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치백 하면 떠오르는 모델이 있다. 바로 폭스바겐 골프. 현재 신차 골프는 판매가 중단됐다. 지난 2016년 8월,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의 32개 차종이 인증서류 불법위조를 이유로 인증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증 취소는 중고차에도 영향을 끼쳤다. 폭스바겐이 지속적인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중고 골프를 찾는 사람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SK엔카 직영점도 수요 예측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매입을 거의 중단했다. 중고 해치백 시장의 거래량이 하루아침에 뚝 떨어졌다. 얼어붙은 시장에서도 꾸준히 거래가 이루어지는 해치백이 있다. 볼보 V40이다. 
중고차 시장에서 볼 수 있는 V40은 2013년부터 출시한 2세대 모델뿐이다. 1996년에 등장한 1세대 모델도 있지만 중고차 시장에선 그 모습을 찾기 어렵다. V40은 가솔린과 디젤 모델로 출시됐지만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은 거의 없다. 실제로 SK엔카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20대의 V40 매물 중 가솔린 모델은 단 한 대다. V40 중고차 가격은 2000만~3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대부분 출고한 지 3년이 안 된 중고차다. 
중고차 매물은 적은 편이다. 거래량이 활발해 재고 물량이 없다. 매물이 나오면 바로 팔린다는 이야기다. SK엔카 직영 장한평 지점 이상원 실장의 말이다. “골프 인증 취소 때문에 V40의 거래가 늘어났다고 생각하겠지만 이건 사실과 다릅니다. 인증 취소 전부터 V40을 찾는 사람들은 꾸준했어요. 오히려 골프 인증 취소 후 판매가 잠시 주춤했다 다시 판매량을 회복했습니다. 그때 주춤한 건 볼보뿐 아니라 거의 모든 중고차가 그랬어요. 볼보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볼보를 경험했던 사람들입니다. 전에 볼보를 탔거나 주변에 볼보를 타고 있는 사람이 있거나. 그만큼 중고차 시장에서도 볼보는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입니다.”

 

볼보 V40 2016년, 2017년형 중에서도 3000만원을 넘지 않는 매물이 상당수다.

 

볼보는 안전, 안전을 빼도 볼보
안전의 대명사 볼보답게 기본 모델에도 안전 옵션을 적잖이 포함했다. 시속 50킬로미터 이하로 주행할 때 전방 차량과 추돌 상황이 감지되면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과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측면으로 차량이 접근하면 경고하는 시스템도 적용됐다. 여기에 섀시는 고강도 보론 강철로 만들었다. 측면 충돌할 경우 측면 충돌 보호 시스템(SIPS)이 충격을 보디 전체로 분산시켜 부상을 줄인다. 준중형 해치백인데 안전은 대형차 수준이다. 큰 차는 부담스럽고 안전은 챙기고 싶은 알뜰한 중장년층에게 인기가 좋다. 하지만 안전을 배제하더라도 V40은 꽤 매력적인 차다. 메이드 바이 스웨덴(Made by Sweden)의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에, 연료 효율 면에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이상원 실장이 말을 덧붙였다. “20, 30대 미혼 여자들도 많이 찾습니다. 반면 20~40대 남자들은 글쎄요. 추천해줘도 운전 재미가 떨어지지 않냐는 질문만 합니다.” 정말 볼보의 운전 재미는 떨어질까? 볼보 V40을 시승한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안전하게 잘 달린다. 안전하다고 해서 재미없는 게 아니다. 성격이 다를 뿐이다.

 

아쉬운 부품 관련 서비스
볼보 V40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30대 중반의 남자로 차에 대한 상당한 지식까지 갖췄다. 그는 V40에 대한 장점을 얘기하며 그만한 차가 없다고 일장연설을 늘어놨다. “그런데….” 이제부터가 진짜다. “부품값이 다른 브랜드에 비해 비싸던데요. 바로 받기도 어렵고.” 구매에 다다른 그가 마지막에 고민한 건 부품값과 수급이었다. 중고차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아쉬운 부품 관련 서비스는 비단 V40만의 문제가 아니다. 볼보의 문제이기도 하다. OEM 제품을 취급하는 곳이 적다 보니 정식 수입 제품에 거의 의존해야 한다. 그래서 가격은 높고 시중에 유통되는 부품이 부족하다. 부품을 교체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린다. 10일 이상 기다렸다는 오너들도 있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몇몇 오너는 해외에서 부품을 직접 구한다. 또 공동구매를 하고 오너들끼리 부품을 사고팔기도 한다. 

 

따라올 수 없는 가성비
V40 신차는 3000만원 초반부터 시작하는 경쟁 해치백보다 기본 가격이 높다. 기본 모델이 비싼 건 적용된 안전 옵션 때문이다. 그런데 2년이 지난 중고차를 기준으로 경쟁 해치백 가격과 비교했는데 가격은 얼추 비슷한 2000만원 중반에 형성되고 있다. 아무리 최신 모델이라고 해도 V40을 3000만원 넘는 가격으로 중고차 시장에 내놨을 경우 판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니 중고차 가격은 내려간다. 공급과 수요가 만나는 점이 바로 2000만원 중후반대다. 그러니 V40 중고차의 가격 대비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 실제 SK엔카 사이트에 들어가면 3000만원 넘는 매물을 거의 찾을 수 없다. 2016년, 2017년형 중에서도 3000만원을 넘지 않는 매물이 상당수다. V40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V40 크로스컨트리 판매가 애매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V40에 관심이 쏠려 크로스컨트리 거래가 더디다. 수요가 적어 가격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2016년형의 1만5000킬로미터를 주행한 크로스컨트리는 3200만~3300만원에서 거래된다. 

 

오너들의 뒷담화

좋아요
1. 안전 옵션은 다른 브랜드가 볼보를 따라올 수 없어요.
2. 차체가 무거워 연비가 낮을 줄 알았는데!
3. 고속 주행했을 때 안정성은 좀 의외였어요.

 

싫어요
1. 실내와 트렁크 공간이 생각보다 작더라고요. 패밀리카로는 어렵겠어요.
2. 평행주차 보조 시스템을 한번 써보고 불안해서 안 쓰고 있어요.
3. 주유구로 수분이 유입될 수도 있다는데, 사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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