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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마당, 너른마당

드넓은 정원과 마당에 백년대계의 소망을 담은 식당이 있다

2016.11.01

 

경기도 고양시 서삼릉 쪽으로 향하는 호젓한 길목에 대궐 같은 식당이 하나 있다. 오리고기로 유명한 너른마당이다. ‘너르다’는 넓다라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신식 한옥 건물 뒤로 연꽃 가득한 연못과 함께 드넓은 정원이 펼쳐져 있다. 건물로 바로 들어가려고 해도 수려한 경관이 발걸음을 붙잡는다.


너른마당의 역사는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의 임순형 대표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농사  지으며 꿩을 길렀는데, 어느 날 집에서 먹던 방식으로 꿩을 구워 팔기 시작했다. 이후 꿩 공급이 어려워 종목을 오리로 바꾸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오리 훈연법을 개발했지만 장소가 너무 외져서 손님이 많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소설 <장군의 아들>을 쓴 백파 홍성유 작가가 찾아와 오리고기를 먹더니 이렇게 외진 곳에 있기엔 아까운 음식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시 홍성유 작가는 한 주간지에 음식 기행문을 기고하고 있었다. 너른마당은 이곳에 소개되면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오리 요리법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 생오리 그대로 물기를 말린 다음 2시간 동안 훈연하고 다시 3시간 동안 참나무 장작불에 천천히 굽는다. 이 모든 과정은 식당의 화덕에서 직접 이루어진다. 대표 메뉴인 통오리밀쌈은 이렇게 구운 오리고기를 갖은 채소와 함께 밀전병에 싸 먹는 요리다. 잘 훈제된 오리 특유의 향과 식감이 쫄깃한 밀전병과 어우러져 오묘한 맛을 낸다.

 

| 식탁과 의자는 모두 느릅나무로 만들었고 지붕엔 문화재 복원할 때 사용하는 노당기와를 얹었다.

 


토종닭으로 만드는 닭볶음은 국물이 없는 게 특징이다. 말 그대로 ‘볶음’이다. 녹두 지짐은 전통 방식 그대로 돼지기름에다 부쳐 고소하고 바삭하다. 주먹만 한 개성식 만두는 돼지고기와 두부, 숙주나물, 달걀 등으로 속이 꽉 차 있다. 특이하게 육수와 같이 주는데 만두 가운데 홈을 내 넣어 먹으면 촉촉한 식감과 함께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칼국수 또한 범상치 않다. 김제평야에서 자란 통밀을 이곳에서 직접 빻아 사용한다. 진한 다시마 육수에서 우러나온 국물 맛이 시원하다.


임순형 대표는 너른마당을 대대손손 가업으로 물려주려 한다. 일본의 몇몇 식당처럼 1000년 넘게 지속하는 게 바람이다. 그래서 한옥 건물도 그 세월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게 지었다. 서까래는 강원도 속초에서 나는 육송을 썼는데 접착제 대신 일일이 깎아서 부채꼴 모양으로 결속했다. 3대에 걸쳐 번 돈을 이렇게 미래를 위한 일에 모조리 투자했다. 마당 가득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장독엔 뭐가 담겨 있냐고 임순형 대표에게 물었다. “공기입니다.” 내가 의아해하자 그가 다시 답했다. “일산 신도시가 생길 때 그곳 주민들이 버린 장독을 하나둘씩 모아서 갖다 놨습니다. 앞으로 우리 후손들이 저 장독을 채워야겠지요.” 

 

너른마당
주소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서삼릉길 233-4
문의 031-962-6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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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너른마당,백파 홍성유,오리고기,주말데이트,맛집

CREDIT Editor 조두현 Photo 조혜진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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