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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시승기_CHEVROLET

예상처럼 가속 성능은 형편없다. 하지만 기분이 참 좋다. 특히 엔진이 굉음을 내며 힘차게 한 번 회전하고 잠시 주춤거릴 때가 매력적이다.

2017.03.30

오랜만이다. 휘발유 엔진만 달린 차는. 스타트 버튼을 누르는 것조차 가슴이 두근거린다. 진동과 소음이 이렇게 달콤할 수 없다. 물론 지금도 도로 위엔 엔진을 얹은 차가 절반이 넘는다. 그런데 그 차들은 대부분 주행거리연장 전기차(EREV)다. 엔진은 전기를 만들어내는 발전기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차들은 엔진을 쓸 일이 거의 없다. 요샌 주차장마다 충전 시설이 있고 EV 모드의 주행가능거리도 대부분 300킬로미터 이상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몇몇 저가 브랜드가 아직 하이브리드 같은 차를 만들고 있긴 하다는데 도로에서 보기가 어렵다. 아마 대도시에는 주말에만 들어올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참고로 정부는 2027년부터 몇몇 차를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운행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13년 전, 말리부가 현역으로 활동할 때 노후 경유차가 수도권에 진입할 수 없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금 평일에 서울에서 탈 수 있는 차의 마지노선은 EREV다. 


예상처럼 가속 성능은 형편없다. 하지만 기분이 참 좋다. 특히 엔진이 굉음을 내며 힘차게 한 번 회전하고 잠시 주춤거릴 때가 매력적이다. 변속기가 없는 전기차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감각이다. 시끄럽고 덜덜 떨며 가속도 매끄럽지 않은데 대체 뭐가 좋으냐고? 글쎄, 음질도 별로고 잡음도 많으며 불편하기까지 한 LP판(바이널 레코드)으로 음악을 감상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건 취향과 감성의 영역이다. 실내는 몹시 답답하고 복잡하다. 자글자글 뭐가 많아서 정신이 없다. 센터페시아의 버튼들이 전부 터치스크린으로 통합되기 시작한 게 이때쯤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특히 계기반이 문제다. 바늘이 달린 아날로그 태코미터는 향수를 일으키지만 내가 지금 시속 몇 킬로미터로 달리고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옛날에는 어떻게 이것만 보면서 운전을 했을까? 


그래도 말리부에는 애플 카플레이와 무선충전 패드가 있다. 요새는 필수 장비다. 비록 카플레이가 USB 케이블로 연결하는 구석기시대 버전이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는 분리할 수 있는 태블릿 PC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괜히 잡아당겼다가 부술 뻔했다. 운전을 돕는 장비도 있다. 차선 유지 보조와 전방 충돌 경고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부주의로 차선을 벗어나면 스스로 제자리로 돌아오고 주행 방향에 장애물이 있으면 경고를 한 후 속도를 줄인다. 옛 카탈로그를 살펴보니 차선 유지 보조와 저속 긴급 제동 장치는 동급 최초란다. 당시 현대 쏘나타에는 없던 장비였나 보다. 재미있는 건 앞에 보행자가 있으면 계기반에 사람 모양 아이콘을 띄운 뒤 장애물과는 다른 패턴의 경고음을 낸다는 거다. 사람을 장애물 취급하지 않는 게 대견하다. 지금은 흔해진 자율주행 시스템에 비하면 정말 걸음마 수준도 못 되지만 그래도 안전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 2017년에도 이보다 똑똑한 차가 있었을 거다. 부자들을 위한 비싼 차 말이다. 지금도 이동 중에 누워서 잘 수 있을 만큼 완벽한 자율주행차는 부자들의 전유물이다. 하지만 말리부는 당시 대중을 위한 중형차였다. 기술의 발전은 이런 대중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우리가 지금 자율주행차 시대에 살게 된 건 어쩌면 말리부 같은 차 덕분일지도 모른다.   글_류민

 

 

 

미래에서온시승기, 쉐보레, 말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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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쉐보레,말리부,미래자동차

CREDIT Editor 서인수 Photo 조혜진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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