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타던 경유차를 폐차하고 새로 자동차를 구입할 때 지원해주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직접 돈을 주는 것과 세금을 줄여주는 방법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둘 다 타던 차의 폐차가 전제다. 기획재정부가 소관하는 개별소비세 감면은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할 때 해당되며, 환경부의 조기폐차지원금은 폐차할 때 지급된다. 하지만 폐차지원금은 환경부와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시행하는 제도여서 자치단체의 지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자세히 살펴볼 것은 대상과 기간이다. 먼저 개별소비세 감면을 받으려면 보유한 노후 경유차가 2006년 12월 31일 이전 등록이 입증돼야 한다.

그런데 원래 이 제도는 2016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입법이 늦어져 2016년 12월에야 시작됐다. 따라서 2016년 10월 5일 이전에 폐차하고 신차를 구매했다면 대상이 아니다. 신차 구매 때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는 기간이 2016년 12월 5일부터 2017년 6월 30일까지로 설정돼 있어서다. 반면 이 기간 중 앞뒤 2개월 이내에 폐차가 이루어지면 가능하다. 나아가 먼저 새차를 구매하고 2개월 이내에 폐차를 해도 된다. 만약 폐차하지 않고 중고로 팔아 부정 수급으로 확인되면 감면받은 세금 외에 10퍼센트의 가산세를 내야 한다. 항목이 개별소비세여서 국세청이 직접 나서 추징을 한다. 개별소비세 감면의 최대 한도액이 100만원, 개별소비세·교육세 30만원, 부가세 13만원 등 최고 143만원을 받을 수 있다.

승합이나 화물차도 대상이다. 하지만 승합이나 화물은 개별소비세가 없어 다른 세금 항목인 취득세가 50퍼센트 감면된다. 승용이나 화물 모두 세목의 차이만 있을 뿐 감면은 공통 적용인 셈이다.  

이 외에 환경부의 조기폐차지원금 대상은 2005년 12월 31일 이전에 등록된 경유차다. 기획재정부의 개별소비세 감면은 2006년까지 등록된 차가 대상인데, 지원금은 2005년이라는 점이 다르다. 조기폐차지원금이 그만큼 먼저 도입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폐차지원금을 무조건 다 주는 건 아니다. 역시 대상을 따져봐야 한다. 조기폐차지원금은 개별소비세 감면과 달리 수도권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시행된다. 먼저 자신의 거주지가 대기관리권역인지 알아야 한다. 해당 지역에서 2년 이상 등록된 경유차로 최초 등록일부터 7년 이상 경과한 경유차, 그리고 최종 소유자의 보유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사람이 대상이다. 원래는 폐차지원금을 중고차 가격의 85퍼센트가량 지원했지만 서울은 100퍼센트로 높였다. 하지만 100퍼센트라고 전액을 주는 건 아니다. 상한액을 정해놨는데, 3.5톤 미만의 상한액은 165만원이다. 이 외 배기량 6.0리터 이하 3.5톤 이상은 440만원, 이를 초과하는 차는 770만원이다.

앞서 말했듯 기획재정부의 노후 경유차 지원제도는 2016년 하반기 도입을 겨냥해 추진됐다. 발표가 나오자 노후 경유차를 보유한 사람은 오로지 시행만을 기다렸다. 그러자 목마른 사슴이 우물을 찾듯 판매에 매달려야 하는 자동차 회사가 앞다퉈 세금 감면액만큼 할인을 도입했다. 동시에 제도의 조기 이행을 촉구했지만 법안 처리는 국정농단 이슈에 따라 자꾸 늦어졌다. 그럴수록 자동차 회사의 감면액 할인도 지속됐고, 그 결과 개별소비세 감면, 조기폐차지원금, 판촉활동 등이 겹쳐 받을 수 있는 돈의 규모가 400만원에 육박했다. 이른바 노후 경유차 보유자 사로잡기가 시작된 셈이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볼 문제는 근본적인 대책이다.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언제까지 지원금 제도를 하느냐는 얘기다. 사실 노후 경유차 개별소비세 지원제도는 지난 2009년에도 한 번 시행된 바 있다. 당시 제도를 통해 승용차는 9.4퍼센트, 승합차는 2.2퍼센트, 화물차는 2.0퍼센트가 교체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나름의 효과가 있으니 일종의 환경 정책으로 다시 꺼낸 카드다.

이 상황에서 주목할 점은 수송 분야에서 배출가스 해결이 시급한 곳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의 ‘2012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배출하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가장 큰 원인은 제조업 연소다. 미세먼지 전체의 65퍼센트, 초미세먼지는 52퍼센트를 산업 현장에서 배출한다. 이어서 건설기계, 항공기, 농기계 등에서 나오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각각 12퍼센트와 17퍼센트로 2위를 차지한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도로이동 오염원(자동차)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는 10.8퍼센트, 초미세먼지는 15.6퍼센트로 세 번째 비중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자동차 부문에서의 배출은 누가 주범일까. 환경부에 따르면 단연 화물차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68퍼센트를 화물차가 뿜어낸다. 디젤 RV도 22.5퍼센트로 배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둘을 합치면 디젤차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91.4퍼센트에 달한다. 반면 승용차(디젤 포함)의 배출 비중은 0.3퍼센트에 머물고 있다. 먼지 배출이 가장 적은 분야인 목재 및 펄프 제조업보다 조금 높을 뿐이다. 다시 말해 노후 경유차 지원제도로 배출가스를 많이 내뿜는 화물차는 많이 바꾸지 못했다는 뜻이다.

또 하나는 운행 관리다. 현행 제도에서 경유차는 처음 인증받을 때만 배출가스 기준을 통과하면 된다. 이후 정기 검사 등에서 배출가스를 관리받지만 여전히 거리에는 검은 연기를 내뿜는 차가 즐비하다. 다시 말해 검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노후 경유차를 새 차로 바꾸는 것보다 이미 운행되는 차의 배출가스를 엄격히 관리하는 게 대기환경 개선 측면에선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정책을 생색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무도 이 부분은 주목하지 않는다. 국내 대기환경 정책은 이게 문제다.

글_권용주(<오토타임즈>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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