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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지프코리아가 어때?

FCA 전체 판매량이 계속 떨어지는 가운데 지프 판매량만 늘고 있다

2017.02.02

2014년 1월, 이탈리아 최대 자동차회사 피아트가 미국 빅3 가운데 하나인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며 FCA가 등장했다. 그 결과 피아트 산하였던 마세라티, 페라리, 알파로메오 등에 이어 크라이슬러, 지프, 닷지 등이 FCA 우산 속으로 들어가며 단숨에 글로벌 7위 자동차회사로 우뚝 섰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FCA의 부채는 8조4300억 원에 달해 제품 개발에 빨간 불이 켜졌다. 판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자금 수혈을 위해 일부 브랜드를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피아트 산하 알파로메오와 마세라티 매각설이 나돌고, 부품 계열사 마네티 마렐리를 삼성전자에 넘기려 했던 시도도 있었다.   

제품에 대한 투자 위축은 소비자 평가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말 미국 <컨슈머 리포트>가 발표한 자동차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구매 의사가 가장 낮은 10개 차종 가운데 무려 4개 차종이 FCA 제품이다. 투자 여력의 부족이 고스란히 제품에 묻어났고, 이를 소비자가 모를 리 없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비추천 차종에 포함된 FCA 브랜드 가운데 유독 크라이슬러와 닷지가 많았다는 점이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15년 1~11월 판매된 FCA 제품 가운데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비중은 30퍼센트를 넘지 못했다. 나머지 70.7퍼센트는 모두 지프가 차지했다. 2016년은 지프의 비중이 75.6퍼센트까지 높아진 반면 크라이슬러는 20.4퍼센트에서 14.3퍼센트로 떨어졌다. 이 정도면 회사 이름을 FCA가 아니라 지프로 바꿔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렇다면 FCA, 그중에서도 피아트와 크라이슬러가 한국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무얼까? 전문가들은 제품과 브랜드 전략 모두에서 이유를 찾는다. 한때 각광받았던 300C의 경우 이미 제품 수명이 오래됐지만 완전 변경은 아직이다. 중형 세단으로 내놓은 200은 지난해 12월까지 불과 397대가 판매돼 2015년 대비 26.9퍼센트 떨어졌다. 물론 피아트가 12월까지 588대로 2015년 대비 8.3퍼센트 늘었지만 미니를 겨냥했던 500의 판매가 38.2퍼센트 떨어진 점은 브랜드 전략의 실패가 아닐 수 없다. 

브랜드 전략 면에서 FCA의 고전은 수입사가 국내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기본적으로 FCA는 언제나 경쟁을 독일차에 두고 있다. 몇 년 전 피아트 본사를 방문해 알파로메오 수출 담당을 만났을 때 그는 “알파로메오의 경쟁은 아우디, 피아트는 미니와 어깨를 견준다”고 힘주어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FCA코리아도 2013년 한국 진출 때 500 라운지의 가격을 미니에 근접하는 2990만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500과 미니를 견주는 것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자 불과 5개월 후 가격이 450만원 떨어졌고 이듬해 2월에는 아예 공식 판매 가격이 2570만원으로 확정됐다. 심지어 특별 할인을 제공해 183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2013년 수입 재고물량의 할인이었지만 당시 가격 인하는 이전 구입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중고차보다 저렴한 신차 가격이었으니 충분히 그럴 만했다. FCA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지만 이때 이미 신뢰는 무너져버렸다.  

이후 피아트의 국내 판매 행보는 고난의 연속이다. 신차를 내놓을 때마다 책정된 가격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고, 심지어 ‘기다리면 떨어진다’는 믿음(?)을 갖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올 뉴 500X를 내놓으며 최저 가격을 3140만원으로 정했지만 오히려 ‘한국 시장을 포기하려는 가격’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또다시 슬며시 할인에 들어갔다.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작전(?)으로 ‘고가 책정-할인 확대-최소 마진 판매’의 순환 고리를 지속했지만 문제는 사이클이 지나치게 짧았다는 점이다. 이처럼 피아트에 대한 좋지 못한 시장 반응은 FCA 전체로 확대됐다. 한번 망가진 ‘피아트’가 크라이슬러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가뜩이나 제품 부족과 오랜 수명으로 어려움을 겪는 크라이슬러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 됐다. 

하지만 영향을 받지 않은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지프다. FCA 브랜드만 보면 지프의 소속 여부를 알 수 없는 데다 제품 자체의 성격이 이미 오프로드로 특화돼 피아트 및 크라이슬러와 관계없이 지프의 고유 시장이 형성된 덕분이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로열티 역시 강해서 차라리 FCA가 아니라 지프코리아를 대표 수입사로 바꿔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프코리아가 피아트와 크라이슬러를 구색 상품으로 파는 게 더 낫다는 애기다. 

최근 지프코리아로 바꾸자는 의견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일부 판매사도 이런 의견에 동조하며 차라리 바꾸는 게 낫다고 말한다. FCA코리아 전체 판매의 70퍼센트가 지프이고, 이 비중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아니면 FCA가 지프에 악영향을 미치기 전에 판매망이라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실적으로 이미지 회복이 쉽지 않은 피아트 및 크라이슬러와 달리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프를 한 지붕에 묶어두는 게 현명한 전략은 아니라는 훈수가 쇄도한다. 

FCA코리아 파블로 로쏘 사장이 2015년 1월, 2016년 국내 시장에서 8500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결과는 5800대에 머물렀다. 최근 내부적으로 분석한 원인도 제품과 브랜드 전략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향후 합리적인 가격을 정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상처가 치유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지프코리아가 낫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글_권용주(<오토타임즈> 편집장)

 

 

모터트렌드, 자동차, FCA, 크라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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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지프,FCA,피아트,자동차 만족도

CREDIT Editor 이진우 Photo 전호석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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