약 아스팔트라면 적잖은 부상을 입을 수 있으니 꼭!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하자. 

 

CASE 4 갑자기 차가 말을 듣지 않는다. 시끄러운 엔진은 빠르게 돌아가고, 차는 전속력으로 앞으로 달려나간다. 이게 말로만 듣던 급발진인가?
급발진 사고가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건 운전자들이 차의 이상을 감지했는데도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급발진은 차가 최고출력을 내며 마구 앞으로 튀어나가려는 상황인데, 브레이크 페달을 제대로 밟으면 감속할 수 있다. 하지만 최고출력 상태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여러 번 밟으면 브레이크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깊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발을 떼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변속기 레버를 중립(N)으로 놓는다. 엔진은 계속 돌아갈 텐데 재빨리 시동을 끄면 된다. 만약 가속이 계속되면 외부의 힘을 이용해 차를 멈춰야 하는데, 전봇대나 나무 등에 정면으로 부딪히지 말고 벽 같은 곳에 차를 옆으로 긁히면서 속도를 낮추는 게 충격이 덜하다.

 

CASE 5 여자친구와 강원도 태백으로 여행을 갔다. 강원도라 그런지 춥고 눈도 많다. 오늘은 영하 15℃다. 산골짜기에 예약해둔 펜션으로 가는 길인데 눈발이 거세졌다. 차는 네바퀴굴림에 윈터 타이어까지 끼웠다. 자신만만하게 올라가던 중 차가 멈췄다. 아! 이런. 기름이 없다. 산속 깊이 들어와 스마트폰도 먹통이다.
제발 무얼 하려고 시도하지 마라. 차를 벗어나는 순간 생존 확률은 절반 이상으로 떨어진다. 특히 캐나다나 북유럽의 추운 지역에서 고립된 사람 중 차를 벗어난 사람들은 대부분 저체온증으로 죽는다고 한다. 바깥보다 온도가 높은 실내에서 있는 게 생명 연장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 그러니 여자친구를 위해 구호를 요청하고 오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우선 여자친구를 안심시키고 서로 껴안아 체온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리고 구조대가 올 때까지 여자친구와 지금껏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길.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 나가지 마라.

 

 

CASE 6 모터사이클을 타고 도망치고 있다. 뒤에는 자동차를 탄 킬러들이 총을 난사하며 나를 쫓는다. 때마침 동료가 차를 타고 도와주러 왔다. 창문을 열고는 차 안으로 점프하라고 손짓한다. 총알을 피하기 위해 차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총기 사용을 허용하지 않아 이런 상황이 있을까 싶겠지만 혹시 모를 일이다. 당신이 국정원 요원이 될 수도 있으니까. 자동차 창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려면 차와 같은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오래 직진할 수 있는 도로에서 차 조수석 옆에 바짝 붙는다. 시트에 발을 올려 두발을 모아야 한다. 균형이 어느 정도 잡혔다 싶을 때 왼손을 떼 차체를 잡는다. 오른손은 스로틀 레버를 잡으며 속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놓아선 안 된다. 스로틀 레버 컨트롤이 생명을 결정한다. 조금이라도 빠르거나 늦으면 차와 헤딩하고 모든 것이 끝난다. 자, 심호흡을 하고 머리를 창문으로 넣음과 동시에 오른손을 놓고 두 발은 자동차 쪽으로 점프를 한다. 가슴 아래쪽까지만 창틀에 걸려도 반은 성공이다. 이제 몸을 안으로 구겨 넣는 일만 남았다. 

 

CASE 7 일차선 도로 위, 납치범들이 탄 차 두 대가 내 차를 앞뒤로 막으며 멈춰 세우려 하고 있다. 차를 제칠 수도 없다. 절대 멈춰선 안 된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납치범의 차를 어떻게든 처리해야 도망을 갈 텐데. 들이받아버릴까? 
길을 가로막는 앞차를 들이받아 도로 밖으로 밀어내는 일은 영화처럼 쉽지 않다. 어느 정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일단 충격이 있을 테니 안전벨트를 다시 한번 확인하자. 그렇다고 큰 충격을 주면 안 된다. 에어백이 터지면 당신의 시야를 가릴 테니까. 왼쪽에 붙어 틈이 나길 기다려라. 틈이 나면 조수석 앞 범퍼로 길을 가로막는 차의 운전석 뒷바퀴 부분을 밀 듯이 받아라. 그리고 스티어링휠을 오른쪽으로 돌려주자. 빠른 속도도 필요 없다. 시속 40킬로미터면 충분하다. 계속 밀지 말고 두 차가 직각이 됐을 때 속도를 낮춰 거리를 둬라. 곧 앞차는 당신 눈앞에서 균형을 잃고 빙빙 돌며 낭떠러지로 떨어지든 벽에 부딪힐 거다. 이제 뒤에 한 놈 남았다.

 

 

CASE 8 비 오는 날 간선도로를 따라 차를 몰고 가는데 차가 옴짝달싹 못 하고 서 있다. 갑자기 하늘이 뚫렸는지 폭우가 쏟아진다. 설상가상으로 도로까지 무너져서 도로 옆 하천에 휩쓸려 차가 점점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물에 휩쓸릴 것 같으면 재빨리 창문을 열어야 한다. 이것이 물에 휩쓸려 차가 가라앉고 있을 때 탈출할 수 있는 가장 나은 방법이다. 창문을 미리 열어두지 않으면 차 안의 기압과 물가의 수압이 달라지면서 차 문을 열기가 어렵다. 운이 좋아 창문을 끝까지 내렸다면 그곳으로 탈출하면 된다. 물에 가라앉기 전에 창문을 열지 못했더라도 포기하지 말자. 마지막 기회가 남았다. 차 안에 물이 꽉 찰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이다. 차에 물이 꽉 차면 차 안과 수압이 같아져 어렵지 않게 문을 열 수 있다. 이제부터 필요한 건 뭐? 숨 참기. 시간이 없다. 빨리 물 위로 올라가라.  

 

 

 

 

모터트렌드, 자동차, 위급상황

 

What do you think?
좋아요

TAGS 지진,지구온난화,괴한,급발진,겨울 주행,폭우,도로 위 대처법

CREDIT Editor 김선관 Photo Heyhoney 출처 MOTOR TREND

Film

film 더보기
SUBSCRIBE
  • 메인페이지
  • PlayBoy Korea
  • MOTOR TREND
  • neighbor
  • 東方流行 China

RSS KAYA SCHOOL OF MAGAZINE

Copyright Kayamedia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