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일이니 파리 똥, 모기 똥.” 아니면 이런 가사는 어떤가? “냄비 위에 밥이 타, 밥이 타.” 저 가사를 기억한다면, 아마도 ‘ㄴ’ 받침이(서른, 마흔, 쉰…) 들어간 세대일 것. 그런데 저 코믹한 가사가 실은 성적 내용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노래는 올리비아 뉴튼 존의 ‘피지컬’(Physical)로, 뜻도 모르고 들리는 대로 따라 부른 저 가사는 ‘몸으로 대화하자’(Let Me Hear Your Body Talk)는 다소 선정적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들이 재미로 따라 부른 노래를 성인들은 올리비아 뉴튼 존을 상상하며 불렀을지 모른다. 마돈나에게 자리를 물려주기 전까지 올리비아 뉴튼 존은 남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당대의 섹스 심벌이었으니까. ‘Physical’은 그가 관능적 이미지의 정점을 보여준 곡으로, 발표 당시 방송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우리보다 더 개방적이라는 미국에서. 그리하여 뮤직비디오 콘셉트가 ‘Physical’의 다른 의미인 ‘운동’으로 바뀌는 해프닝도 벌어졌지만, 그럼에도 노래는 1981년 11월 21일부터 이듬해 1982년 1월 23일까지 10주 동안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지켰고, 뮤직비디오 덕에 에어로빅 붐이 일기도 했다. 그 당시 그녀의 인기였다면, ‘운동’이 아니라 ‘Physical’의 또 다른 의미인 ‘물리학’으로 콘셉트를 삼았더라도 성공했을 것.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가수로서 배우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올리비아 뉴튼 존. 그러나 그것이 섹시한 이미지 덕분이라고 단정하면 곤란하다. 올리비아 뉴튼 존은 섹스 심벌이기 전에 그와는 정반대로 청순의 아이콘이었다. ‘Physical’로 이미지를 변신하기 전, 1978년 그는 뮤지컬 영화 <그리스>에서 순수하고 청순한 모범생 샌디 역으로 출연하여 전 세계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그의 ‘엄친딸’ 이력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948년 태어난 그의 외조부는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과학자였으며, 부친 역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학자였으니.

영 국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자란 올리비아 뉴튼 존은 호주에서 4인조 여성 그룹으로, 다시 듀엣으로 활동하다가 영국으로 건너가 1966년 ‘Till You Say You’ll Be Mine’을 발표하며 정식으로 데뷔했다. 화려한 데뷔는 아니었다. 주목받기 시작한 건 1971년 밥 딜런의 곡 ‘If Not for You’를 발표하면서부터다. 이 노래는 영국 싱글 차트 7위, 호주 싱글 차트 7위, 그리고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25위까지 진출했고, 이때부터 올리비아 뉴튼 존은 영국과 호주,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가수 활동을 했다.
이후로 그는 ‘Let Me Be There’, ‘I Honestly Love You’, ‘Make a Move on Me’, ‘Heart Attack’, ‘Twist of Fate’ 등 컨트리에서 발라드, 댄스까지 다양한 노래를 히트하며 1억 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올렸고, 5번의 빌보드 차트 1위와 4번의 그래미상 수상을 기록했다. 그렇게 “신은 당신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여인을 추녀로 만들었겠느냐”는 찬사를 들으며 팝의 여왕으로 군림했다가 홀연히 사라진 올리비아 뉴튼 존이 내한한다. 지난 2010년 공연을 계획했다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공연을 취소했으니, 무려 16년 만의 내한 공연이다. 5월 14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이번 <2016 올리비아 뉴튼 존 내한 공연>에서 그는 앞서 소개한 자신의 대표곡과 영화 주제가 ‘Summer Night’, ‘Magic’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부디 공연이 무사히 성사되어, 그 옛날 “웬일이니, 파리똥”의 떼창을 들어보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