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나윤 | 갤러리 구와 현대미술 전문 출판사 ‘Graphite on Pink’의 대표. 한국의 재능 있는 작가를 해외 미술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 해외 컬렉터, 큐레이터, 갤러리스트와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한다.

 

“과거와 현대의 지혜가 공존하다”
우리옛돌박물관 구나윤 대표는 누군가 한국을 방문하면, 꼭 안내하고 싶은 데라며 이곳을 소개했다. 이 박물관은 우리나라 미술사적 유산인 석조 유물을 전국 팔도에서 수집하고, 일본에 약탈당한 것도 환수해 전시하고 있다. 장승을 의미하는 벅수, 해풍이 잦은 마을에 세운 만파식적을 새긴 돌, 동자석 등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그 속에 담긴 기원도 천차만별이다. 기획 전시관에서는 저명한 우리나라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옛 돌과 현대미술을 품고 있는 이곳엔 과거와 현대의 지혜가 공존한다. 그녀가 아름답다고 꼽은 야외 전시관에는 길조를 뜻하는 벼락 맞은 회화나무와 야생화가 옛 돌조각과 함께 전시되어 있고, 꼭대기에서는 오목한 성북동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색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다’는 그녀의 말처럼 그곳에는 뜨거운 늦봄이 한창이었다.
Add. 성북구 대사관로13길 66 Tel. 02-986-1001

 

“한양에서 서울까지. 100년의 시간이 머무는 곳”
두가헌 한옥과 구한말 러시아식 벽돌 건물, 암수 은행나무가 오랜 시간 지켜온 두가헌의 마당에는 범상치 않은 공기가 흐른다. “해외 컬렉터와 함께 국립현대미술관을 비롯한 한국의 대표 갤러리를 둘러보던 중 한옥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동시에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려고 가까운 곳에 자리한 이곳으로 안내했어요.” 그녀는 함께할 자리가 많은 해외 미술 관계자가 ‘지나치게 캐주얼한 분위기보다는 클래식한 분위기를 선호하고, 감각적으로 예민하기 때문에 다양하고 새로운 체험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운치 있는 정경도 이곳의 매력이지만, 두가헌은 레스토랑과 갤러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이기도 하다. “동행한 해외 컬렉터는 한옥과 양식의 감각적 조화와 우리나라 레스토랑의 서비스 수준에 놀라워했어요. 정말 뿌듯했죠.” 저녁에 가면 특히 아름답다는 말도 덧붙였다.
Add. 종로구 삼청로 14 Tel. 02-3210-2100

 

 

 

이익준 |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수입 및 유통하는 신화코리아 전략 기획사업부 이사. 라이선스 브랜드의 상품 기획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다.

 

“전통적인 멋의 계승에서 서울의 미래를 마주하다”
조은숙 갤러리 조은숙 갤러리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작업을 통해 전통적이면서 가장 모던한 서울의 감각을 전하고 있다. “국내에 처음 진출한 수입 브랜드 담당자와 방문한 적이 있어요. 마침 오프닝 리셉션이 열려 한국적인 멋을 알리기에 적절한 곳이라고 판단했죠.” 이곳의 오프닝 리셉션에서는 쑥떡과 전, 나물 등 우리나라 잔치 음식을 수준 높은 도예 자기에 담아 와인과 대접한다. 도자를 활용한 푸드 스타일링으로, 전통과 현대미를 공유하는 서울의 식문화를 새롭게 제안하는 것이다. 그는 사업과 관련한 자리에서는 최대한 격식을 차리지만, 지나치게 딱딱한 분위기도 선호하지 않는다. “한식과 와인을 즐기며, 한국 문화의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자연스레 이를 화젯거리 삼아 이야기하기 좋은 분위기였어요.”
Add. 강남구 압구정로80길 37 Tel. 02-541-8484

 

“불고기를 모던하게 즐기는 법”
시별리 by 사리원 시별리 by 사리원은 해외 유명 인사들로부터 한국 불고기의 맛을 인정받은 사리원 불고기의 나성윤 대표가 광화문에서도 그 맛을 볼 수 있게 한 곳이다. “고기를 직접 굽고 즐기는 한국 음식점의 모습이 다소 어수선하다고 생각하는 외국인 친구에게 소개했는데, 세련된 분위기와 거기에 잘 어울리는 와인에 특히 흡족해하더군요.” 이곳의 불고기는 소고기 등심을 미리 재우지 않아 육질과 고기의 맛은 오롯이 살리고, 설탕 없이 제철 과일과 채소의 단맛으로 맛을 낸 소스에 찍어 먹게 한다. 간이 심심하게 밴 백김치에 싸 먹으면 그만인 바싹 불고기도 이곳의 별미. 그는 사리원불고기의 나성윤 대표와도 친분이 두텁다. “와인 지식이 해박해 와인과 불고기, 곁들인 반찬과의 궁합에 대한 고민이 남달라요. 삼대째 내려온 사리원 역사에 세련된 감각을 배합할 줄 아는 멋쟁이죠.”
Add. 종로구 종로3길 17 Tel. 02-2251-8330

 

 

 

김호윤 | 서울 음식을 하는 ‘스와니예’에서 셰프로 일한다. 외국 셰프나 해외 외식업계 종사자와 소통하며, 맛있는 식당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 친구에게 소개하기도 한다.

 

“한국의 정서와 식문화를 한 끼에 담아내다”
발우공양 “외국에서 오래 요리 공부를 한 요리사 친구와 국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찾았어요.” 수행을 중요시하는 선종의 본거지인 서울은 사찰 음식이 발달했다. 발우공양의 음식은 육류뿐 아니라 식물의 성질이 맵고 강한 달래, 흥거 등 오신채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강한 맛이 없는 것이 식자재에 귀한 정성을 기울이는 이유다. 통도사의 승려가 빚은 두부를 사용한 두부선은 산초 장아찌를 곁들이는데, 산초 장아찌는 향기로움을 보탤 뿐 간을 더하지 않아 재료 고유의 맛과 식감에 집중할 수 있다. “함께 간 외국인 친구는 배추전과 재래 방식의 장을 사용한 찜의 맛에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김호윤 셰프는 ‘이곳의 부드럽고 담백한 음식을 경험하고, 채소를 잘 익혀 먹는 새로운 기호가 생겼다’며 개인적 감상을 더했다. 채식주의자인 외국인 손님을 모시기에 더없이 좋을 듯.
Add. 종로구 우정국로 56 Tel. 02-733-2081

 

“서울의 가장 화려한 장소에 위치한 막걸리 펍”
묵전 외국의 요리사가 한국에 오면, 파인다이닝이나 퀄리티 높은 퀴진보다는 광장시장이나 노량진수산시장, 마포의 고깃집처럼 지역의 문화색이 짙은 음식을 소개하려고 해요.” 그런 것들이야말로 그들에게 원색의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한국을 찾은 요리사나 문화 체험에 적극적인 외국인 친구에게 문턱이 높지 않은 음식을 소개하곤 한다. 비 오는 날 막걸리에 파전을 먹는다든지, 돼지김치찌개에 소주를 곁들이는 등 한국인의 감성이 깃든 토속 마리아주 같은 것 말이다. 그러한 취지에 알맞은 곳이 묵전이다. 도산공원 근처에 있지만,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도시는 금세 활기찬 시골 장터가 된다. 마시고 취하는 떠들썩한 분위기에 겉도는 이는 찾기 힘들다. 평소 취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김호윤 셰프마저 막걸리 잔을 손에 들고 얘기하다 졸았던 기억이 있다.
Add. 강남구 언주로168길 22 Tel. 02-548-1461

 

 

 

김지은 | 에르메스 워치 홍보팀에서 일하고 있다. 에르메스의 행사 계획과 진행, 전반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한다.

 

“예술적이고 다이내믹한 서울의 랜드마크”
10 꼬르소 꼬모 그녀는 인테리어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에게 소개할 만한 장소로 10 꼬르소 꼬모를 소개하며, 식사부터 디저트, 쇼핑까지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음을 장점으로 들었다. 촬영을 위해 매장을 찾았을 때는 남사당패의 유목민적 감성에서 영감을 얻은 한복 차이킴과 아제딘 알라이아의 드레스 전시가 한창이었다. 특별 전시 공간에서 멤피스전이 열렸는데, 멤피스 특유의 유머를 볼 수 있는 가구와 오브제를 만날 수 있었다. “유니크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접할 수 있어 서울에서 가장 빠르게 전 세계의 트렌드와 감각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1층의 카페도 빼놓을 수 없는데, 안쪽의 북스토어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하지 못하는 디자인 서적을 판매하기도 한다. “이곳은 커피도 맛있지만, 포타르가 파스타와 파니니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Add. 강남구 압구정로 416 Tel. 02-3018-1010

 

“고궁과 현대식 주방의 낯선 유희”
제이타파스 인 스페이스 “전망이 아름다워서 외국 귀빈을 모시고 다시 찾았어요.” 제이타파스 인 스페이스는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4층에 자리한다. 사방이 트인 통유리 너머로 바라보이는 창경궁과 오픈 키친의 낯선 광경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타파스 형식의 일식당으로, 조금씩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는 구성이 마음에 들어요. 메뉴가 심플하고 깔끔하게 구성되어 외국인이 먹기도 부담스럽지 않아요.” 이곳에서는 모든 요리에 8시간 숙성한 숙성회를 사용한다. 사후 경직이 시작된 뒤 8시간은 최상의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골든 타임이자, 감칠맛이 적정선에 달하는 시점이기 때문. 또 그녀는 흠잡을 데 없는 서비스를 이곳의 장점으로도 꼽았다. 이곳의 셰프는 주방이 바빠 손님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판단될 때는, 남는 자리가 있더라도 손님을 더 이상 받지 않는다.
Add. 종로구 율곡로 83 Tel. 02-747-8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