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작년 한 해 택배 기사를 제치고 우리 집 초인종을 가장 많이 누른 이가 있었으니. 바로 배달 앱의 딜리버리 기사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 현관문을 넘은 배달 음식이라야 치킨, 피자 정도가 전부였고, 그것도 손에 꼽았다. 물론 건강하게 집밥을 고수하겠다는 원대한 계획 때문은 아니다. 요리에는 취미가 별로 없지만 음식의 청결함에는 민감하고, 미식가는 아니지만 음식의 퀄리티를 따지는 어쭙잖은 깐깐함이 그 이유였다. 이런 내 집에 가족보다 딜리버리 기사가 더 자주 드나들기 시작한 것이다. 주방을 책임지는 내 게으름 때문일까? 절반 정도는 수긍할 수밖에 없지만, 진짜 주범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 사실 그간의 배달 음식은 한 끼를 간편하게 ‘때울’ 수 있는, 딱 그 정도의 목표치가 전부였다. 하나 2016년을 기점으로 배달 시장에 새로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빠른’ 배달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던 배달 시장에 음식의 다양화·고급화 바람이 분 것이다. 짜장면, 치킨, 피자로 대변되는 패스트푸드가 배달의 1세대를 이끌었다면, 이제 고급 레스토랑 배달 음식 대행이 2세대를 이끌고 있다. 이른바 배달 2.0시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 2017년의 대한민국 자영업 트렌드로 O2O 서비스를 주축으로 한 새로운 배달 문화를 꼽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쯤에서 잠깐 O2O(Online to Offline)에 대한 궁금증을 풀면, 말 그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방식의 서비스를 뜻한다. 타인과의 관계를 피해, 자발적인 혼자만의 삶을 자처하는 얼로너(Aloner)의 등장. 타인과 거리를 둔 채 혼밥·혼술에서 위안을 찾는 그들과 IT 강국의 위대한 기술력이 결합한 신개념 푸드테크가 지금 우리 곁에 훌쩍 다가온 것이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프리미엄’이라는 매력적 마케팅 전략을 O2O 안에 구현했다. 

국내 유명 세프들의 요리를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딜리버리 앱 셰프런. 남성렬 셰프의 구운 명란을 올린 관자라이스, 미카엘 셰프의 시금치 돼지 안심말이, 채낙영 세프의 쇼미더폭찹과 버터라이스 등 다양한 셰프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우리 집으로 온 레스토랑? 
미카엘, 이찬오 등 유명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 즐길 수 있다면? 네이버후드가 선보인 프리미엄 딜리버리 앱 ‘셰프런(Chef Run)’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셰프런의 콘셉트는 국내 유명 레스토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셰프들의 요리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미카엘, 이찬오, 김소봉, 남성렬, 채낙영, 신효섭 등이 주축을 이룬 셰프 군단 역시 탄탄하다. 물론 셰프들의 레스토랑 음식을 배달해주는 1차원적 시스템은 아니다. 셰프런은 셰프들과 협업해 레시피 개발을 마쳤고,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서 조리해 배달해주는 신개념 O2O 서비스다. 이미 지난해 11월 21일 학동로 30길 34에 셰프런 오프라인 매장 오픈까지 마친 상태. 마카엘 셰프가 선보이는 ‘시금치 돼지 안심말이’, 신효섭 셰프의 ‘매운 갈비찜’, 이찬오 셰프의 ‘돼지뽈살과 파프리카 드레싱’ 등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별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프리미엄 딜리버리를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운 만큼 배달 방법과 포장 용기부터 여느 곳과 차별화했다. 셰프런은 레스토랑 음식을 배달하는 기존 앱과 달리, 고객이 직접 음식 상태 HOT(바로 먹을 수 있는 상태)과 COLD(데워서 먹을 수 있는 상태) 중 선택할 수 있다. 다 식은 음식이 배달될 확률도 일찌감치 줄였다. 셰프런이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한 핫팩 패키지 덕분이다. HOT으로 주문한 메뉴는 핫팩 패키지에 담겨 배송, 갓 조리한 그대로의 맛을 즐길 수 있다. Cold 배달 팩도 마찬가지. 음식 용기와 포장지도 셰프런만의 품격을 담아 맞춤 제작했다. 현재 셰프런은 오프라인 매장 기준 반경 3km까지 무료 배송되며, 그 외 지역은 단체 주문에 한해 가능하다. 물론 향후 오프라인 매장을 늘려 배달 권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1, 2 호텔업계 최초로 프리미엄 딜리버리 서비스를 실시한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BLT 프리미엄 버거와 갈비 도시락 세트. 3 셰프런과 협업한 이찬호 셰프의 돼지뽈살과 파프리카 드레싱. 

‘푸드플라이’로 고공 행진 중인 플라이앤컴퍼니 역시 일찌감치 프리미엄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셰플리’가 그것으로, 이태원 브루터스의 유성남 오너 셰프, 민스키친의 김민지 오너 셰프, 도사의 조계형 셰프 등이 동참했다. 마찬가지로 셰프들과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메뉴를 셰플리 키친팀에서 조리, 배달해주는 시스템인데, 메뉴 설명을 덧붙이는 작은 차별화 전략이 돋보인다. 이 밖에도 셰프온, 플레이팅 등 다양한 프리미엄 배달 앱이 새로운 프리미엄 배달 시장을 향해 뜨겁게 노크 중이다. 이렇듯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에 대한 기대와 전망은 레스토랑을 넘어 까다로운 호텔 업계에까지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파인 다이닝과 캐주얼 다이닝을 결합한 파인 캐주얼 바람이 불면서 호텔 역시 문턱 낮추기에 돌입했고,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은 호텔 업계 최초로 프리미엄 딜리버리 서비스에 동참했다. BLT 스테이크에서 선보이는 뉴욕 스타일의 BLT 프리미엄 버거,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타볼로 24’의 프리미엄 갈비 도시락 딜리버리 서비스가 그 시작이다. 포장도 호텔의 프리미엄을 내세우는 만큼 갈비 도시락의 경우 고급스러운 보자기를 패키지로 사용한다. 배달은 푸드플라이 앱을 통해 가능하며, 호텔 기준 서울 시내 반경 4km까지 배달 가능하다(거리에 비례해 배달비는 추가). 
굳이 레스토랑에 가지 않고도 손가락 하나로 유명 셰프들의 음식을 집에서 편안하게 맛볼 수 있는 시대. 그야말로 혼자 즐길 수 있는, 나만의 레스토랑이 생긴 셈이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레스토랑, 호텔의 훌륭한 서비스까지 배달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서비스 몇 가지는 남겨두어도 좋지 않겠나.   

Cooperation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네이버후드 셰프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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