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 트렌드>와 <더 네이버>가 이색 드라이빙을 펼친다
자동차 매거진 <모터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더 네이버>가 손을 잡았다. 앞으로 차라면 사족을 못 쓰는 마니아부터 전문 용어의 늪에서 초점을 잃은 평범한 여성까지 모두 아우르는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펼쳐낼 예정이다. 감성과 기술적인 내용이 함께하는 새로운 두 시선. 이 흥미로운 레이스의 시작은 <모터 트렌드> 류민 에디터와 <더 네이버>의 설미현 에디터가 함께한다. 첫 타자는 얼마 전 공식 출시된 인피니티 Q30. 남과 여, 그들은 분명 같은 차를 탔지만 내리는 순간 그 얼굴은 달랐다.

 

 

디자인과 감성 지수는?
Q30은 인피니티 최초의 준중형 차다. 작은 차에 관심을 두지 않던 인피니티가 야심차게 첫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길이 4425밀리미터의 작은 체구지만 웬일인지 왜소해 보이지 않는다. 볼륨감 넘치는 근육질의 몸매 덕분이다. 보닛부터 시작되는 캐릭터 라인은 도어를 넘어 차체 뒤쪽까지 이어진다. ‘질감에 치중한 나머지 자칫 둔탁해 보이진 않을까?’라는 걱정이 무색하게 쿠페를 연상시키는 날렵한 루프 라인을 더해 균형 잡힌 몸매를 완성했다. 유려한 곡선이 너울진 더블 웨이브 보닛, 3D 메시 타입의 더블아치 그릴, 사람의 눈을 형상화한 헤드램프, 초승달 모양의 C필러까지 인피니티 고유의 디자인 요소도 고스란히 녹여냈다.  

반전은 실내다. 탄탄한 볼륨감 뒤에 감춰둔 섬세한 감성이랄까? 차에 오르자마자 Q30이 크로스오버였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된다. 앞좌석 풍경은 프리미엄 세단이라고 해도 믿을 법하다. 이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주도하는 일등 공신은? 바로 고급 스포츠카에서나 볼 법한 알칸타라 내장재다. 인피니티는 앞뒤 좌석은 물론 도어 트림, 센터콘솔, 대시보드까지 차체 구석구석을 알칸타라로 씌웠다. 우아함의 정점은 인피니티의 시그너처 컬러인 퍼플 컬러로 물들인 스티치 장식이 찍는다. 

운전석을 둘러싼 버튼들은 외려 단출하다. 최소한의 디자인으로 운전자의 편의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단, 7인치의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은 조금 더 컸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열고 바람을 맞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글라스 루프다. 보스 오디오의 넉넉한 사운드가 그 아쉬움을 달래준다. 일상생활은 물론 레저, 여행까지 소화하는 크로스오버답게 체구는 작지만 실내는 여유로운 편이다. 트렁크 크기는 430리터로 여행용 가방 4~5개는 거뜬해 보인다. 60:40으로 나뉜 분할식 뒤 시트를 접으면 적재공간은 더 넓어진다. 등받이 가운데에는 스키 스루도 숨어 있다. 

Q30은 남자답다. 그리고 젊고 스포티하고 감각적이다. 목표는 뚜렷하다. 폭스바겐 골프의 빈자리를 꿰차고, 메르세데스 벤츠 A 클래스의 명성을 뛰어넘는 것이다. 글_설미현(<The Neighbor> 피처 디렉터)

 

운동깨나 한 몸이다. 탄탄한 근육질에 젊고 감각적이다. Q30의 감성과 디자인은 딱 그 지점에 위치한다. 그 와중에 여자의 마음까지 읽는 노련함이라니. 스포티하고 볼륨감 넘치는 외형과는 딴판으로, 실내는 고급스럽고 섬세한 세단의 감성을 입혔다. 퍼플 스티치와 조화를 이룬 알칸타라 소재의 우아한 공격! 솔직히 조금 떨렸다.

 

 

기술과 성능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Q30의 데뷔 소식이. 인피니티가 어떤 브랜드인가. 동급에서 성능이 가장 뛰어난 차를 선보여온 브랜드가 아닌가. 그런 그들이 준중형 크로스오버, 그것도 해치백에 아주 가까운 차를 선보인 것이다. 독일차 일색인 수입 준중형차 시장에 이 차가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드디어 Q30이 한국 땅을 밟았다. 실제로 보니 인상이 꽤 과격하다. 실내에는 모서리를 뾰족하게 세운 스포츠 시트가 들어앉아 있다. 알고 보니 국내 사양은 일반 Q30이 아니고 스포츠 버전인 Q30S란다. 이 정도면 외모만으로도 남성의 마음을 충분히 흔들 수 있겠다. 

물론 Q30의 진짜 무기는 따로 있다. 바로 211마력을 내는 2.0리터 터보 엔진과 이 힘을 바퀴에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다.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을 7.2초 만에 끝내는 스포티한 놈이지만 일상적인 운전도 꽤 편안하다.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풍부한 힘(35.7kg·m/1200~4000rpm)을 뿜어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 엔진은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가져온 물건이다. 꽤 많은 웃돈을 주어야 손에 넣을 수 있는 CLA 250이 이미 이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즉, 성능과 내구성에 대한 입증이 끝났다는 뜻이다. 참고로 인피니티(르노 그룹)와 벤츠(다임러 그룹)는 각종 부품을 서로 나눠 쓰는 협력 관계다.

운전 감각은 동급 어떤 모델보다도 짜릿하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인정사정없이 튀어나가고 울퉁불퉁한 노면에서도 아주 근사하게 균형을 잡는다. 덕분에 도로의 흐름을 자신 있게 이끌 수 있다. 또한 운전대의 감각이 빠르고 정직한 데다 타이어의 한계도 높아 굽이진 길에서도 심리적 안정감이 굉장히 뛰어나다. 이 급에서 이런 감각을 가진 차는 흔치 않다.

시승 전 Q30은 골프와 A 클래스 사이를 파고들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타보니 골프 GTI와 같은 자극적인 모델까지 위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표를 보니 인피니티 코리아의 목표도 내 생각과 비슷했던 것 같다. Q30이 국내에 데뷔한 지는 이제 한 달 남짓. 수입 준중형차 시장의 변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글_류민

 

Q30은 211마력, 35.7kg·m의 힘을 내는 2.0리터 터보 엔진과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단다.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아래쪽을 반듯하게 다진 근사한 스티어링휠과 모서리를 뾰족하게 세운 스포츠 시트, 그리고 속도 또는 앞차와의 거리를 스스로 조절하며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까지 갖춘다. 종합 선물 세트가 따로 없다. 

 

모터트렌드, 인피니티, Q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