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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3는 슬럼프를 떨칠 수 있을까?

SM6에서 QM6로 이어지는 신차의 잇따른 성공에 르노삼성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그런데 마냥 웃을 수만도 없다. 판매가 크게 떨어진 QM3 때문이다. 르노삼성의 재기를 이끈 이 사랑스러운 SUV는 왜 부진에 빠졌을까? 지금의 슬럼프를 떨칠 방법은 없는 걸까?

2016.10.10

당찬 견인차 QM3는 작은 차체로 국내 B 세그먼트 SUV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르노삼성의 재기를 도왔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를 허문 모델로도 의미가 깊다.

 

 

르노삼성이 잘나간다. SM6로 중형세단 시장에 평지풍파를 일으키더니 이제는 QM6를 앞세워 그 시장 다음으로 크고 성장세가 뚜렷한 중형 SUV 시장까지 넘본다. QM6 의 파장은 SM6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늘이 있는 법이다. SM6에 주인공 자리를 내준 SM5는 자세를 낮추어 중형과 준중형 사이 시 장을 공략하고 있다. QM5는 QM6에 자리를 물려주 고 은퇴할 준비를 마쳤다. 여기까지는 무리 없다. 그 런데 유독 심각해 보이는 모델이 하나 있다. QM3다. 바깥에선 선택의 폭이 넓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티볼리가 B 세그먼트 SUV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 혀가는 중이다. 그리고 안에서는 대성공한 S M6가 르노삼성 영업망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지난 몇 년 간 르노삼성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주인공이 뒷전 으로 밀려난 셈이다. 

 

 

동력 떨어진 견인차 

QM3는 B 세그먼트 SUV 시장을 본격적인 궤도로 올려놓은 주인공이었다. 박스카 형태의 기아 쏘울 이 있긴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 시장의 포문을 연건 2013년의 쉐보레 트랙스였다. 하지만 트랙스는 전체 생산량의 95퍼센트 이상이 해외로 수출될 정도 로 해외 시장 비중이 큰 모델이었다. QM3는 반대였 다. 국내 시장 개발을 위해 완제품으로 수입된 모델 이었고, 오로지 한국 시장만을 위해 르노삼성이 기 획한 제품이었다. QM3는 국내 출시 첫해인 2014년 1 만8000대 판매로 1위를 차지했고, B 세그먼트 SUV 시장을 단숨에 3만대 넘는 수준으로 성장시켰다. 르 노삼성을 이끈 견인차이기도 했다. SM5 이후 이렇다 할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던 르노삼성에게 QM3는 블루오션 개척이라는 임무를 띠고 도입된 오랜 만의 신차였다. 기대에 부응하듯 QM3는 2014년 세그먼트 1위에 이어 이듬해엔 2만4560대 판매로 르 노삼성 모델 중 베스트셀러 자리를 차지했다. 

 

수입차와 국산차의 벽을 실질적으로 허문 최초의 모델로도 의미 있다. 1990년대에 기아가 머큐리 세이블을 수입해 기아 세이블로 판매한 적은 있 다. 하지만 QM3는 다국적 기업의 전략에 따라 해외 생산 모델을 국내 브랜드로 수입한 첫 번째 사례라 할 수 있다. QM3보다 앞서 쉐보레 콜벳과 구형 카마 로가 수입된 바 있지만 소량에 그쳤다. QM3 이후 쉐 보레도 임팔라와 신형 카마로처럼 보다 공격적으로 수입 완제품을 라인업에 배치하고 있다. 결과적으 로 QM3는 국산과 수입의 벽을 허물었을 뿐 아니라 21세기 기업과 시장 여건을 국내 자동차 시장으로 끌어왔다. 덕분에 새로운 모델을 생산하기는 부족 하지만 판매와 마케팅을 위해서는 의미가 있는 모 델을 국내에 소개할 수 있는 새로운 창구가 확보됐 다. 이는 한국 자동차 시장의 다양성 확보와 문화 발달뿐만 아니라 외국계 자회사가 된 국내 기업이 본사와의 협상에서 꺼내 쓸 카드가 늘어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사랑스러운 요소요소들 B 세그먼트 SUV는 소형 해치백과 세단을 대신한다. QM3는 그에 걸맞은 실속 있고 감각적인 디테일로 시장을 사로잡았다.

 

그랬던 QM3가 견인력을 잃고 있다. B 세그먼트 SUV 시장의 리더 역할은 지난해 1월 출시된 티볼리에 내준 지 오래다. 1600만원대 가격으로 한 방 날린 티볼리는 반년 간격으로 디젤 엔진 모델과 더 넓은 공간의 티볼리 에어를 출시하며 3연타를 날렸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2000만원이 넘는 디젤 모델뿐이었지만 QM3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 B 세그먼트 SUV 시장도 2014년 3만3000대 수준에서 지난해 8만6000대 이상으로 수직 성장하는 등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심각하다.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 더블스코어로 앞섰던 트랙스에도 겨우 이긴 6000대 수준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2만4560대)의 절반에도 미치기 어렵다. 개별소비세 인하가 철회된 하반기 자동차 시장을 생각하면 상황은 더욱 어렵다. 결국 르노삼성은 지난 5월 QM3에 48개월 무이자라는 파격적 판매 조건을 내걸었다. 개별소비세 인하가 철회된 7월 1일에는 할인이 아니라 가격 자체를 최대 100만원까지 인하하는 매우 공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럼에도 월 1000대 수준으로 정체된 판매량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QM3의 시련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 번째는 QM6의 등장이다. D 세그먼트 모델인 QM6는 최하위 트림인 SE 2WD 모델이 2740만원이다. 그런데 B 세그먼트 SUV인 QM3 최상위 트림(RE 시그니처)은 가격을 내렸음에도 2480만원이다. 가격 차이는 260만원이고 편의장비 구성은 막상막하다. 차의 크기나 엔진 성능 등을 감안하면 QM3의 가격 경쟁력은 보잘것없다. 게다가 숫자가 말해주지 못하는 소재의 질감이나 조립품질, 승차감 등을 감안하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반면 경쟁모델들의 내부 사정은 QM3보다 유리하다. 티볼리는 1650만원의 엔트리급 가솔린 수동 모델부터 3000만원에 육박하는 티볼리 에어 4WD 풀옵션 모델까지 선택의 폭이 매우 넓고 성격도 뚜렷이 구분된다. 쌍용은 한 단계 위급인 코란도 C보다 티볼리의 바람을 이어가는 쪽으로 무게를 실었다. 지금 쌍용에게 ‘도심형 크로스오버 SUV’는 코란도 C가 아니라 티볼리다. 쉐보레 트랙스도 두 단계 위급인 캡티바가 노후화된 덕분에 자리가 탄탄하다. C 세그먼트 MPV 올란도와 충돌할 걱정도 없다. 내수 시장 성적이 중요한 차도 아니다.

 

시장 전반의 상황도 QM3에 불리하다. 올해는 폭스바겐 게이트로 디젤차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꺾였다. 게다가 B 세그먼트 SUV는 SUV치고는 가솔린 엔진 모델의 비중이 크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올 상반기 QM3를 제외한 B 세그먼트 SUV 시장은 디젤과 가솔린의 판매 비중이 54.4퍼센트 대 44.7퍼센트(전기차 0.9퍼센트-기아 쏘울 EV)로 큰 차이 없었다. 디젤 엔진만 있는 QM3에겐 뼈아픈 현실이다.

 

 

 

 

누가 좋아하는 차일까? 귀여운 외모, 앙증맞은 크기에 속으면 안 된다. QM3는 중장년층 비중이 큰 제품이다. 새로운 QM6와 차이를 생각해서라도 차값을 올리는 불필요한 치장은 자제해야 옳다. 

 

 

핵심 고객은 누구일까? 

B 세그먼트 SUV 시장의 핵심 고객은 누구일까? 각 브랜드 교육 자료와 마케팅 자료를 보면 대부분 역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독신자 또는 어린 자녀가 있는 30대 초중반의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위기 이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진 중장년도 무시하지 못할 고객층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시장 피드백이었다. 성인 자녀를 둔 장년층 부모가 준중형 세단을 사는 것보다 실용적이고 모양새도 좋다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시장의 속설은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다. QM3 개인 고객의 경우 2014년엔 39세까지의 청년층이 45퍼센트 이상 차지했지만 2015년엔 40퍼센트, 올해는 35~37퍼센트 수준까지 떨어졌다. 반대로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2014년 25퍼센트에서 이듬해 32퍼센트, 그리고 올해는 35퍼센트까지 늘어나고 있다. 40세 이상 중년층까지 포함하면 올해 QM3 개인 고객의 무려 60퍼센트 이상이 중장년층 이상임을 알 수 있다(국토교통부 등록자료 기준). 이런 고객 분포는 다른 모델도 거의 다르지 않다. 소득 양극화로 럭셔리 시장은 성장한다. 하지만 경제형 구매 고객인 청년층과 중장년층은 구매를 포기하거나 구매 규모를 줄이고 있다. 이 현상이 B 세그먼트 SUV 시장과 QM3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가격으로 대응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특히 완제품으로 수입되는 QM3는 원가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수입 완제품은 시장 특성에 맞게 제품을 개선하는 것도 쉽지 않고, 가능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지금의 제품 기획 방향이 주 고객층에 효과적인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SUV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가 대리만족이란 얘기가 있다. 21세기 들어 실제 생활은 더욱 바빠지고, 소득 양극화로 대중이 여가를 즐길 여유는 점점 줄어드는 것이 IMF 등의 통계에서 확인되고 있다. 바꿔 말해 실제로는 여가를 즐길 시간이나 여유가 없더라도 SUV를 소유하는 것으로 자신의 생활상이 풍성해지는 듯한 대리만족을 얻는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SUV는 실제 용도보다 젊고 다이내믹하게 보이는 것이 플라세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해당 차를 구입한 중장년 고객 자신이 실제보다 젊고 역동적인 사람이라고 느끼는 만족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마케팅이나 제품 기획이 제품과 전혀 동떨어져 있으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고객이 제품을 이해하는 데 오히려 장애물이 된다. 고객이 구매를 쉽게 결정하려면 제품을 만나는 첫 순간부터 자기를 위한 것이라는 공감 코드가 작동해야 한다. 이 공감이 없으면 아무리 유능한 영업사원이 고객의 심리를 조절하고 구체적인 걸림돌들을 제거하더라도 최종 구매로 연결될 확률은 크게 낮아진다. 그렇다면 QM3는 어떤 쪽일까? 공감지수가 높은 쪽? 아니면 그 반대일까?

 

 

 

 

넘치는 건 모자람만 못하다

QM3의 원형인 르노 캡처는 유럽 젊은이들을 주 고객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모델이다. 국내에도 이와 같은 콘셉트를 갖고 도입됐으며, 컬러풀하고 감각적인 디자인과 디테일로 큰 관심을 끌었다. 100마력이 채 되지 않는 출력으로 박진감 넘치는 주행감각을 연출한 점도 젊은 고객에게 어필했다. 하지만 한국 기준에서는 승차감과 소음 등 N.V.H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았다. 해를 거듭하면서 QM3는 점차 한국의 취향을 접목해갔다. 최근 최상급 모델 RE 시그니처 트림의 ‘쇼콜라 브라운 보디’ 모델을 시승하면서 QM3가 얼마나 조용해졌고 진동이 줄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전보다 분명 보편적으로 경쟁력 있는 모델이 된 것이다. 특히 비중이 큰 중장년 고객과 여성 고객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전체적인 조화가 아쉽다. 쇼콜라 브라운 보디 모델에 적용된 시트는 차의 다른 부분과 어울리지 않는 과한 장비라는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개발해 적용한 접이식 앞좌석 암레스트 겸용 보관함은 소재와 마무리가 차의 다른 부분과 크게 차이 났다. 암레스트에 가려져 쓸모가 떨어진 컵홀더가 못내 마음에 걸렸는지 시승차엔 국내에서 개발한 듯한 두 가지 컵홀더가 추가돼 있었다. 그중 하나는 센터페시아 아래쪽 스마트 카드 키홀더에 꽂아 쓰는 방식인데 전체적인 질감과 디자인이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날카로운 부분도 있는 등 품질이 떨어졌다. 센터콘솔의 개방형 사물함에 꽂아 쓰는 또 다른 컵홀더는 용도는 괜찮지만 높이가 다소 낮았다. 가장 안타까운 건 QM3가 자랑하는 T2C 태블릿 내비게이션이었다. SK T맵을 기본 적용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음질이 매우 나쁘다. 블루투스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들어도 일반 FM 라디오보다 음질이 떨어지고, FM 라디오는 여느 AM 라디오보다도 음질이 못하다. 고광택 검정 플라스틱 소재의 태블릿 홀더도 아쉽기는 매한가지. 센터페시아에서 2센티미터 정도 돌출돼 있는데 무광의 인테리어 다른 부분과 썩 잘 어울리지 못한다. 

 

QM3 가격표에는 다양한 액세서리들이 수록돼 있다. 그중 다른 브랜드에선 대부분 제작사 옵션으로 처리하는 전동접이식 사이드미러나 어라운드 뷰 모니터, 포칼 스피커 시스템 같은 기능까지 액세서리에 포함돼 있다. T2C 태블릿 내비게이션도 액세서리로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기능적인 제품들을 액세서리로 처리하는 것은 유럽에선 괜찮을지 몰라도 국내에선 부작용이 우려된다. 생산 단계에서 더해질 옵션을 출고 후 장착하는 액세서리로 다루는 만큼 품질에 대한 신뢰를 얻기 힘들다. 또한 차량과 다른 보증 규정이 적용돼 기간과 처리 방법이 이원화되는 등 고객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 

 

컬러풀한 인조가죽 시트와 스타일링 키트 등은 중장년층 고객이 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 스페셜 에디션도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500대 한정으로 판매되는 칸느 블루 스페셜 에디션과 100대 한정인 스포츠 에디션 등은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제품을 신선한 이미지로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고객의 관심을 확실하게 유도할 만큼 특별한지는 미지수다. 

 

지나친 커스터마이징과 너무 많은 스페셜 에디션은 제품을 복잡하게 만들어 더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하물며 국내 개발 액세서리와 커스터마이징은 고스란히 고객 부담, 즉 가격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QM3는 개별소비세 인하가 철회되자 마자 100만원을 인하했을 정도로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인 차다. 

 

 

 

누덕누덕한 디테일 T2C처럼 완성도 떨어지는 자체 개발 액세서리는 제품 전반의 경쟁력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신선한 이미지’ 유지보다 ‘제품 본연의 가치’를 지키는 일에 집중해야 할 때다. 

 

 

정답은, QM3답게

QM3는 르노삼성에 너무 소중한 자산이다. 그래서 잠깐 시들해진, 그리고 신모델에게 빼앗긴 관심을 되돌리려는 그들의 노력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자꾸 떠오른다. 현지 아이템을 과도하게 개발해 적용하고, 어울리지 않는 고급 아이템을 탑재하며, 누구에게 매력적인지 한눈에 알 수 없는 모호한 스페셜 에디션이 남발되는 것은 되레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가격 인상의 빌미가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QM3는 럭셔리하게 치장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다. 승차감과 소음 등 N.V.H를 개선한 것만으로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이제 그들에겐 QM6라는 고급 제품이 있다. 순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팔리는 게 정답이다. 부디 QM3는 담백하게 놓아두시길. 

 

 글_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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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르노삼성,QM6,QM3,SUV

CREDIT Editor 김형준 Photo 르노삼성 출처 MOTOR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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