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는 누군가의 경험담이 시작의 문을 여는 좋은 열쇠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두 여자의 운동 이야기를 준비했다.
내년에는 당신도 이들처럼 운동 전도사가 되어 있기를 바라며. 

흐트러진 몸매를 바로잡는 필라테스 뷰티 에디터라고 해서 다 피부가 좋고 날씬할 거란 생각이 ‘착각’이었음을 깨달은 건 입사 후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매일 독자들에게 예뻐지기 위한 방법과 신제품을 소개하지만, 기사를 쓰기 위한 단기 체험을 제외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뷰티 케어를 할 시간적·심리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올해로 에디터 경력 13년 차. 그중 10년을 뷰티 에디터로 살았지만, 운동다운 운동을 해본 건 지금 하고 있는 ‘필라테스’가 세 번째다. 최초의 운동은 8년 전 내 발로 직접 찾아간 집 근처 웨이트 트레이닝 센터에서다. 잦은 야근과 야식 섭취, 운동 부족으로 인해 힘을 주어도 더는 들어가지 않는 뱃살과 근육 단련이 목적이었고, 운 좋게도(?) 엄격하고 실력 좋은 트레이너 덕분에 한 달 만에 배가 쏙 들어가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잡지 마감과 상관없이 진행되는 혹독한 훈련을 버티지 못하고 두 달 만에 포기. 두 번째 운동은 나이 갓 서른을 넘긴 어느 날이었다. 그룹 엑서사이즈 요가 클래스에서 6개월간 수업을 받았는데, 한 달에 4~5번, 그것도 비정기적인 운동이 효과가 있을 리 만무했다. 유연성이 조금 늘었고 근육 제로라는 몸 상태를 제대로 확인했다고나 할까? 그리고 드디어 지난여름, 지인의 소개로 일대일 맞춤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어느덧 30대 후반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적은 마른 비만인 몸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1차적인 목적은 건강이었지만 필라테스의 또 다른 효과인 몸매 교정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부담스럽지 않은 요금과 자유로운 시간 지정, 프라이빗한 공간, 생활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에서 여러 매체의 편집장과 에디터들이 이용하는 S 필라테스에서의 수업 첫날. 체질량을 체크하는 인바디 검사에 앞서, 나를 거울 앞에 세운 트레이너는 마치 점술가처럼 내 몸의 좋지 않은 부위를 지적했다. 접질린 적이 있는 오른쪽 발목과 상하좌우로 틀어진 골반, 굽은 어깨와 거북목까지. 평소 어느 쪽 다리를 잘 꼬는지, 짝다리를 짚을 때 어느 다리로 지지하는지, 턱은 어느 팔로 받치는지까지. 스스로 종합병원이 된 것 같은 꿀꿀한 기분도 잠시, 상담이 이어질수록 이번만큼은 제대로 해서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갖고 싶다는 의욕이 불타올랐다. (여기에 최근 이직한 직장은 야근과 마감 스트레스가 적다는 점이 이런 내 의지에 힘을 보탰다.) “이렇게 균형이 깨진 몸매를 바로잡기 위해 가장 먼저 강화해야 하는 부위는 발목이에요.” 몸 전체를 받치고 있는 발목이 튼튼해야 골반과 허리, 어깨, 목도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일주일에 2~3번씩, 30분 PT, 30분 유산소 운동을 추천받았고, 한 달이 넘어갈 무렵부터 발목에 힘이 들어가면서 걷거나 앉을 때, 서 있을 때 자세가 좋아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체 강화 운동을 중심으로 하되, 복부와 옆구리 운동을 섞어가며 진행한 결과, 석 달째부터는 종아리와 허벅지에 근육이 붙으면서 다리와 엉덩이 모양이 서서히 달라졌고 복부에도 힘이 많이 생겼다. 그사이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찾아온 어깨결림(담)에 대처하는 법을 배웠고, 앞으로 내 몸의 어느 부위를 어떻게 강화해야 건강하고 예쁜 몸을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됐다. 흠뻑 땀을 흘린 후 느껴지는 상쾌함, 노곤한 피로와 함께 찾아오는 숙면, 은근한 근육통은 이젠 아픔보다 보람으로 느껴진다. 역시 운동은 정확한 동작을, 땀을 충분히 흘릴 정도의 강도로, 꾸준히 하는 것이 최고! 이런 점에서 30분의 고강도 근육 운동을 통해 건강과 미용,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고 싶은 여성(또는 남성)들에게 일대일 필라테스를 추천하고 싶다. 노력으로 흘린 땀은 스스로를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_콘텐트 크리에이터 장수영

근력은 기본, 색다른 성취감을 안겨주는 클라이밍 먼 세상 이야기였다. 인간이 직립보행한 이래 오름짓은 본능에 가깝다지만, 암벽의 아찔한 경사를 쳐다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취재를 하다가 처음 접한 레저로서의 ‘클라이밍’은 그랬다. 범접할 수 없는 ‘근육맨'의 세계, 혹은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의 익스트림 취향. 그렇게 멀게 느끼던 클라이밍을 배우겠다고 나선 건 체력 저하 때문이었다. 때마침 복강경 수술을 받으며 생긴 근육 상실이 내면까지 우울하게 만들었다. 취재 당시 인터뷰이던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이재용 감독의 적극적 추천이 있었고, 용기를 얻어 두 달 기간의 안전교육반을 등록했다. 그리고 1년 반이 지난 현재 매주 3회 실내 암장을 찾을 만큼 ‘클라이밍 전도사’가 되었다. 실내에서 즐기는 스포츠 클라이밍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별도의 등반 장비 없이 바위 덩어리를 오르는 볼더링(bouldering)과 하네스(안전벨트)를 착용한 채 벽면에 박힌 중간 확보물에 로프를 걸며 올라가는 방식의 리드 클라이밍(Lead Climbing). 볼더링은 암벽화와 충격 흡수를 돕는 매트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우리가 클라이밍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하면, 볼더링을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볼더링으로 클라이밍을 이해하고 기본 자세를 익힌 다음, 높이 12m 이상의 암벽을 오르는 리드 클라이밍으로 ‘레벨업’하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다. 마치 날개라도 펼쳐질 것 같은 클라이머의 성난 어깨를 보면, 대체로 상체 근육을 이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클라이밍은 전신 운동이다. 팔을 쭉쭉 뻗어 암벽에 직접 매달리면서 삼각근이나 승모근, 대능형근 등 평소 움직이지 않는 근육이 자연스럽게 발달하고, 동시에 발로 밀고 버티고 일어나는 가운데 허벅지와 종아리에까지 골고루 힘이 들어간다. 클라이밍을 하다 보면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몸을 비틀거나 다리를 늘려야 하는 순간이 오는데, 그럴 때 몸이 유연하면 무척 유리하다. 암벽 여제라 불리는 김자인 선수의 동작을 ‘발레리나의 몸짓’에 비유하는 이유다. 벽에서 스트레칭하듯 몸을 쭉쭉 뻗으며 암벽을 오르는 클라이머를 보면, 현대무용가의 우아한 춤 한 판을 보는 것 같다. 클라이밍을 하면서 받은 많은 질문이 ‘그거 하면 살 빠져?’다. 실제로 클라이밍을 하면서 약 3kg이 빠졌는데, 지방은 줄고 근육량이 늘면서 살이 단단해지고 체력이 좋아졌다. 상체 근육이 약해 상대적으로 하체 근육을 많이 쓰는 편인데, 궁둥이 근육인 둔근과 허벅지 사두근이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다. 또 몸의 삼지점을 이용해 균형을 만들며 오르는 운동이기 때문에 코어 근육 훈련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단 시간의 속성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면 클라이밍은 적합하지 않은 운동일 수 있다. 그런데 클라이밍을 하면 몸을 가볍게 유지하고 근력을 키우고 싶어 자발적으로 스스로를 관리하게 된다. 멋지지 않나? 또 여러 사람과 함께하는 ‘소셜 스포츠’라는 점은 클라이밍의 가장 큰 매력이다. 볼더링은 한두 달의 기초 교육만 받으면 쉽게 즐길 수 있고, 리드 클라이밍은 서너 달 과정의 안전 교육이 필요하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6개월 이상이면 여러 클라이머와 어울려 자연 바위에 오르거나, 기초 등반 여행을 떠날 정도의 수준이 된다. 나는 현재 수유에 있는 노스페이스 클라이밍 센터 다이노월에서 매주 3회 2시간 이상씩 운동을 하고 있다. 여전히 실력은 초보이지만, 여러 사람과 과제를 풀고 응원하고 격려하며 개인적 의미의 성취감을 많인 느낀다. 부상 없이 할머니가 될 때까지 클라이밍하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다. 평생 즐길 수 있으면서 꾸준히 다이어트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다면 클라이밍이 제격이다. 클라이밍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뒤태가 생생한 탄력 있는 몸매로 바뀐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함께 운동을 즐기는 건강한 클라이머들과의 우정은 덤이다. _프리랜스 피처 에디터 신진주