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LAREN MP4-X

맥라렌이 차세대 F1 경주차 콘셉트를 제안했다. 가장 큰 변화는 클로즈드 콕핏과 휠하우스. 최근 F1에서 불거지고 있는 드라이버 안전을 위한 헤일로등의 구조 장치를 캐노피로 대체했다. 이는 드라이버 안전뿐만 아니라 공력성능에도 유리하다. 실드에는 각종 정보가 표시되는 HUD 기능이 들어간다. 콕핏 안은 드라이버의 생체정보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췄다. 드라이버의 스트레스와 집중도를 지속적으로 체크한다.

타이어도 휠하우스로 감쌌다. 시속 30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에선 타이어가 찌그러질 만큼 저항이 심해진다. 이 같은 현상을 대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주차 추돌 시 바퀴를 타고 넘는 사고도 줄일 수 있다. 타이어 센서도 추가했다. 열과 파손 정도, 주행정보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수 있다. 1982년부터 F1에서 금지된 그라운드 이펙트 디자인을 채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최대한 낮춘 차체 밑으로 흐르는 공기의 양을 줄임으로써 차체 위와 아래에 기압차를 만들어 다운포스를 높이는 기술이다. 이 외에도 보디를 태양전지판으로 만들어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 F1에서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팀인 만큼 생각의 깊이가 다른 경주차 콘셉트를 만들었다.

 

 

CHEVROLET CHAPARRAL 2X

쉐보레의 샤퍼랄 2X는 그란투리스모 게임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차도 단순한 게임용 디자인은 아니다. 쉐보레와 오랜 기간 인연을 맺었던 경주차 제조업체 샤퍼랄 레이싱에서 영감을 얻은 콘셉트다. 샤퍼랄 레이싱은 경주용 자동변속기, 합금 모노코크 섀시 등 획기적인 레이싱 기술을 많이 개발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샤퍼랄 2X도 전혀 새로운 콘셉트의 레이싱카다. 이 차는 엔진도, 전기도 아닌 레이저로 움직인다. 차체 가운데 있는 발사체가 뒤쪽으로 레이저빔을 쏘면 충격파에 의해 엄청난 추진력을 얻게 된다. 쉐보레는 이런 레이저 추진기로 0→시속 97킬로미터 가속은 1.5초, 최고속도는 시속 384킬로미터를 낼 수 있을 거라 설명한다. 드라이버가 엎드린 자세로 양손과 다리를 앞뒤 바퀴 쪽으로 뻗어 탑승하는 형태도 독특하다. 쉐보레는 “레이싱카를 윙슈트처럼 입는 콘셉트로 차체를 더욱 정교하고 빠르게 컨트롤할 수 있다”고 한다. 다분히 과한 상상력의 결과물이지만, 하긴 모터사이클 선수도 거의 엎드려서 운전하니까.

 

 

FERRARI F1 CONCEPT

언제부터인가 F1 경주차는 FIA 규정에 묶여 점점 못생겨지기 시작했다. 해가 갈수록 규정이 엄격하고 디테일해지면서 경주차들은 한곳에서 찍어낸 것처럼 개성이 없다. F1의 역사와 함께한 스쿠데리아 페라리도 이 점이 심히 걱정스러웠는지 페라리 디자인 스튜디오와 에어로다이내믹 부서를 통해 아주 멋진 F1 경주차 콘셉트를 선보였다. 심플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경주차다. 재미있는 건 더블 데크 프런트 윙과 날렵한 보디, 대형 윙 등을 최대한 FIA의 규정을 맞추면서 디자인했다. “이렇게 단순한 디자인이 훨씬 더 멋있잖아. FIA 너희들은 왜 이렇게 규정을 복잡하게 정해 경주차를 못생기게 만드는 거야?”라는 페라리의 항의가 아닐는지. 페라리는 맥라렌, 레드불과의 회의에서도 이 디자인 콘셉트를 선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두 팀은 이미지 공개를 거부했다고 한다.

 

 

MAHINDRA FORMULA E CONCEPT

현재 포뮬러 E에 참가하고 있는 인도의 마힌드라 레이싱이 지난해 인수한 피닌파리나와 함께 미래 포뮬러 E 경주차 콘셉트를 선보였다. FIA가 주관하는 2018년 경주차 섀시 공모전을 통해 공개된 것이다. 최고의 자동차 디자인 그룹인 피닌파리나가 선보인 만큼 경주차가 꼭 지녀야 할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 공력성능을 높이기 위한 디퓨저와 스포일러를 부각하고 클로즈드 콕핏과 오픈휠 경주차의 단점을 보완한 휠하우스 등을 선보였다. 다만 엔진이 없는 경주인 만큼 대형 인테이크 등은 보이지 않는다.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은 “포뮬러 E 참가는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투자”라며 “이번의 혁신적인 디자인은 창의적인 프로젝트의 시초로 향후 이러한 디자인을 반영한 경주차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8년에 이렇게 멋진 포뮬러 경주차를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RED BULL X2014 FAN CAR

이 차는 레드불이 참가하는 자동차 경주를 위해 디자인한 게 아니라 비디오게임 그란투리스모를 위한 콘셉트다. 흥미 있는 건 F1 기술들이 게임에서 구현된다는 것. 차체 바닥에 구멍을 뚫고 차체 뒤에 있는 팬(fan)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면서 차체가 바닥에 들러붙는 다운포스를 만든다. 이는 맥라렌 F1 콘셉트가 구현한 ‘그라운드 이펙트’와 같은 개념이다. 실제로 F1에 이런 차가 있었다. 1960년대 고든 머레이가 디자인한 브라밤의 BT46은 바퀴만큼이나 큰 팬을 뒤에 달고 차체 바닥의 공기를 빨아들였다. 레드불 X2014 이름이 ‘팬 카’인 이유는 이미지에서 보듯 차체 뒤에 큰 팬이 달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나 좋은 그라운드 이펙트 기술이 F1에서 쓰이지 않는 이유가 있다. 그라운드 이펙트는 차체 뒤쪽으로 엄청난 난류가 생긴다. 때문에 뒤에서 따라오는 차는 슬립스트림을 탈 수 없어 불리하다. 당연히 추월이 어렵다. 또 그라운드 이펙트는  대형 풍동시험을 거쳐야 완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돈이 없는 팀은 이런 경주차를 만들지 못한다. 빈부의 격차는 바로 경주 결과로 직결되니 경주가 재미없을 수밖에. 결국 FIA는 그라운드 이펙트를 금지시켰다. 오래전에 금지된 기술이 F1 팀의 미래 콘셉트 디자인에 노출되는 걸 보면 쉽게 버리기 아까운 기술인가 보다.

 

 

 

AUDI AIROMORPH CONCEPT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아우디의 후원을 받은 캘리포니아 디자인센터 학생이 그린 WEC 경주차다. 카타마란(Catamaran)이라는 선체가 두 개인 요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선체가 여러 개일 경우 일렁이는 물결을 이용해 마찰력을 줄여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개념을 경주차에 접목한 것이다. 각 바퀴에 달린 네 개의 와이어가 바퀴를 잡아당기거나 밀면서 방향을 전환하고 속도를 유지한다. 와이어는 유압식으로 움직인다. 보디는 패브릭으로 만든다. 코너링에서 무게중심과 공력성능을 위해 보디도 같이 움직이기 위해서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이런 경주차가 나올까? 화성에서 자동차 경주가 열릴 즈음 이런 차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톡톡 튀는 상상력과 재미있는 구성을 지닌 콘셉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