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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을 필요는 없다

끝없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를 제공하는 자동차가 과연 우리가 바라는 차일까? 과시하기 위해 이런 기술을 마구 적용하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될까?

2017.10.23

많아도 너무 많아 BMW M은 운전자가 파워트레인과 스티어링, 서스펜션 세팅을 조합해 무려 200가지가 넘는 구성을 만들 수 있다.

 

도로가 좁아졌다. 산 옆으로 구불구불한 길이 시작됐다. 흐르는 구름을 향해 달려 앞길을 넘어 오르니 이리저리 꺾이고 굽이진 길에 들어섰다. 근육이 단단해지고 반응이 날카로워져야 할 때가 왔다. 마세라티 르반떼를 스포츠 모드에 몰아넣을 시간이다. 커피 캔 속에 성난 말벌 무리를 쑤셔 넣은 것처럼 실내는 요란하고, 타이어는 콘크리트처럼 단단해진다. 르반떼는 크고 명확하게 말한다. 난 이제 빠르게 내달릴 수 있다고.
단지 마세라티뿐이 아니다.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는 서스펜션이나 변속기, 스티어링 감각, 스로틀 같은 부분을 조정하는 다이내믹 시스템을 설정할 때 이런 게임을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운전자들은 이런 설정이 실제로 변화를 일으킨다고 믿기 때문이다. 애스턴마틴의 역학 전문가 맷 베커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버튼을 누르고는 자신이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느낍니다.” 매우 유능한 전문가들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부러 과도한 수준을 보여준다. 그다음 엔지니어들이 원하는 대로 되돌려놓는 거다.
마세라티의 엔지니어들은 이 사실을 인정한다. 르반떼에 얹힌 ZF 8단 자동변속기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스포츠 모드에서의 변속이 페라리의 듀얼 클러치 변속기만큼 부드러운 그 변속기 말이다. 하지만 마세라티는 기어 단수를 올릴 때 심할 만큼 ‘쿵’ 하고 변속되도록 의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설정했다. 많은 사람이 빠르고 날렵한 주행에선 변속기도 거칠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빠르고 재능 있는 레이서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앉아보면 그들이 얼마나 부드럽게 운전하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할 거다. 
그렇다고 이런 식으로 설정하는 것에 사악한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 자동차의 역동성에 대한 피드백을 조작하는 게 인식을 바꿔버리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물리적인 법칙까지 속이는 건 아니다. 운전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건 세련된 전자 장비와 기술의 산물이다. 아울러 역학 엔지니어들도 자동차의 시스템을 좀 더 정밀하게 조정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됐다. 그럼 여기서 핵심적인 질문 하나, 사람들은 이렇듯 깨알같이 조정해 과연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게 될까?
마세라티의 한 엔지니어는 BMW가 M 모델에 채용한 시스템에 강한 호기심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차체 자세 제어와 스로틀 반응, 감쇄력, 스티어링 감각, 변속 속도 등을 각각 조정해 총 243가지의 조합이 가능한 그 시스템 말이다. 그는 이런 아이디어를 좋아한다.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마세라티 구매자들이 이런 시스템에 관심을 보이는 걸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사실 전설적인 드라이버인 후안 마누엘 판지오 같은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 그들은 가상 자동차들의 성능 특성을 입맛에 맞게 바꿀 수 있는 비디오게임을 하며 성장한 세대다.
개념적으로는 매우 구미가 당기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현실 세계의 도로와 기상 조건에서는 얼마 안 되는 조합으로도 최적의 역동적인 성능과 정밀한 주행, 핸들링, 동력 반응 등을 전달할 수 있다는 거다.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는 강력한 도구와 기술이 있는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자동차 역학 엔지니어는 바보다. 하지만 이 도구와 기술은 의미하는 바가 있어야 한다. 그게 끝이어서도 안 된다. 포르쉐 911과 쉐보레 콜벳에서부터 지프 랭글러와 레인지로버까지, 그리고 스바루 WRX와 골프 GTI까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흥미로운 자동차 대다수는 까다롭게 그들의 명성을 쌓아나간다. 그 차를 만든 사람들의 개성과 역량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런 차들은 결코 고객이 끝없이 선택할 수 있는 메뉴를 제공하지 않는다. 그저 쉽고 분명한 관점을 제시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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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마세라티,르반떼,다이내믹 시스템,변속기,엔지니어

CREDIT Editor Angus MacKenzie Photo PR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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