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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에 초대형 세일링 요트들이 집결했다. ‘로로피아나 캐러비안 슈퍼요트 레가타 & 랑데부’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사흘간의 숨 막히는 레이스에 함께했다.

2016.05.12

 

윈드폴호를 타고 A 클래스 경기에 출전한 로로피아나 팀의 모습.

 

길을 나선 지 스물다섯 시간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메인 섬인 토톨라에서 버진고다 섬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교통수단인 소형 모터보트에 올랐다. 밤바다는 캄캄했고, 기상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바람과 파도가 거칠어 섬에 들어가는 데 평소보다 20~30분 더 걸릴 거라고, 보트 조종사가 말했다. 바닷바람이 윙윙거리는 걸 들으면서,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바람의 스포츠이기도 한 이번 요트 경기가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그랬다. A 클래스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닐라야호의 전술가 보위 베킹의 소감에 따르면, 이번 레가타는 “그동안 카리브해에서 열린 레이스 중 단연 최고”였으니까.

 

 

 

1 선수로 직접 경기에 참여한 피에르 루이지 로로피아나 부회장이 키를 잡고 있다. 2 푸른 바다에서 길이 24m 이상 세일링 요트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3 버진고다 YCCS 전경. 높은 마스트가 장관을 이룬다.

 

이토록 우아한 스포츠 카리브해의 아침은 말 그대로 눈부셨다. 때 묻지 않은 자연, 형용할 수 없는 바다 빛깔과 산뜻한 바람이 그곳에 넘쳤다. 버진아일랜드는 세계적인 부호들이 휴양과 요트를 즐기러 모여드는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그걸 즐기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이곳은 부호들의 방식으로 자연을 즐기는 곳이다. 북적거리는 쇼핑가나 초대형 리조트 같은 건 없다. 대신 모든 편의시설을 갖춘 세련된 마리나 클럽과 물 위를 떠다니는 럭셔리 요트가 있다. 로로피아나는 1년에 두 번, 3월과 6월에 이곳 버진아일랜드의 버진고다와 이탈리아 사르데냐에서 ‘로로피아나 슈퍼요트 레가타 & 랑데부’를 후원한다.
버진고다의 요트 클럽은 로로피아나, 보트 인터내셔널 미디어와 함께 이 대회를 주최한 요트 클럽 코스타 스메랄다(YCCS)의 겨울 별장 같은 곳이다. 세계적인 요트 클럽인 YCCS는 이탈리아 포르토 체르보에 위치하는데, 지중해와 대서양에 추위가 찾아오면 이곳 버진고다의 마리나로 요트 애호가들을 불러들인다. 마리나엔 오늘 경기에 출전할 세일링 요트들이 출항 준비에 한창이다. 모두 슈퍼요트인 만큼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은 마스트가 장관을 이룬다. 슈퍼요트는 길이 24m 이상의 대형 요트를 말하는데, 올림픽 경기 요트가 4.2~4.7m에 불과하다는 걸 감안하면 엄청난 크기임을 알 수 있다. 로로피아나 팀도 이번 대회에 윈드폴호(28.6m)를 타고 A 클래스 경기에 출전한다. 선수로 직접 참여하는 피에르 루이지 로로피아나 부회장과 10여 명의 크루는 하얀색 피케 셔츠와 베이지색 버뮤다 쇼츠를 깔끔하게 차려입고 마지막 점검 중이다. 모터 요트에 승선할 때 입는 크루즈 룩과 달리 세일링 요트를 타고 경기에 출전할 때는 기능적이고 스포티한 옷을 입는다. 스포티하다고 해서 고무줄 팬츠나 레깅스, 라운드 티를 입는 것은 아니다. 요트는 어디까지나 우아한 스포츠니까. 칼라가 있는 코튼 저지 소재의 피케 셔츠에 단정한 무릎길이의 팬츠를 입고, 파도와 바람이 들이치면 방풍 방수 기능이 있는 얇은 데크 재킷을 덧입는다.

 

 

 

 

버진고다 YCCS 클럽의 이국적인 풍경.

 

경 기에 출전하는 세일링 요트 21척이 마침내 출항 준비를 마쳤다. 레가타를 위해 모인 21척 외에 모터 요트 7척이 랑데부를 위해 함께했다. 레가타가 세일링 요트의 경기라면, 랑데부는 모터 요트들의 사교 모임 같은 거다. 4층 규모에 선데크, 라운지, 바, 수영장, 그리고 호화 주택을 통째로 옮겨온 듯한 선실을 갖춘 럭셔리 모터 요트. 선주들은 이곳으로 가족과 친구를 초대해 여행과 휴식, 파티를 즐기고, 무엇보다 레가타를 가까이에서 관람한다. 우리 취재진도 캐나다에서 온 사업가 브라이언 오설리반의 40m급 호화 요트 코모크와호에 초대받았다. 함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서다. 세일링 요트와 함께 코모크와호도 경기장으로 출항했다.
경 기 코스는 그날의 바람에 따라 달라진다. 출발선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다른 경주와 달리 선체가 큰 슈퍼요트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2분의 시간 차를 두고 출발한다. 따라서 승자는 3일간의 경기 기록을 결산한 후 가려진다. 멀리서 보면 유유자적 바다를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배 위에서는 바람과 파도에 맞서 사투가 벌어진다. 세일링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질문에 피에르 루이지 로로피아나 부회장은 “다른 무엇도 생각할 수 없다. 오로지 속도를 내는 데 집중할 뿐이다. 집중, 그게 또 이 스포츠의 매력이다”라고 답한다. 선수들은 쉴 새 없이 돛을 조작하고, 135도까지 기울어지는 선체에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포지션을 옮긴다. 24노트의 강풍을 타고 초대형 세일링 요트가 눈앞을 질주할 때의 그 박진감이란.
A, B, C, D 클래스로 나뉘어 펼친 사흘간의 레이스 끝에 승자가 가려졌다. 대회의 주인공은 발틱 사에서 제작한 34m 요트 닐라야호. 로로피아나의 윈드폴호와 같은 A 클래스에서 겨룬 닐라야호는 첫 번째 순풍 구간에서 스피나커(요트의 큰 돛)가 무너지는 위기의 순간을 맞기도 했지만 클래스 1위와 경기 전체의 최고점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로로피아나의 윈드폴호는 아쉽게도 클래스 4위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피에르 루이지 로로피아나 부회장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는 “이번 기록에 만족한다. 매년 참가자의 자질과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서 이제 여기서는 우승하지 못할 것 같다. 좋은 평가 시스템을 갖고 있는 훌륭한 대회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순 위가 정해졌지만, 실망하거나 기분이 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 대회는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한 이벤트이니 말이다. 경기뿐만 아니라 로로피아나 갈라 디너, 오일넛베이 파티, 웨스트포인트 랑데부 등 행사 내내 참가자들은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그림 같은 카리브해에서 청정 바다를 즐기고 서로 교류하는 우아한 세계. 트렌드를 좇는 패션 브랜드가 아닌 상류사회의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는 브랜드 로로피아나가 무엇 때문에 이곳에서 이런 경기를 후원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1,2 최고급 소재를 자랑하는 로로피아나 레가타 블랭킷과 레이디스웨어 컬렉션.

 

집념과 존중 요트 경기는 시계, 자동차, 하이패션 브랜드가 앞다투어 후원하는 경기다. 상류층의 스포츠라는 이미지,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를 이어 경기를 즐기며 유산을 이어간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럭셔리와 헤리티지를 중시하는 명품 브랜드의 요구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로피아나가 슈퍼요트 경기를 후원하는 이유가 단지 그런 이미지를 마케팅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은 아니다. 이번 경기의 후원자이자 참가자이기도 한 피에르 루이지 로로피아나는 “그보다는 로로피아나의 실제 고객을 만나서 함께 즐기고 소통하는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로로피아나는 슈퍼요트뿐 아니라 승마와 폴로, 빈티지 자동차 경주도 후원하는데, 이는 모두 고객의 실제 라이프스타일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스포츠다.

 

 

 

이번 레가타에서 우승을 한 닐라야호 크루들이 로로피아나 부회장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슈퍼요트 마이송의 선주이기도 한 로로피아나 부회장은 선수로서 매해 경기에 참여한다. 경기는 그가 직접 로로피아나의 해상 스포츠 제품을 테스트하고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현장이기도 하다. 실용적이고 편안하면서도 어떠한 비바람에도 품격을 지켜주는 로로피아나의 세일링 라인은 그렇게 고객과 함께 체험하면서 더욱 완벽한 제품으로 발전해왔다. 또 이런 휴양지에서 꼭 필요한 세련된 리조트 룩과 요트 인테리어도 로로피아나가 정말 잘하는 것 중 하나다.
19세기 초 이탈리아 트리베로에서 모직물 장사로 사업을 시작한 로로피아나는 무엇보다 최고급 원단으로 유명하다. 현재의 회사도 섬유 분야와 명품 분야로 나뉘는데, 원단에 대한 집념은 그 어떤 회사도 따라올 수가 없다. 이름도 생소한 비쿠냐, 베이비 캐시미어, 더 기프트 오브 킹스, 로터스 플라워 소재는 모두 이런 집념의 결과다. 비쿠냐는 남아메리카에서 서식하는 라마의 일종인데,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섬유를 제공한다. 로로피아나는 멸종 위기의 비쿠냐를 보호하기 위해 페루 팜파 갈레라스 부근의 부지 2000여 헥타르를 매입해 자연보호구역을 만들 정도로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쿠냐 활동에서도 볼 수 있듯 지속가능한 환경은 로로피아나에게 무척 중요한 가치다. 피에르 루이지 로로피아나가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건 자연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그의 방식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세일링을 하면서 온몸으로 느낀 위대한 자연. 털과 살을 내주고, 풍부한 토양을 만들며, 순리에 따라 생명을 키우고 죽음을 맞는다. 자연에 대한 남용 없이 소수를 위한 최고의 품질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명품 브랜드 로로피아나 아닐까? 로로피아나 슈퍼요트 레가타 & 랑데부는 즐거운 축제인 동시에 바다에서 펼쳐 보인 로로피아나 그 자체였다.

 

 

 

대회 기간 동안 로로피아나는 YCCS 클럽에 쇼룸을 열어 세련된 리조트 룩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요트 상갑판에 위치한  라운지. 요트에 이상적인 특수 혼방 기술이 적용된 고품질 캐시미어와 리넨 제품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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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neighbor,네이버,요트,카리브해,레이스

CREDIT Editor 안나량 Photo neighbor 출처 THE NEIGHB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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