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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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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태풍

XC60는 최신 볼보의 가치가 모두 녹아 있다. 아주 우아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그래서 이 차가 몰고 올 파괴력을 선뜻 짐작하기 어렵다

2017.11.24

 

3년 연속 1위. 응? 멀쩡한 정신에 보고서도 눈을 의심했다. 하지만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신형 XC60 소개 자료에는 분명 ‘유럽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 3년 연속 판매 1위’라고 쓰여 있었다. 현행 XC60는 지난 제네바 모터쇼에서 데뷔한 신상이다. 그러니까 이 기록은 구형 XC60가 세웠다는 이야기다. 2008년 데뷔한 노장이 벤츠 GLC와 아우디 Q5, BMW X3 등 더 젊고 이름값이 높은 경쟁자들을 따돌렸다니. 난 예상도 못한 사실에 황당해하다, 이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볼보는 애초 왜건, SUV와 같은 라이프스타일 모델에 강한 브랜드다. 그들이 추구해온 인간 중심의 철학이 다시금 빛을 보기 시작한 거다. 시장의 이런 관심은 신형 XC60의 데뷔와 함께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국내 사전계약도 1400대를 넘겼다. 수입 프리미엄 SUV로서는 대단한 성과다. “유럽 동급 판매 1위라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베스트셀러는 기본에 충실한 제품이야.” 신형 XC60의 시승을 앞두고 자료를 들여다보며 고민하던 내게 김형준 편집장이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난 이 기본에 대해 파헤쳐보기로 했다. <모터 트렌드> 편집부 모두와 함께. 

 

 

우아하고 정교한 디자인, 흠잡을 데 없는 구성
볼보는 지금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하고 있는 브랜드다. 라인업을 40, 60, 90 등 크게 세 부분으로 정리하더니,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무려 네 종류의 90 시리즈를 쏟아냈다. 하지만 이건 전초전에 불과하다. 핵심 모델이자 새 60 시리즈의 신호탄인 신형 XC60의 판매가 이제 막 시작됐으니 말이다. 브랜드 확장을 견인할 소형 크로스오버 XC40도 최근 들어서야 공개됐다. 최신 볼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디자인, 그중에서도 비율이다. 엔진을 차체 앞쪽에 가로로 얹는 앞바퀴굴림 레이아웃인데도 전통적인 뒷바퀴굴림 모델처럼 객실을 뒤로 밀어내 우아하고 날렵한 느낌을 내고 있다. 90 시리즈를 통해 선보인 이 디자인은 XC60로도 이어지고 있다. XC60는 군살을 덜어낸 XC90처럼 보인다. 바퀴와 필러의 위치는 물론 도어 절개선의 방향까지 흠잡을 곳이 없다. “도어의 오목한 부분과 볼록한 부분이 거울처럼 완벽한 대비를 이루고 있어. 치밀한 디자인 감각을 알 수 있는 부분이야.” 한 발짝 뒤에서 XC60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형준 편집장이 볼보의 세심함을 칭찬했다. 
모두가 완성도에 감탄하고 있는 동안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비율이 좋아서 실제 수치보다 차체가 더 커 보여. 이건 굉장한 장점이지. 우리나라 사람들, 큰 차 좋아하잖아.”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서인수 기자는 “맞아요. 그래서 비싸 보여요. 게다가 굉장히 정교하기까지 해요. T자형 주간주행등은 정말 최고예요. 이렇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주간주행등은 지금껏 없었어요”라며 XC60의 디테일에 감탄했다. 옆에 있던 김선관 기자도 한마디 거들었다. “저는 테일램프도 마음에 들어요. 멀리서 봐도 볼보인 걸 한 번에 알 수 있잖아요.” 그들의 대화를 유심히 듣던 김형준 편집장이 다시 입을 열었다. “압도적으로 스포티한 것도, 흐드러지게 화려한 것도, 지나치게 단순한 것도 아냐. 하지만 그 모든 요소를 슬쩍슬쩍 드러내. 과거 볼보의 견고한 느낌도 살아 있고.” 
만약 최신 볼보가 겉모습만 번지르르했다면 지금 같은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을 거다. 결국 운전자가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곳은 실내니까. 90 시리즈를 통해 소개된 볼보의 새 인테리어는 분위기와 레이아웃, 소재, 조립품질, 공간 활용, 장비 구성 등 모든 면에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특징이 제대로 담겨 있어. 밝고 차분하며 간결해. 특히 쾌적한 시야가 마음에 들어. 스타일을 강조하다 보면 디자인이나 기능이 손해를 보기 십상인데 이 차는 그런 점이 보이지 않아.” XC60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김형준 편집장이 운전석에서 내리며 말했다. 평소 광합성을 즐기는 김선관 기자도 XC60의 화사한 실내를 칭찬했다. “앞 유리가 경쟁 차종보다 누워 있는 데다 더 길어요. 실내로 빛이 많이 들어와서 정말 좋아요.” 

 

 

비율, 즉 균형에 대한 볼보의 집착은 실내로도 이어진다. 창문 크기나 필러와 벨트 라인의 위치, 시트 크기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아늑하면서도 여유롭다. 소재와 장비 구성도 훌륭하다. “실내에서 플라스틱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대부분 나무와 가죽이지. 특히 인스크립션 모델에 쓰인 하얀 나무가 인상적이야. 스웨덴 해안가에 떠다니는 죽은 나무를 사용했다는데 정말 멋진 생각인 것 같아.” 이진우 기자가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우드 패널을 쓰다듬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인테리어에 유독 깐깐한 서인수 기자 역시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맞아. 소재가 참 좋아. 그래서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야. 그리고 조립 품질도 굉장히 뛰어나. 패널이 들뜨거나 어긋난 부분이 없어. 꼼꼼히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해.” 작은 특징 하나를 찾으면 거기에 유독 집착하는 김선관 기자도 한마디 보탰다. “동승석 송풍구 아래쪽 알루미늄 몰딩 위에 붙인 스웨덴 국기 마크도 근사해요. 그냥 디자인 요소인 줄 알았는데 몰딩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다 뒤틀리는 것도 막아준다지 뭐예요.”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김형준 편집장은 시트 크기를 지적했다. “생각보다 뒷좌석 무릎 공간과 발 공간이 좁아. 뭐, 동급 차들 대부분이 이 정도니까 이해할 수 있지만 시트가 작은 건 조금 실망이야. 예전 볼보는 안 이랬거든. 특히 쿠션이 짧아서 불편해.” 하지만 나윤석 칼럼니스트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시트가 작긴 하지만 불편하진 않아. 몸에 착 붙는 인체공학적 설계거든. 무엇보다 시트가 작기 때문에 실내가 답답하지 않잖아. 정말 영리한 공간 활용이라고.” 대화를 듣던 이진우 기자가 중재에 나섰다. “차체 크기를 생각해야죠. 우아한 비율을 위해 객실을 뒤로 밀었는데도 이 정도 공간을 확보한 건 칭찬받아 마땅해요. 이 때문에 수직 구조의 코일 스프링 대신 가로배치 리프 스프링을 개발했다니까요? 뒤쪽 서스펜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여 공간을 넓게 쓰는 거예요. 이런 아이디어는 다른 메이커도 본받아야 해요.”

 

 

하지만 편의·안전 장비 부분에서는 모두의 의견이 일치했다. XC60의 장비 구성은 ‘종합선물세트’라는 진부한 표현을 쓸 수밖에 없을 만큼 풍성하다. 기본형인 모멘텀도 경쟁자보다 더 많은 장비를 갖춘다. “준자율주행 기술로 일컬어지는 인텔리 세이프가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들어가 있어. 이것만 봐도 XC60의 수준을 알 수 있지.” XC60의 장비 구성을 보며 뿌듯해하던 김형준 편집장(곧 계약할 기세였다)이 이렇게 말했다. 나윤석 칼럼니스트도 이 의견에 한마디 더했다. “이 가격에 이런 구성은 반칙이나 다름없어. 독일 3사가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어. 개인적으로 ‘가격 대비 성능’은 인스크립션이 더 좋아 보여. 4존 에어컨, B&W 오디오, 고급 가죽만 해도 가치가 충분하거든.” 칭찬에 인색한 이진우 기자 역시 XC60의 장비들을 마음에 들어했다. “XC60를 타면서 가장 흡족한 순간은 고속도로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고 달릴 때야. 차가 알아서 가속과 감속을 하고 차선을 유지하거든. 앞에 차가 끼어들어도 당황하지 않고 적절하게 감속하면서 주행 라인을 스스로 유지해. 실내는 더없이 고요하고 B&W 오디오는 생생한 음악을 전달하지.” 참고로 기본형인 모멘텀과 고급형인 인스크립션의 가격 차이는 650만원이다(D4 기준).

 

 

 

최신 볼보의 결정체 
현재 XC60는 D4와 T6 두 모델만 수입된다. 시승차는 주력 모델인 D4. 190마력, 40.8kg·m의 힘을 내는 2.0리터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얹는다. 이전 XC60가 그랬듯 정숙성은 최고 수준이다. 디젤 엔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서인수 기자마저 포용할 정도다. “난 디젤차를 좋아하지 않아. 걸걸대는 엔진 소리와 덜덜거리는 진동이 몸과 귀를 시종일관 피곤하게 하거든. 그런데 XC60의 디젤 엔진은 생각보다 부드러워. 공회전 때도 크게 거슬리지 않고.”

운전 감각 역시 매끈하다. XC60를 과격하게 몰아붙이고 온 김형준 편집장은 이렇게 말했다. “거슬거슬한 부분이 거의 없어. 운전대도 가벼워서 손목에 부담을 전혀 주지 않아. 그런데도 노면 정보를 착실하게 전달하고 응답성도 뚜렷해. 서스펜션 반응 역시 자연스러워. 짧은 코너를 연속해서 빠져나갈 땐 움직임이 조금 산만해지지만 이마저도 다이내믹 모드로 바꾸면 어느 정도 해소돼. 오프로드 모드에선 섀시가 부드러워지면서 스티어링이 가벼워져. HDC도 알아서 켜지고. 온로드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험로주행에 관해서도 어느 정도 대비를 하고 있는 거지. 여러모로 균형 감각이 뛰어난 차야.” 

 


나윤석 칼럼니스트(전기회로와 쇠붙이를 사랑하는 공대 출신이다)는 특히 섀시를 마음에 들어 했다. “바퀴가 구르는 감촉이 비단결 같아. 90 시리즈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90 시리즈 덕분에 60 시리즈가 더 숙성된 SPA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그의 말처럼 XC60는 90 시리즈보다 밀도가 더 높았다. 컴포트 모드에서의 느슨한 구석을 촘촘히 메웠고, 다이내믹 모드에서의 모난 부분을 조심스레 깎아냈다. 물론 세련된 서스펜션 세팅은 그대로다. 노면에서 비롯된 잔진동과 의도적인 무게 이동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까닭에 승차감이 좋고 자세도 안정적이다. 시승을 마친 우린 한자리에 모였다. 먼저 서인수 기자가 입을 뗐다. “볼보는 이 급 SUV를 찾는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짚었어. 조목조목 따지고 들면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어. 이 차를 살 이유보다 사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야.” 김형준 편집장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맞아. 상품성이 매우 뛰어나. 디자인, 감각, 품질, 구성, 가격 등 도무지 트집 잡을 게 없지. 사전 계약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그럴 만도 하겠어. 잘 팔리는 차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니까.” 김선관 기자의 의견도 비슷했다. “XC60만큼 ‘가성비’가 뛰어난 동급 SUV는 없어 보여요.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편의·안전 장비만으로도 경쟁자를 압도하죠.”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이런 상품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볼보는 영리해. 자신들에게 60 시리즈, 그중에서도 XC 모델이 얼마나 중요한지 너무 잘 알고 있어. 그래서 모든 걸 XC60에 쏟아부은 느낌이야.” 내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XC60는 최근 등장한 볼보 중에서 가장 짜임새가 높다. 각 브랜드의 주력 차종이 그렇듯이 말이다. 경쟁자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XC60는 분명 프리미엄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XC60가 기대 수준을 너무 높게 끌어올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60 시리즈와 40 시리즈 등 앞으로 볼보가 선보일 신차가 적지 않다. 그 차들도 과연 XC60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까?   글_류민

 

 

 

 

 

 

모터트렌드, 볼보, XC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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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VOLVO,XC60 D4,XC60 T6,최신 볼보,중형 SUV

CREDIT Editor 서인수 Photo 최민석, 박남규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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