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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감춰진 치열한 생존 경쟁

정유사, LPG 회사 그리고 한전이 미세먼지 뒤에 숨어서 그들의 미래 먹거리를 위해 치열한 암투를 벌인다

2017.06.12

1차 연료로 불리는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때문이다. 그런데 화석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가 전력생산과 제조업이다. 대표적으로 전기를 만들 때 석탄을 태워 물을 끓이고, 여기서 나온 증기로 터빈을 돌린다. 또 철강재 제조를 위해 철광석을 녹일 때 석탄을 태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2012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배출하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가장 큰 원인은 제조업 연소다. 산업 현장에서 전체 미세먼지의 64.9퍼센트, 초미세먼지는 52퍼센트를 배출한다. 이어 건설기계, 항공기, 농기계 등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각각 11.9퍼센트와 17.3퍼센트로 2위를 차지한다.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도로이동 오염원(자동차)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는 10.8퍼센트, 초미세먼지는 15.6퍼센트로 세 번째 비중이다. 


그렇다면 자동차 부문의 배출은 누가 주범일까. 환경부에 따르면 단연 화물차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68퍼센트를 화물차가 뿜어낸다. 디젤 RV도 22.5퍼센트로 높은 편인데, 둘을 합치면 디젤 자동차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91.4퍼센트에 달한다. 반면 승용차(디젤 포함)의 배출 비중은 0.3퍼센트에 머문다. 먼지 배출이 가장 적은 분야인 목재 및 펄프 제조업보다 조금 높을 뿐이다. 


LPG 회사는 이 부분을 파고든다. “화물차는 모르겠고, 수송 부문에서 디젤 RV의 배출 비중이 두 번째로 높으니 RV에도 LPG 엔진 탑재를 허용해달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이 경우 LPG RV의 확산을 위해서 경유 가격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LPG 연료가 경유에 비해 미세먼지 배출이 적다는 점이 근거다. 


그러자 휘발유와 경유를 만드는 정유사는 LPG 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도 경유 못지않다는 객관적 사실을 제시했다. 산업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2009년 LPG 차도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배출이 경유차와 큰 차이 없다며 내놓은 보고서가 발단이다. 물론 당시 환경부는 실내 시험 결과는 비슷할지 몰라도 일반도로 주행시험에선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20배 많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또한 현재 LPG 차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측정 기준 자체가 없는 점도 문제 삼는다. 측정하지 않는 배출가스를 두고 경유차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논리다. 그래서 미세먼지 문제는 수송 부문의 연료 시장을 지키기 위한 정유사와 점유율을 늘리려는 LPG 기업 사이의 끝없는 공방이다. 


그런데 둘의 공방을 팔짱 끼며 지켜보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전력이다. 이들은 이른바 “기름으로 통칭되는 경유와 LPG 대신 에너지원을 전기로 바꾸면 된다”고 역설하면서 “그럼 수송 부문에서 시끄러운 미세먼지도, 질소산화물도, 심지어 이산화탄소 걱정도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감추는 게 하나 있다. 전기를 만들어내는 석탄이다. 석탄 또한 탄소 덩어리여서 태우면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지난해 6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국립환경과학원은 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충남 당진·태안·보령·서천 지역 상공에 아황산가스 등 2차로 생성된 미세먼지가 서울보다 최대 2배 이상 많이 떠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전기는 친환경이지만 전기를 만드는 과정은 여전히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한전은 그럼에도 이미 전국에 1400여 기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다. 당장은 전기차용 전력을 생산, 판매해도 수익이 남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이 말은 곧 과거 수송 부문 진출은 꿈도 꿀 수 없었던 한전이 EV의 출현으로 진입이 가능해졌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때를 대비해 태양광 및 에너지 저장장치(ESS) 등도 추구한다. 당장은 신재생에너지를 추진하되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EV용 판매’ 구도를 가져가면 수송 부문을 완전 장악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미세먼지는 표면적인 명분일 뿐 이동 수단의 연료 변화는 에너지 전쟁에서 비롯된다. 1910년대 뉴욕의 전기차가 사라진 것은 오랜 충전 시간과 짧은 주행거리였고, 전기가 각 가정에 도달하기 위해 설치되는 전력 케이블의 확장은 고속도로 주유소의 설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지에도 전기가 들어가고 충전 시간도 짧아지고 있다. 그래서 LPG 회사는 “전기로 가는 시대의 징검다리 수송 연료로 LPG를 활용하자”고 주장하며, 정유사는 “불필요한 징검다리보다 전기로 넘어갈 때까지 배출가스 감축 기술을 개발하는 게 비용이나 효율 면에서 유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물론 그 사이 전력을 생산, 판매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한전의 독점적 전력 유통망을 깨야 한다는 입김이 강해지는 것도 에너지 시장과 무관치 않다. 한전이 수송 부문에 들어오니 정유사도 발전 시장에 본격 뛰어들겠다는 뜻이다. 그래서 자동차 부문 미세먼지 논란에서 환경은 그저 명분일 뿐 이면은 화석에너지 기업 간의 사활을 건 싸움이다. 글_권용주(<오토타임즈> 편집장)

 

 

모터트렌드, 자동차, 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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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미세먼지,초미세먼지,미세먼지 해결책,자동차 미세먼지,자동차연료,에너지,배출가스

CREDIT Editor 이진우 Photo Heyhoney(일러스트레이션)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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