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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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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문과 황금열쇠

절대적인 판매 우위에 있는 티볼리가 트랙스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2017.01.31

국내 시장에서 B 세그먼트 SUV 절대 강자는 쌍용 티볼리다. 지난해 국내에서만 5만6935대를 팔았다. 쌍용차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쌍용을 먹여 살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외에 다른 경쟁자들의 판매량은 티볼리에 크게 못 미친다. 기아 니로가 1만8710대, 르노삼성 QM3가 1만5301대, 쉐보레 트랙스가 1만3990대다. 석 대의 판매량을 모두 합쳐도(4만8001대) 티볼리 판매량에 미치지 못한다. 실로 엄청난 판매량이 아닐 수 없다. 한 차종이 이렇게 절대적으로 많이 팔리는 건 다른 세그먼트에선 볼 수 없는 기이한 현상이다.


궁금했다. ‘티볼리의 장점과 매력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시장을 압도하고 있을까?’ 티볼리 하나만 중점적으로 파고들기보다는 비교 차종을 놓고 보면 그 매력과 장점이 더 부각될 것이다. 때마침 트랙스가 페이스리프트되면서 상품성이 좋아졌다고 하니 티볼리 매력의 비밀을 풀어내는 좋은 열쇠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TIVOLI 티볼리의 최대 강점은 넓은 실내와 수많은 편의장비다. 하지만 운전자세 잡기가 어색하고 편하지 않다. 

 

주행 품질 및 핸들링
다른 부분에는 혹시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부문에 관해서는 승자가 분명했다. 바로 트랙스다. 겉모습으로만 봐서는 전형적인 SUV처럼 키가 커서 불리할 것 같았는데도 말이다. 약간 높은 해치백 같은 분위기의 티볼리가 조종 성능에서는 기본적으로 유리한 점이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그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트랙스의 주행감각은 한마디로 체급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묵직하고 차분한 승차감과 예측하기 쉬운 안정적인 코너링 특성은 트랙스보다 큰 세그먼트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이다. 가벼운 소형급 차의 특성인 경쾌하지만 안정감이 떨어지는 아쉬움을 트랙스에서는 느낄 수 없었다.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 충격은 흡수하면서도 차체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억제하는 절묘한 승차감은 확실히 상위 세그먼트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것이다.


사실 소형 SUV는 높은 무게중심과 짧은 휠베이스 등으로 코너링에 약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서스펜션 형식도 공간이나 원가의 문제로 앞 맥퍼슨 스트럿에 뒤 토션빔이 대부분이다. 트랙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트랙스의 코너링 성능은 매우 인상적이다. 코너 초입에선 빠른 편이 아니지만 코너링 도중의 안정감이 매우 높으며 차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 쉽다. 즉 절대적 코너링 성능도 좋지만 그보다 거동의 예측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안전은 물론 즐거운 드라이브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강점이다. 

 

물론 티볼리도 나아졌다. 티볼리 가솔린 모델이 처음 나왔을 때 시승 소감은 솔직히 암담했다. 그저 딱딱하기만 할 뿐 민첩하지도, 안정적이지도 않은 덜 만들어진 차였다. 그러나 디젤 모델이 나오면서 점차 서스펜션이 부드러워졌고 안정감을 찾아갔다. 게다가 이번에 시승차는 네바퀴굴림 모델로 뒤쪽에 멀티링크 서스펜션까지 끼웠다. 네바퀴굴림은 접지력보다도 개선된 전후 무게 배분이 승차감이나 조종성능에 더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오늘 시승한 티볼리는 세 번의 티볼리 시승 가운데 가장 좋았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처음에만 힘을 좀 쓰는 듯하지만 그게 전부인 엔진처럼 처음엔 민첩한 듯하지만 나중엔 불필요한 움직임이 못내 거슬린다. 코너 한가운데에서도 흔들거리며 불안하다. 결국은 노면에 차분하게 붙어 있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승차감도 부족하다. 외모와는 달리 무게중심이 높은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멀티링크 서스펜션도, 개선된 무게중심도 그리고 네바퀴굴림도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되지 못했다. 쌍용차는 아직 모노코크 방식의 크로스오버를 더 공부해야 한다.

 

주행 성능과 테스트 결과
마력당 무게비가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동력성능의 경우는 제원만으로 충분히 승부를 예측할 수 있었다. 출력도 낮고 네바퀴굴림 방식 때문에 무게도 더 무겁고 구동 손실도 큰 티볼리가 불리할 것이 뻔했다. 그런데 테스트 결과는 이보다 훨씬 차이가 커서 더 놀랐다. 


사실 티볼리에게 마지막 희망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자동변속기. 속칭 ‘보령 미션’이라고 불리는 트랙스의 변속기는 비록 3세대로 진화했지만 여전히 동력 전달이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이에 반해 티볼리는 세계적으로 신뢰를 얻고 있는 일본의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므로 동력의 전달 효율만큼은 티볼리가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결국은 부질없는 희망이라는 것이 밝혀졌지만 말이다. 

 

트랙스 디젤의 기어비가 가속형으로 개선됐다. 1단에서 시속 40킬로미터 전후, 2단에서 시속 70킬로미터 남짓, 3단에서 겨우 시속 100킬로미터를 넘길 정도로 기어비가 짧다. 이것은 8단 이상의 변속기를 사용하는 모델 중에서도 흔하지 않은 가속형 기어비다. 연료효율을 위해 지나치게 긴 기어비를 고집하던 이전쉐보레 모델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트랙스의 이와 같은 가속형 기어비는 부족한 힘을 저회전에 모두 쏟아부어 일상 영역에서라도 출력 부족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티볼리의 그것과 거의 같다. 이 경쟁에서 티볼리에게는 애초 기회가 없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결과는 트랙스의 완승이다. 발진 후 시속 60킬로미터까지는 1초 이내의 차이로 겨우 따라갔지만 그것이 티볼리에게 전부였다. 특히 시속 100킬로미터에서는 9.91초대 13.22초로 3초 이상으로 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졌는데, 이는 고속주행에서 저항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티볼리의 네바퀴굴림 시스템 때문이다. 즉 일상 용도로 티볼리에 AWD를 선택하는 것은 생각보다 잃는 게 많다는 뜻이다. 반대로 트랙스가 기록한 10초 이하의 0→시속 100킬로미터 가속은 소형 디젤 SUV로서는 상당히 우수한 성적이다.


추월가속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차이는 의외로 크지 않았다. 시속 20→60킬로미터의 저속 추월이나 시속 60→90킬로미터의 중고속 추월에서 티볼리는 트랙스에 1초 이내의 차이로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티볼리의 엔진이 가속페달에 민첩하게 반응하고 저회전에 모두 쏟아부었다는 방증이다. 도심용 차로는 나쁘지 않은 성격이다. 


제동성능에서는 재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시속 80킬로미터와 60킬로미터 제동 모두에서 트랙스의 제동거리가 짧은 반면 제동시간은 티볼리가 짧았다. 브레이크 페달에 빠르게 반응하는 티볼리와 제동 시 전체적인 안정성이 우수한 트랙스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다. 
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운전석과 실내 공간
이렇게 어색한 운전석은 처음이다. 지면에서 앞 시트까지 높이는 트랙스가 높은데 티볼리는 차의 높이가 낮은 데다 대시보드까지 낮아 운전석에 앉았을 때 나 혼자 불쑥 솟아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시트는 몸을 잘 잡아주지도 못한다. “운전자세가 엉망이야. 트랙스보다 큰 시트가 편하긴 하지만 풋레스트가 바깥쪽으로 살짝 기울어 있고 스펀지처럼 푹신해 좀처럼 의지가 되지 않아. 굽은 길을 달릴 땐 마땅히 무릎을 지탱할 곳이 없어 난처하기도 하고.” 김형준 편집장도 티볼리의 운전석에 불만을 나타냈다. “시트가 정말 불편해요. 몸과 시트가 따로 노는 느낌이에요. 대시보드가 낮아서 시야가 좋긴 하지만 그 탓에 센터페시아는 물론 변속기 레버와 컵홀더 위치도 낮아졌어요. 매우 어색하고 불편해요.” 김선관 기자 역시 티볼리의 운전석을 불평했다. 그에 비하면 트랙스의 운전석은 비로소 차다운 차에 탄 기분을 준다. 일단 앉았을 때 티볼리처럼 어색하지 않다. 시트도 적당히 푸근한 데다 몸을 잘 감싼다. 운전석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보기 편하고 쓰기 편한 곳에 달렸다. “운전자세는 확실히 트랙스가 앞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간격이 적절하고, 스티어링 거리 조절도 충분하지. 센터페시아가 운전자 무릎과 적당한 거리에 있어서 굽은 길을 달릴 때 무게를 지탱하기에도 좋고.” 김형준 편집장의 말이다. 

“하지만 트랙스의 편의 기능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와. 없는 것보다 있는 걸 찾는 게 빠를걸?” 김형준 편집장은 수동으로 조절하는 에어컨 다이얼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해도 너무했어요. 요즘 같은 시대에 자동 에어컨도 없다니요. 티볼리는 듀얼 오토 에어컨을 달았는데요. 후방카메라 화질도 실망스러워요. 뭐가 있다는 것만 겨우 알려줄 정도잖아요.” 김선관 기자는 시간을 10년쯤 되돌린 것 같은 트랙스의 센터페시아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트랙스는 편의장비가 몹시 부족하다. 최고급 모델인 LTZ조차 앞자리에 열선 시트가 달리긴 했지만 단계를 조절할 수 없고(티볼리 최고급 모델 LX는 앞자리에 2단계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열선시트는 물론 통풍시트도 달렸다), 스티어링휠에 열선도 없다(티볼리는 있다!). 보스 오디오로 커버하기엔 없는 게 너무 많다. “쉐보레 마이링크 시스템은 애플 카플레이와 연결하기가 어떤 차보다 뛰어나지만 그것 하나로 부족한 편의장비를 가릴 순 없어. 게다가 카플레이의 애플 지도는 국내에선 그냥 장식용일 뿐이잖아.” 김형준 편집장은 트랙스의 부족한 편의장비를 아쉬워했지만 이렇게 덧붙였다. “그래도 트랙스는 실내 장치와 스위치가 일목요연하고 깔끔하게 배치돼 있어.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단박에 알 수 있고 쓰기도 편하지. 하지만 티볼리 실내는 우리 마누라 가방 같아. 필요한 게 다 들어 있긴 한데 어디에 뭐가 있는지 찾는 게 좀처럼 쉽지 않아.” 이진우 기자 역시 티볼리의 이해할 수 없는 버튼 위치에 불만을 표시했다. “티볼리에서 어디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운전대뿐이야.” 편의장비는 단연 티볼리의 승리다. 우리 모두는 찾는 게 불편해도, 위치가 애매해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낫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티볼리는 그나마 있는 열선시트도 너무 뜨거워 오래 틀 수가 없어. 쌍용 기술자들은 시트 열선의 온도를 맞출 생각을 안 했던 걸까?” 이진우 기자가 언성을 높였다.

그렇다면 뒷자리는 어떨까? 김형준 편집장은 이렇게 말했다. “뒷자리는 확실히 티볼리의 압승이야. 트랙스는 발밑 공간은 물론 무릎 공간도 좁아. 머리 공간도 티볼리보다 여유롭지 않고. 게다가 등받이까지 곧추서 있어 오래 앉아 있기가 힘겨워. 트랙스 뒷자리 승객이 뿌듯한 건 220볼트 콘센트가 있다는 것뿐이야.” 김선관 기자가 거들었다. “트랙스 뒷자리엔 앉고 싶지 않아요. 무릎 공간이 좁다 보니 옴짝달싹할 수 없는 애매한 자세로 있어야 해요.” 하지만 나는 좀 달랐다. 물론 트랙스의 뒷자리가 티볼리보다 좁긴 하지만 키 160센티미터의 내가 앉기엔 크게 비좁지 않았다. 오히려 시트가 푸근해 오래 앉아 있기엔 트랙스가 더 편했다. “티볼리 뒷자리는 확실히 넉넉해. 무릎공간이 넓고 센터터널도 낮아서 발을 놓기 편해. 도어포켓도 훨씬 더 크고. 반면 트랙스는 발을 놓기 불편해 센터터널도 높지만 바닥을 파놓은 것처럼 발에 걸리는 게 많아.” 이진우 기자는 티볼리 앞자리에서 불평하고 뒤에 와서 칭찬했다.


자, 이제 결정의 순간이 왔다. 누구의 손을 들어야 할까? “가장 선택이 어려운 게 바로 ‘운전석과 실내공간’ 항목이야. 내가 타고 싶은 차는 뒷자리가 좁아도 운전석 설계가 좋은 트랙스인데, 아내가 사자고 하는 차는 운전석 설계는 엉망이지만 뒷자리가 넓고 편의기능이 많은 티볼리일 것 같으니까. 마음은 트랙스에 쏠리는데 머리는 티볼리에 가. 그래서 내 결정은 무승부!” 김형준 편집장의 선택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나머지 기자들은 모두 티볼리의 손을 들었다. 운전자만 불편한 운전석을 감수하면 나머지 모두가 풍성한 편의장비와 넉넉한 뒷자리를 누릴 수 있으니까. 트랙스는 없어도 너무 없다.
서인수

 

 

연비
18.7. 이 숫자는 <모터 트렌드> 사무실에서 촬영 장소까지 트랙스가 이동하면서 기록한 평균연비다. 그럼 AWD 옵션을 더한 티볼리는? 리터당 16.6킬로미터였다. 주행 조건을 엄격하게 맞춘 상황에서 나온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연비 대결의 우위를 가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대략의 가늠을 하기에는 충분한 숫자였다. 시내도로(10퍼센트)와 자동차 전용도로(30퍼센트), 고속도로(60퍼센트)가 고루 섞인 이동 경로에서 각 구간마다의 연료효율 특성을 살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티볼리는 스스로 무너졌다. 부족한 출력의 늪에 빠지고 만 것이다. 티볼리의 파워트레인은 저속에서 엔진 회전을 넉넉하게 쓴다. 1~2단에서 1900rpm까지 쓰는 게 보통이고, 2200~2500rpm까지 오르는 일도 빈번하다. 출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대부분의 파워가 2500rpm 미만 저회전 영역에 집중돼 있어 이런 설정에 무리는 없다. 다만 엔진이 왕성하게 돌아가는 만큼 연료가 많이 소모되는 부작용이 따른다. 가다 서다가 잦은(1900~2500rpm까지 회전시켜야 하는 일이 많은) 정체 때는 상황이 더 악화된다. 실제로 이번 시승에서 트랙스는 리터당 9킬로미터 남짓의 도심 연비를 기록했고 티볼리 4WD 모델의 평균 연비는 리터당 8.5킬로미터, 정체가 심할 때는 7.5킬로미터 언저리까지 떨어졌다. AWD 시스템이 더한 무게(100킬로그램)도 도심 연비 하락에 큰 비중을 차지할 테다. 하지만 공인연비(트랙스 리터당 13.5킬로미터, 티볼리 리터당 13.1킬로미터)가 말해주듯 AWD 없는 티볼리가 트랙스보다 나은 연비를 보일 거라 기대하긴 어렵다. 

티볼리는 애매한 5~6단 기어비도 문제였다. 5단 기어는 시속 60킬로미터, 톱 기어인 6단은 시속 80킬로미터에 다다라야 물린다(반면 트랙스는 시속 70킬로미터쯤에 일찌감치 6단 항속 기어로 올라간다). 정확하게 시내와 자동차 전용도로 제한속도에 맞춰져서 뛰어난 연비를 기록할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5단 기어가 막 연결된 시속 60~70킬로미터 구간은 리터당 21~22킬로미터 연비가 가뿐한데, 6단으로 변속을 준비하는 시속 70~80킬로미터 구간은 리터당 16~18킬로미터 정도로 뚝 떨어진다. 변속기가 5단과 6단 기어를 오르내리며 시속 80킬로미터로 정속 주행할 때는 연비가 더 떨어져서 리터당 14.5~15킬로미터에 머문다. 이 구간에서 떨어진 연비는 다시 시속 80~100킬로미터 구간에서 회복해 리터당 20킬로미터를 가볍게 웃돈다(트랙스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리터당 22~24킬로미터의 연비를 보인다). 교통 흐름에 묻어가는 자연스러운 주행 때는 무리 없지만 문제는 큰 힘이 필요한 추월가속이나 가파른 오르막을 달리는 상황이다. 엔진만 거칠게 울어댈 뿐 속도는 속 시원히 나지 않고, 연비는 눈에 띄게 떨어진다. 빈약한 엔진 출력에서 비롯한 또 하나의 부작용이다. 안타깝지만 티볼리는 연비 대결에서도 트랙스를 넘어서지 못했다.
김형준 

 


TRAX 쉐보레가 자랑하는 마이링크 시스템은 그 쓰임새가 훌륭하다고 할 수 없다. 그저 없는 편의장비를 가리기 위한 장식에 불과하다. 

 

 

구매와 소유 비용
티볼리 LX와 트랙스 LTZ의 기본 가격 차이는 234만원으로 트랙스가 더 높다. 옵션을 추가한 시승차 가격은 어떨까? 쌍용 티볼리 LX의 기본 가격은 2346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시승차는 AWD에 멀리링크 서스펜션, 뒷좌석 열선, 긴급제동, 차선유지, 전방 추돌경고 시스템, 후방카메라와 내비게이션, 그리고 동급 세그먼트에서 유일한 HID 헤드램프 등 거의 모든 옵션을 갖추고 있다. 가격은 2841만원까지 올라간다. 

반면 트랙스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세이프티 패키지 I, II와 원터치 선루프 단 3가지뿐이다. 세이프티 패키지 II는 세이프티 패키지 I에 적용된 사각지대 감지와 후측방 경고 시스템에 전방 추돌 경고와 차선이탈 경고 시스템을 더한 옵션이다. 시승차로 온 트랙스 LTZ는 기본 가격 2580만원에 세이프티 패키지 II와 원터치 선루프를 추가했다. 가격은 2690만원이다. 시승차로 비교했을 땐 티볼리가 151만원 더 비싸다.

시승차 기준으로 선수금 30퍼센트가량 내고 36개월 할부로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두 차 모두 월 납입금이 50만원 중반으로 가격 차이는 거의 없다. 현재 티볼리는 10만대 판매 돌파 기념으로 계약금 10만원을 면제해주고 있다. 트랙스 역시 ‘콤보 할부’라는 프로모션을 적용해 30만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단, 티볼리는 선착순 1만 명이다. 
배기량(1.6리터)이 같아 연간 자동차세는 29만820원으로 동일하게 예상되지만 연간 보험료와 주요 소모품 비용은 티볼리보다 트랙스가 조금 높다. 하지만 쉐보레의 보증기간은 5년·10만 킬로미터로 3년·6만 킬로미터를 보증하는 쌍용보다 넉넉하다. 

두 차 모두 디젤 모델로 1년에 1만5000킬로미터를 달린다고 가정해보자. 복합연비 기준으로 티볼리(리터당 13.9킬로미터)는 약 1080리터를 사용하고, 트랙스(리터당 14.7킬로미터)는 약 1020리터가 필요하다. 국제 경유 가격(1월 10일 기준)은 1리터에 약 1267원으로 연간 연료비는 티볼리가 7만6020원 더 든다. 김선관

 

 

최종결론
어쩌면 이번 비교시승은 트랙스에게 가혹한 처사일지도 몰랐다. 이미 시장에선 티볼리가 압도적으로 많이 팔리면서 승패가 갈렸으니까. 그런 트랙스를 다시 한 번 티볼리와 붙이는 건 트랙스를 두 번 죽이는 게 아닐까 싶어 내심 미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모든 평가자가 트랙스의 손을 들어줬다. 티볼리의 장점과 매력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많이 팔리는 것인지, 그 비밀을 풀어내기 위한 열쇠 역할이었던 트랙스가 알고 보니 황금열쇠였다. 

그런데 또 다른 의문이 남았다. ‘티볼리는 왜 이렇게 많이 팔리는 것인가?’ 티볼리는 주행 품질과 성능에서 초라한 결과를 냈고 연비도 트랙스보다 낮다. 뒷자리가 넓어서일까? 소형 SUV로서 넓은 공간은 큰 장점이기는 하지만 주행품질을 포기하면서까지 크기를 추구하는 건 테스터들이 수긍하지 못했다.   
그런데 서인수 기자가 그럴듯한 결과를 도출했다. “티볼리 소비자들의 80퍼센트는 차를 타지 않고 사는 게 분명해.” 그럴듯한 가설에 모두가 호응했다. 사실 외관만 놓고 보면 티볼리가 구태의연한 트랙스보다 멋스러운 게 사실이다. 외관에 혹해서 전시장에 가 실내도 봤는데 편의장비도 많고 뒷자리도 넓었다. 마음은 더 크게 동요했고 그 뒤부터는 못생긴 트랙스는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자동차 디자인은 아주 중요하다. 

물론, 소비자들이 시승을 하지 않고 산다는 건 우리들의 가설이다. 하지만 시승을 해봤다면 이렇게까지 판매량에 차이가 나지 않았으리란 것도 우리들의 뚜렷한 생각이다. 시승을 할 수 없거나 못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모터 트렌드>가 대신 다양한 환경과 조건에서 두 차를 비교했고 트랙스를 선택했다. 이게 <모터 트렌드>가 하는 일이다.  

 

테스터의 선택
김형준 트랙스 쉐보레가 편의장비와 뒷자리 공간 부족이라는 약점을 주행품질로 한 방에 만회했다. 티볼리가 크게 키운 경차 같다면 트랙스는 작게 줄인 중형 SUV 같다. 


나윤석 트랙스 시가지에서라면 티볼리에게도 기회는 있다. 하지만 트랙스는 어디에서도 성능에 관한 한 아쉬움이 없다. 승부는 명료하다.


이진우 트랙스 쓸데없는 움직임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차 만듦새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트랙스는 진중하게 고민했고 티볼리는 어영부영 얼버무렸다. 


서인수 트랙스 티볼리 누적 판매대수가 10만대를 넘었다고 한다. 그중에서 8만대의 오너는 차를 타보지 않고 산 게 분명하다. 아니면 가족을 위한 희생정신이 무척 강하거나. 


김선관 트랙스 하마터면 편의장비에 마음을 빼앗길 뻔했다. 그래도 차의 본질은 달리는 거다. 편의장비만 좋은 차는 좀처럼 마음이 가지 않는다. 세그먼트를 뛰어넘는 트랙스의 주행품질에 마음을 빼앗겼다. 

 


 

모터트렌드, 자동차, 쌍용자동차, 쉐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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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쌍용자동차,트랙스,티볼리,쉐보레,suv

CREDIT Editor 이진우 Photo 최민석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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