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eauty

  • 기사
  • 이미지

마스크 예찬

나태한 뷰티 라이프의 유일한 면죄부. 마스크 예찬.

2016.05.23

 

FRESH 진귀한 리얼 로즈 꽃잎이 피부에 녹아들면서 수분을 충전해주는 로즈 페이스 마스크 100ml 8만2000원대. GLAMGLOW 생녹차잎의 항산화 성분, 화산암 엑스폴리에이팅 입자가 함유된 유쓰머드 팅글엑스폴리에이트 트리트먼트 50g 7만9000원대.  BOBBI BROWN 환하고 균일한 안색으로 케어해주는 엑스폴리에이팅 마스크. 래디언스 부스트 페이스 마스크 75ml 6만7000원대.

 

보통 예민하면 부지런하기 마련이건만, 예민한데 게으르기까지 한 나의 직업은 뷰티 에디터. 새로 나온 화장품에 누구보다 왕성한 호기심을 보여야 하고, 최신 시술이나 마사지 정보를 두루 꿰고 있어야 하는 직업, 뷰티 에디터 말이다. 입소문이 자자한 최신 시술은 예약 버튼을 누르는 것조차 귀찮아 효과를 글로 배우고, 흔한 마사지 숍도 누군가에게 내 얼굴과 몸을 온전히 무장해제 시킨다는 게 불편하다는 이유로 번번히 취소. 이 정도면 홈케어에 공들일 법도 하건만, 최근에는 그것도 시들하다.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곳으로 욕조가 아닌 식탁을 선택하는 날이 더 잦아졌고, 휴일의 재충전은 화장대 앞이 아닌 TV 앞이 더 유혹적이다. 젊음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채우는 건, 정말 게으름인 걸까?
 

물론 이런 음성적인 뷰티 라이프를 영위하는 에디터에게도 반성과 자책, 걱정의 순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거울 속에서 못 보던 주름을 또 하나 발견할 때. 하지만 그보다도 아침저녁으로 바르고 닦아내며 부지런히 살고 있는 내 주변 여자의 SNS가 반성에는 더 효과적이다. 그런 날 저녁이면 내 유일한 면죄부를 꺼내 들 수밖에. 욕실 수납장에 얌전히 줄지어 내 손길만 기다리는 각종 기능의 마스크 말이다. 수분 충전 효과로는 가히 세계 최고인 프레쉬 로즈 페이스 마스크, 내 민감한 피부를 다독여줄 달팡 유스풀 래디언스 카멜리아 마스크, 최근 국내 출시를 시작한 글램글로우와 바비 브라운 페이스 마스크, 얼마 전 후배에게 받은 귀여운 곰돌이 캐릭터의 시트 마스크까지. 깊은 반성이 필요한 저녁에는 일회용 시트 마스크보다 씻어내는 팩 타입이 제격이다. 효과적인 면에서도 그렇지만, 20여 분간의 행위 자체가 주는 성취감이란! 신성한 의식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 않게 꽁꽁 동여매고 헤어밴드를 두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런 다음 큰 스패출러로 아낌없이 듬뿍 떠 얼굴 전체에 빈틈없이 펴 바르고, 15분간 침대에 누워 내 나태함을 되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이 이어진다. 15분을 채운 뒤에는 깁스 환자처럼 슬로모션으로 일어나 미온수로 여러 번 헹구고 마침내 거울 속 말간 얼굴을 보며 다짐하는 것으로 의식을 마무리한다. 이 성스러운 리추얼의 마지막은 늘 밝고 희망찬 해피 엔딩이다. “그래 이제 변화를 꾀할 때야. 나도 할 수 있어!”
 

물론 보통의 여자들은 나와는 조금 다른 이유로 마스크를 꺼내 든다. 모델이나 여배우와의 뷰티 인터뷰 때 수없이 들은 답변 중 하나. “중요한 스케줄이 있는 날엔 반드시 메이크업 전에 마스크를 해요. 피부가 촉촉해져 화장이 뭉치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되는 비결이죠. 뜨거운 조명 아래서도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붉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바르기 전 천연 에센셜 오일이나 피부 타입에 맞는 에센스를 바르면 효과를 배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가령 화이트닝 에센스를 바르고, 수분 팩을 더하면 두 성분의 시너지 효과 덕분에 피부가 한결 환하게 빛날 수 있다는 원리다. 또 마스크 전 얼굴 이곳저곳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면 쌓여 있던 노폐물이 배출되고 이후 바르는 마스크의 흡수력이 높아진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셀프 마사지가 버거울 때는, 최소한 각질 제거만 해도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반면 시트 마스크를 꺼내 들었다는 건 반성과 자책이 덜하다기보다는 시간적 혹은 심리적으로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가령 남편과 종일 붙어 있는 주말이라거나 후딱 차려입고 외출해야 하는 아침에는 시트 마스크가 훨씬 유용하다. 물론, 민감하기로는 대한민국 일등을 자부하는 내 극성맞은 피부 타입 탓에 시트 마스크의 재질까지 꼼꼼하게 따져야 하는 수고로움은 어쩔 수 없다. 늘상 붉고 열감이 동반되는 내 민감한 피부에는 코튼이나 부직포 재질보다는 매끄럽고 청량감을 줄 수 있는 겔 타입이 적당하다. 도토리묵처럼 탱글탱글한 겔 재질은 뜨는 부분 없이 얼굴에 완벽하게 밀착된다는 장점을 지녔다. 3세대 시트 마스크 재질로 각광받는 바이오 셀룰로오스도 흥미롭다. 코코넛을 압축, 발효시켜 만든 겔상의 시트로 피부 밀착력이 뛰어나고 포뮬러가 지닌 수분과 영양감을 빠르고 깊게 피부 속으로 침투시킬 수 있다.
 

내게 곰돌이 시트 마스크를 선물한 후배는 얼마 전부터 1일 1팩 루틴에 동참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저자극 수분 마스크라면 모를까, 화이트닝이나 고농도의 안티에이징 마스크라면 고려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자극이 될 수 있으니까요”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그토록 부지런한 후배라면 큰 걱정은 없다. 분명히 수시로 거울을 들여다보고 미세한 피부 변화에도 즉각 대처하는 철저한 뷰티 라이프가 몸에 배어 있을 테니까. 아니나 다를까, 몇 분 전 ‘#오늘의마스크’란 해시태그와 함께 시트 마스크 사진 하나가 후배의 SNS에 올라와 있다. ‘좋아요’ 버튼을 누르며 나도 오랜만에 반성의 시간을 계획해본다. 자, 오늘 밤 내 신성한 의식에 기꺼이 동참할 주인공은? ‘어디 보자, 곰돌이, 너 어때?’

What do you think?
좋아요

TAGS neighbor,네이버,뷰티,마스크,라이프,면죄부,예찬

CREDIT Editor 이지나(프리랜스) Photo 김래영 출처 THE NEIGHBOR

Film

film 더보기
SUBSCRIBE
  • 메인페이지
  • PlayBoy Korea
  • MOTOR TREND
  • neighbor
  • 東方流行 China

RSS KAYA SCHOOL OF MAGAZINE

Copyright Kayamedia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