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멋스러운 디자인으로 현대의 간판 소형차였다. 기아에 프라이드가 있다면 현대는 엑센트가 있었다. 신차 시장은 물론 중고차 시장도 거래가 활발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렀고 자동차 유행도 상당히 바뀌었다. 요즘 <모터 트렌드>만 봐도 소형차 기사를 찾기 어렵다. 소형차는 경차와 준중형 사이에서 그 존재감이 희미해져 갔다. 몇 년 전부터 불어오는 소형 SUV 바람 역시 한몫했다. 중고차 시장은 어떨까? 신차 시장과 마찬가지다. 소형 중고차 거래는 예전처럼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문의하는 사람들도 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르면, 수요가 적을 경우 가격은 내려간다. 그렇다면 엑센트 중고차 가격도 내려가야 정상이다. 하지만 엑센트 중고차 가격은 수요가 떨어진 만큼 큰 폭으로 내리지 않았다. 

“소형차의 가격은 경차가 지켜줍니다.” SK엔카 직영 장한평 지점 이상원 실장의 말이다. “이것은 비단 소형차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차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신차 시장에서 특정 세그먼트의 엔트리 모델이 한 단계 아래 세그먼트의 최상위 모델보다 저렴하게 팔릴 수 있겠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만약 같은 연식과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다면 엑센트 중고차 가격이 스파크나 모닝 밑으로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얘기죠. 아무리 찾는 사람이 없어도 말이죠.” 

여전히 엑센트 중고차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중고차 감가율이 꽤 크기 때문이다. 엑센트의 신차 가격은 다른 소형차에 비해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많이 팔리는 1.6리터 디젤 모델 기준으로 가장 높은 트림의 가격이 준중형인 아반떼 엔트리 모델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오히려 엑센트가 더 비싸다. 대신 중고차 시장으로 넘어오면 감가율이 높아 구입할 때 훨씬 저렴하다. 구입 문의를 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2~3년 된 중고차를 선호한다. 편의장비가 어느 정도 구비돼 있고 3년 정도가 감가율이 제일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엑센트 중고차 시장에는 2010년식부터 2013년식까지 매물이 많다. 그 당시는 신차 시장에서 엑센트를 비롯한 소형차 거래가 활발했을 때다. 하지만 2014년 이후 신차 판매가 떨어지면서 엑센트 중고차 매물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누구에게 어울릴까?
운전을 막 시작한 초보자들에게 이보다 좋은 선택은 없을 것 같다. 엑센트는 콤팩트한 크기로 주차가 편하고 좁은 골목길도 요리조리 빠져나갈 수 있다. 이런 이유라면 작은 차체에 혜택까지 많은 경차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생길 거다. 물론 경차의 다양한 혜택과 쉬운 운전이 매력적일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경차는 실내 공간을 이용하기가 어렵다. 엑센트는 소형차 중에서도 실내 공간과 트렁크가 넉넉해 사람을 태우거나 짐을 싣기가 경차보다 용이하다(공간 잘 뽑아내기로 유명한 현대답다). 또 자동차 제조사들이 경차의 안전성을 위해 노력하지만 아직도 ‘경차는 위험하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다. 크기가 작아 충격 흡수 공간이 적기 때문인데 그런 걱정을 하는 초보 운전자라면 경차보단 소형차가 낫다. 앞유리 시야도 넓어 운전하거나 주차하기에도 부담스럽지 않다. 

 

 

여성 운전자를 위한 위트
엑센트는 세단뿐 아니라 위트라는 해치백 모델도 가지고 있다. 세단도 20, 30대를 위한 디자인을 갖췄지만 좀 더 감각적인 모델은 해치백이다. 아베오나 프라이드 세단은 해치백을 바탕으로 뒷부분을 늘려 세단을 만드는 것과 달리, 엑센트는 세단의 뒷부분을 잘라 해치백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세단의 안정적인 모습과 라인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 세단보다 해치백 모델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프라이드보다 너비가 15밀리미터 좁고 나머지는 거의 비슷하다. 신차 가격 기준으로 세단보다 해치백이 50만~100만원 더 비싸다. 세단보다 길이가 255밀리미터 짧고 프라이드보다 너비가 15밀리미터 좁아 주차나 골목길 주행이 더 쉽다. 그래서 여성 운전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해치백도 있다 엑센트는 세단뿐 아니라 해치백 모델 위트도 있다. 위트는 여성 운전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혜택은 없지만 강점은 있다
국내에서 소형차는 계륵 같은 존재다. 가격은 준중형차와 비슷한데 혜택이 경차처럼 많은 것도 아니다. SK엔카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엑센트 중고차 매물은 2010~2013년식이 주를 이룬다. 웬만해서는 보증기간이 남은 차를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보험료와 부품값이 국산차 중에서도 저렴한 편에 속한다. 연비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1.6리터 디젤 모델은 도로에 돌아다니는 차를 통틀어 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연비가 좋다. 이렇다 할 결함과 문제점도 없어 보인다. 단, 1.6리터 가솔린 엔진은 잘 살펴야 한다. 아반떼나 K3, 프라이드에도 들어간 엔진으로 인터넷 동호회에서 엔진오일 감소나 알 수 없는 소음으로 불만을 호소하는 오너들이 많았다. 연비가 좋고 짐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보니 영업용 차(법인 차나 렌터카)로 엑센트를 운용하는 경우가 많다. 주행거리가 길고 외관에 상처가 많은 만큼 가격은 상당히 저렴하니 부담 없는 첫 차로 눈여겨보시길. 

 

오너들의 뒷담화

좋아요
1. 소형 세단 중 가장 멋지지 않나요?
2. 연비와 유지비를 생각한다면!
3. 노키아 휴대폰 같아요. 고장이 없어요.

싫어요
1. 편의장비는 프라이드가 나은 듯.
2. 가격대가 아반떼랑 비슷하네.
3. 가속과 거리가 먼 기어비.

 

 

모터트렌드, 중고차, 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