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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 VS.변종

다양한 변종이 쏟아지는 SUV 시장에서 GLE 쿠페와 이보크 컨버터블을 비교했다. 과연 이들의 변신은 무죄일까?

2017.02.23

 

2000년대 초반부터 SUV 판매 비중이 점차 늘더니 2016년 국내 SUV 판매 비중은 전체 33.7퍼센트를 차지했다. 소비자의 수요 역시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을 자동차 제조사들이 모를 리 없다. 소형부터 대형 SUV까지 라인업을 갖추게 된 제조사들은 SUV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SUV를 만들어 종류를 다변화하고 있다. SUV에 쿠페 스타일이 더해진 쿠페 SUV, 왜건과 SUV를 섞은 크로스컨트리, SUV의 지붕을 연 SUV 컨버터블이 그렇게 탄생한 차들이다. 이른바 변종이다. SUV를 가지고 모양이나 성질을 다르게 만든 변종 말이다. 변종의 존재는 다양성을 의미한다. 그만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차의 종류가 많아졌다. 그렇다고 이러한 변화를 걱정 하나 없이 바라보긴 어렵다. 두 차의 장점을 조합해 만든 자동차가 더 좋은 차라고 할 수 있을까? 각 차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징들을 포기하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들을 가지고 변종과의 접촉을 시도했다. 첫 번째 변종은 럭셔리 SUV에 쿠페를 입힌 GLE 350d 4매틱 쿠페다. 두 번째 변종은 쿠페 SUV의 지붕을 드러낸 이보크 컨버터블이다. 과연 이들의 변신은 성공적일까? 

 

 

 

GLE 350D 4매틱 쿠페
GOOD   실용성은 SUV를 사는 사람들의 흔한 핑계다. 정말 짐을 많이 실으려고 SUV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다. 가령 아기를 키우는 가정에선 유모차를 ‘툭’ 하고 던져 넣을 수 있는 SUV를 가장 선호한다. 그런데 사실 실용성은 미니밴이나 왜건이 더 뛰어나다. 하지만 판매량은 어떤가? SUV에 비하면 이 둘은 찬밥 신세다. 결국 SUV에서 실용성은 부가적인 가치라는 이야기다.


미니밴의 나라 미국과 왜건의 고향 유럽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SUV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SUV의 득세 이유는 단순하다. 더 듬직하고 더 견고해 보이기 때문이다. 실용성에 목맨 듯한 느낌이 비교적 덜하고 세련돼 보인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덩치가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는 있으나, 적어도 미니밴이나 왜건처럼 ‘짐차’ 분위기를 내진 않는다.


쿠페 SUV는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는다. 어차피 실용성이 핵심도 아니니 이를 조금 양보하고 가장 둔탁한 느낌을 내는 꽁무니를 과감하게 다듬어 스타일을 더 강조하기로 한 것이다. 일종의 강점 혁명인 셈. 짐 공간 위쪽을 조금 희생했을 뿐이다. 실용성을 완전히 포기했다고도 볼 수 없다.
물론 스타일이 쿠페 SUV의 전부는 아니다. ‘쿠페’인 만큼, 운전 감각이 한층 더 스포티해질 수도 있다. 운전 재미를 가장 중시하는 BMW가 X6로 쿠페 SUV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GLE 쿠페 역시 이런 공식을 착실하게 따랐다. GLE를 기본으로 차체 위쪽을 매끈하게 다듬고 옆 창문과 테일램프를 납작하게 눌러 긴장감을 조성했다. 그리고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늘리고 브레이스 바와 크로스 토션바를 추가해 차체 강성을 끌어올렸다. 변화는 피부에 확연하게 와 닿는다. 스티어링휠을 잡고 골목길만 빠져나가도 알 수 있을 정도다. 앞머리가 더 정교하고 꽁무니도 더 민첩하다. 변속기의 1~4단 기어를 더 촘촘하게 조정한 덕분에 가속도 더욱 빨라졌다.

하지만 GLE 쿠페와 X6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핫해치’처럼 움직이는 X6와 달리 GLE 쿠페는 GT카처럼 달린다. GLE보다 한층 더 스포티한 건 확실하지만 절대로 운전자를 압박하지 않는다. 패키징 역시 조금 다르다. GLE 쿠페는 D필러를 최대한 완만하게 떨어뜨려 머리 위 공간과 트렁크의 희생을 최소화했다. 이런 여유로운 분위기는 SUV의 고유 장점들과도 잘 어우러진다.

쿠페라는 말을 붙이진 않았지만, 마세라티 르반떼와 포르쉐 마칸도 사실 이런 콘셉트를 따르고 있다. 스포츠성을 강조하는 브랜드들이니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르겠다. 아우디도 Q8이라는 쿠페 SUV를 준비하고 있다.
고급차 브랜드들이 쿠페 SUV 시장에 뛰어드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쿠페 SUV는 점점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는 SUV 시장에 몇 안 남은 블루오션이다. 류민 

 

 

 

BAD  쿠페 SUV를 말할 때 우리는 필연적으로 BMW를 먼저 떠올린다. BMW는 그들이 추구하는 ‘Driving Pleasure(운전의 즐거움)’라는 슬로건이 잘 반영된 주행 성능과 스포티한 디자인 덕분에 쿠페 SUV가 출현하기 용이했다. 반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부드러운 승차감과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특징으로 SUV를 만들었다. 그들이 만든 프리미엄 SUV ML 클래스는 GLE의 전신이다. 럭셔리를 표방하는 SUV가 스포츠를 추구하는 SUV를 만들어낸 셈이다. 그러니 BMW 쿠페 SUV와 DNA부터 다르다.


DNA의 차이는 겉모습에서부터 나오는 법. GLE 쿠페를 옆에서 보면 요즘 쿠페 SUV와 같이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 일단 보닛과 C필러의 볼륨감이 도드라져 덩치가 커 보인다. 차체 길이에 비해 지붕이 높다. 쿠페으로 만들어야겠고, 그렇다고 뒷좌석 머리공간을 포기할 수도 없다 보니 루프라인이 뒷좌석 머리 뒤쪽을 지나서야 트렁크 위쪽으로 향한다. 루프라인이 떨어질 공간이 짧아 가다말고 인위적으로 ‘뚝’ 하고 잘린 모습이다. 자연스럽지 않다는 얘기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되듯 차도 외양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다. 역시 GLE의 주행 감각은 나긋나긋하고 서스펜션도 푹신하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도 큰 충격 없이 파도를 타듯 넘어간다. 가속 역시 부드럽다. 그런데 아 참! 이거 쿠페잖아? 주행 품질은 GLE답다. 하지만 쿠페라고 하기엔 필요 이상으로 여유가 넘친다. 쿠페를 타는 이유는 무엇일까? 잘 달리는 주행 감각이다. 속도를 올리면 여유는 사라지고 커다란 차체는 뒤뚱거린다. 분명 힘은 남아 있다. 더 달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속도를 더 올리는 것에 대해 운전자에게 확신을 주지 못한다. 


GLE 쿠페만의 맛은 분명 있다. 하지만 쿠페만이 주는 스포티함이 덜하다. 벤츠가 굳이 BMW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 다만 뒤에 붙는 이름답게 좀 더 쿠페를 따라갈 필요는 있다. 김선관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GOOD   ‘왜 SUV가 굳이 지붕을 열어야 하는가?’ 이보크 컨버터블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질문이다. 이보크가 컨버터블이 되면서 트렁크 공간이 420리터에서 251리터로 줄었고 승차 인원도 5명에서 4명으로 1명이 줄었다. 반면 무게는 2톤이 넘어 날쌘 주행 감각에 적잖은 손해를 끼쳤다. 컨버터블은 SUV의 실용성과 완벽히 대치된다. 그 둘을 섞어놓았으니 비합리적인 결과물이 탄생하는 것도 이상치 않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오로지 합리적인 사고에만 매달려 선택하지 않는다. 때로는 ‘지름신’이 강림하거나 감성에 취해 무언가를 살 때도 있듯이 말이다. 컨버터블은 즐기는 차다. 이것저것 재면서 타는 차가 아니란 소리다. 짐 실을 필요도 없고 뒷좌석에 사람을 태워야 할 의무 따위 없다. 누구에게 보여줄 필요도 없이 운전자 취향을 만족시키면 그뿐. 요즘 유행하는 YOLO(You Only Live Once)라는 삶의 방식과 비슷하다.


도심형 SUV라고 해도 엄연한 SUV다. 세단이 가지 못하는 험로쯤이야 거뜬히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도심의 마천루 숲 사이를 달리며 지붕을 여는 것도 좋지만 진짜 지붕을 걷어내야 할 곳은 도심이 아니라 자연 한가운데가 아닐까? 오프로드를 달리며 시원한 바람과 나뭇가지 사이로 들이치는 햇살까지 맞을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SUV 컨버터블이 존재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컨버터블은 원래 그런 것이다. 어느 정도 실용성을 배제한다 치더라도 차 안에 앉아 개방감과 바람, 속도를 온몸으로 즐길 수 있다. 거기에 뒷자리에는 두 명이나 태울 수 있다. 의무가 없다고 해서 뒤에 사람이 못 타는 것도 아니다. 사실 뒷자리가 앞자리보다 더 높은 랜드로버의 전통 덕분에 뒷자리에서 느끼는 개방감은 앞자리보다 뛰어나다. 


지붕을 연 이보크 컨버터블과 함께 도로를 돌아다니다 보면 차에 쏠리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없다. 그 어떤 차에서도 보지 못한 스타일이니까. 남과 똑같은 컨버터블이 아닌 색다르고 희소성까지 겸비한 자동차를 원한다면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이보크 컨버터블은 이보크 쿠페를 기반으로 만든 컨버터블이다. 어느 정도 실용성을 포기하더라도 쿠페의 주행 감각을 이식하려는 랜드로버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러한 의지는 실제 주행에서도 느낄 수 있다. 무거운 무게 때문에 가속은 좀 더디다. 하지만 보강된 섀시가 차체를 단단히 잡아준다. 조향 감각이 부드럽고 뒤꽁무니가 허덕이는 일이 없다. 고속으로 달릴수록 차체는 점점 더 땅바닥으로 향한다. 


랜드로버 SUV는 나이 든 느낌을 피할 수가 없다. 깍두기같이 각진 디자인은 클래식이라고 불릴 만큼 오래됐다. 하지만 이보크는 어떤가? 다른 랜드로버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수려한 외모에 다부진 차체까지 갖췄다. 랜드로버는 이보크 컨버터블을 통해 랜드로버도 젊은 감각과 스타일리시한 차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어쩌면 이보크 컨버터블은 판매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좀 지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랜드로버 사명을 띤 자동차다. 김선관

 

 

 

 

BAD  SUV 컨버터블. 즉, 이보크 컨버터블은 ‘일반’ 컨버터블과 경쟁해야 한다. 평범한 SUV를 찾는 사람들이 이런 차를 고려할 리 없다. 그러기엔 실용성이 너무 떨어진다. 쿠페 SUV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콤팩트 쿠페 SUV의 쓰임새가 동급 해치백 정도라면 콤팩트 컨버터블 SUV는 경차와 비슷하다. 성인을 태울 수 없는 뒷좌석과 골프백 하나도 실을 수 없는 트렁크는 SUV를 찾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하자나 다름없다. 
그렇다고 기존 컨버터블과의 싸움이 쉬워 보이지도 않는다. 이보크 컨버터블의 실질적인 경쟁자는 C 클래스 카브리올레나 4시리즈 컨버터블. 그들보다 확실히 운전 시야가 높고 차체가 커 보이긴 하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장점을 찾을 수 없다. 


사실 컨버터블은 이성으로 판단해서 사는 차가 아니다. 눈부신 디자인과 상쾌한 운전 감각에 눈이 멀어 ‘지르는’ 물건이다. 하지만 이보크 컨버터블은 가슴을 후벼 팔 만큼 아름답지 않다. 특히 루프를 닫았을 때의 모습이 엉성하다. 운전 감각도 마찬가지. 바람을 느끼기엔 충분하지만 경쟁자만큼 매끈하고 짜릿하지 않다. 특히 SUV 고유의 거친 운전 감각이 컨버터블이라는 장르에 어울리는지 의문이다. 


그런데도 이 차를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혼자 타는 고급 SUV를 찾던 이들이다. 특히 이보크 쿠페(3도어)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루프 완성도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 없다. 시속 130킬로미터 이상에서도 조용하고 영하 7~8℃의 날씨에서도 차가운 기운이 스며들지 않았다. 이보크의 잘생긴 얼굴도 그대로고 예상과는 달리 운전 감각도 탄탄하다. 


엔진은 다르지만(쿠페 2.0리터 240마력 가솔린, 컨버터블 2.0리터 180마력 디젤) 가격도 비슷하다. 옵션을 일부 포기하면 오히려 싸다. 아 참, 오프로드에서 대자연을 한층 더 적극적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도 이 차를 고려할 만하다. 지프 랭글러는 루프를 뜯어도 거추장스러운 프레임이 시야를 가리니깐.  류민

 

 

모터트렌드, 자동차, SUV, 레인지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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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SUV,GLE 쿠페,이보크 컨버터블,레인지로버,오픈카,메르세데스벤츠

CREDIT Editor 김선관 Photo 최민석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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